천로역정, 그리스도를 본받아

차례
I. 천로 역정

제1장
낙심의수렁(The Slough of Despond)

천로역정(天路歷程) 이야기의 시작
 
 나는 황량하고 거친 세상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늑한 굴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나는 그곳으로 들어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 자는 동안 꿈을 꾸었습니다.

멸망의 소식을 접한 '크리스챤'의 고뇌
 
 한 사나이의 모습이 꿈 속에서 보였습니다. 그는 손에 한 권의 책을 들고 등에는 무거운 짐을 진 초라한 사나이였습니다. 그는 마치 집을 떠나온 나그네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극심한 두려움에 몸서리를 쳤습니다. 마침내 그는 하늘을 우러러 신음하며 낮게 절규하기 시작했습니다.
 
 "야! 이제 난 어떻게 해야 하나?"
 
 그의 이름은 '크리스챤'이었습니다. 그는 그가 보고 있던 책에서 자기가 살고 있는 '멸망의 도시'가 언젠가 하늘로부터 내려온 불에 의해 파괴될 것이라는 엄청난 사실을 읽어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는 또한 그 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아내와 네 명의 자녀들 모두 이 불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멸망의 소식을 들은 가족의 반응
 
 곧바로 '크리스챤'은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자녀들에게 그 무서운 사실을 알려 주었습니다. 가족들은 몹시 놀랐지만 도무지 얼토당토한 이야기로 들렸기에 수긍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를 미친 사람처럼 취급했습니다. 그리고 한숨 자고 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한 가족들은 '크리스챤'을 잠자리에 들게 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챤'은 잠자리에 들어서도 수많은 번민으로 인해 괴로워했습니다. 그는 계속되는 한숨과 눈물이 범벅이 되어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그의 상태를 염려하는 가족들에게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안 좋아졌어. 어제보다 더 안 좋아졌단 말야." 그리고는 어제 말했던 그 이야기를 또다시 되풀이 하였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의 말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빈정거리는 말투로 그를 대했으며 엄하게 나무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가족들은 그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방황하는 '크리스챤'
 
 가족들의 이러한 태도에 실망한 '크리스챤'은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홀로 벌판을 이리저리 거닐었습니다. 그는 무거운 짐을 계속 진 채 어제 읽었던 그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그에게 닥친 재난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도망이라도 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마음만 조급할 뿐 어찌할 바를 몰랐기에 선뜻 갈 길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전도자'와의 첫 만남
 
 그때 '크리스챤'은 맞은편 쪽에서 걸어오고 있는 어떤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는 '전도자'였습니다.
 
 "'저, 이것 보세요. 제가 보기에 당신은 참으로 슬퍼 보이는데 무슨 이유 때문에 그러시나요?"
 
 '전도자'가 '크리스챤'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장차 무서운 심판이 있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어제서야 알았어요. 바로 이 책에서 말입니다. 이 책에 쓰여 있는 대로 어서 피해야해요. 그런데 제 등에 매달려 있는 이 무거운 짐 덩어리 때문에 정말 걱정이에요. 전 이 짐을 없애 버렸으면 좋겠어요. 아마 이 짐이 저를 죽음보다도 더 무서운 곳으로 끌고 갈 거예요."
 
 다시 '전도자'가 물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곳에서 머뭇거리고 있나요?"
 
 "어느 방향으로 가야 제게 닥칠 멸망을 피할 수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에요."

'좁은 문'을 제시하는 '전도자'
 
 그러자 '전도자'는 한 손으로 꽤 멀리 보이는 넓은 벌판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쪽에 있는 좁은 문이 보입니까?"
 
 "어디요? 아니, 보이지 않는데요."
 
 "그럼 저 찬란한 빛은 보이나요?"
 
 '크리스챤'이 대답했습니다. "예, 보이는군요. 아주 밝은 빛이 보여요."
 
 '전도자'가 다시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저 빛이 보이는 쪽으로 계속 걸어가세요. 그 빛에 가까이 가면 작은 문이 보일 겁니다. 그 문을 두드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 줄 거예요."

순례의 여정(旅程)을 만류하는 가족
 
 이 말을 듣자마자 '크리스챤'이 힘차게 뛰어가는 것을 나는 꿈 속에서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다지 멀리 가지 못했을 때 그는 아내와 자녀들이 집으로 돌아오라고 애타게 부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의 간절한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크리스챤'은 '전도자'가 안내해 준 길을 향해 더욱 열심히 뛰어갔습니다.

순례의 길을 방해하는 이웃들
 
 정신없이 달려가는 '크리스챤'의 모습을 이웃 사람들이 목격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들로부터 조소를 당하기도 했으며,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돌아오라고 타이르는 이웃도 있었습니다. '완고'와 '유약'이라는 두 이웃은 그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강제로라도 데려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들 두 사람과 '크리스챤'과의 거리는 꽤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크리스챤'을 계속 쫓아갔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크리스챤'을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의 권고를 외면하는 '완고'
 
 '크리스챤'이 뒤를 돌아보며 물었습니다. "아니, 무슨 일로 이렇게 황급히 저를 쫓아 오셨어요?"
 
 "당신을 잘 타일러 집으로 데려가려고 쫓아 왔어요."
 
 그러나 '크리스챤'은 "아니, 나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당신들은 '멸망의 도시'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그곳은 곧 멸망하게 되요. 그러니 그곳을 벗어나고 싶거든 나와 함께 가도록 합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완고'가 이를 반박하며 나섰습니다. "뭐라구요? 우리의 안락한 생활을 팽개쳐 버리고 당신과 함께 가자구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구요."
 
 "제 말을 잘 들어 보세요.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것들은 제가 찾는 영원한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어요. 지금 제가 향하는 그곳에서는 우리 모두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자, 이 책을 한번 보세요."
 
 그러나 '완고'는 '크리스챤'의 간절한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저리 치워요. 나는 그따위 책에는 관심이 없어요. 우리와 함께 가겠소, 안 가겠소? 그것만 얘기해요."
 
 '크리스챤'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완고'에게 말했습니다.
 
 "싫어요. 난 내 갈 길을 가겠소."

순례의 길을 결심한 '유약'
 
 두 사람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유약'은 '크리스챤'의 말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을 무조건 부정할 순 없어요. 전혀 엉뚱한 말 같지는 않아요. 난 '크리스챤'의 말을 믿어 볼까 해요." '유약'은 '크리스챤'을 따라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니, 당신도 어떻게 된 거 아니오? 알아서들 하시오. 나는 집으로 돌아갈테요. 당신들처럼 분별없고 정신나간 사람들하고는 상대하고 싶지도 않소." '완고'는 이렇게 쏘아 붙이고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가 버렸습니다.

천국에 대한 두 순례자의 대화
 
 이렇게 해서 '완고'가 떠난 뒤에 '크리스챤'과 '유약'은 서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넓디 넓은 벌판을 함께 걸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자, '크리스챤' 씨, 지금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또 그곳에서는 무엇을 얻게 되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 봐요."
 
 그러자 '크리스챤이 신이 나서 말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가질 수 있어요. 또한 영광스러운 면류관을 쓸 수 있고 찬란하게 빛나는 옷을 입게 될 거예요."
 
 "생각만 해도 참으로 즐거운 일이네요. 또 다른 것은 없나요?"
 
 "그곳은 우리가 살던 도시와는 전혀 다른 곳이랍니다. 지금까지는 늘 슬픔 속에서 지냈지만 이제 그곳에 가면 더 이상 슬퍼할 필요가 없어요.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가 흘린 눈물을 모두 닦아 주시거든요."
 
 이에 '유약'도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듣기만 해도 정말 마음이 흐뭇해지네요. 매우 유쾌합니다. 나의 다정한 친구여, 우리 좀 더 속력을 내서 걸어요. 그곳에 빨리 도착하고 싶어요!"
 
 그러자 '크리스챤'이 가쁜 숨을 내쉬며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난 내 등에 짊어진 이 무거운 짐 때문에 당신처럼 빨리 걸을 수가 없어요."

'낙심의 수렁'에 빠진 두 순례자
 
 그리고 나는 그들이 이야기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벌판 한 가운데에 있는 수렁에 다가가는 것도 모른 채 그쪽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을 꿈 속에서 보았습니다. 그들은 그 수렁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만 두 사람 모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 수렁은 바로 '낙심의 수렁'으로 이곳을 지나갔던 많은 사람들이 빠졌던 곳이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허우적거리다 온 몸이 진흙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크리스챤'은 등에 진 무거운 짐으로 인해 점점 더 깊숙이 빠져들어가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유약'이 '크리스챤'에게 소리쳤습니다.
 
 "'크리스챤' 씨, 도대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 거요?"
 
 "아, 나도 모르겠어요."

'유약'의 불평과 포기
 
 순간 '유약'은 '크리스챤'의 말에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는 노한 목소리로 다그쳐 물었습니다.
 
 "아니, 당신이 이제껏 나에게 말한 행복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인가요? 얼마 떠나지도 않아 이렇게 어려움을 당했으니, 그렇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어려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단 말이오?"
 
 '유약'은 간신히 그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짐이 없었기 때문에 '크리스챤'보다 쉽게 나올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유약'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자기 집으로 달려가 버렸습니다.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크리스챤'
 
 '유약'이 떠난 뒤 수렁 속에 혼자 남게 된 '크리스챤'은 좁은 문이 있는 목적지를 향해 기어 오르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드디어 그 주변까지 다다르긴 했지만 등에 진 그의 짐 때문에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크리스챤' 앞에 나타난 '도움'
 
 바로 그 때 '도움'이라 불리우는 사람이 '크리스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을 보더니 그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찌하여 그곳에 빠졌나요?"
 
 "'전도자'라는 분이 이 길로 가라고 가르쳐 주었어요. 그런데 걸어가다 그만 이런 지경이 되었답니다."
 
 "아니, 왜 징검다리를 못보았소?"
 
 '크리스챤'이 이에 대답했습니다. "그만 두려움에 사로잡혀 보지를 못했어요."

'도움'의 원조
 
 "자. 이리 손을 내밀어 봐요." '도움'은 즉시 그를 수렁에서 끌어 올리더니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곳은 바로 낙심의 수렁이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자주 빠졌지요. 바로 당신처럼 두려움에 떨었기 때문이라오. 이곳에는 두려움이나 공포, 의심이나 낙심 따위가 가득 고여 있소. 그러므로 수렁이 이러한 진흙들로 잔뜩 고여 있을 때에는 징검다리를 찾기가 힘들답니다."

'세상 지식인'과의 만남
 
 이렇게 해서 '크리스챤'은 '도움' 덕택에 자신의 길을 다시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혼자 쓸쓸히 걸어가고 있는데 벌판 저편에서 어떤 사람이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는 '크리스챤'이 살고 있는 옆 동네. '책략'이라는 큰 도시에 살고 있는 '세상 지식인'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크리스챤'과 마주치자 그를 알아보는 듯했습니다. 왜냐하면 '크리스챤'이 '멸망의 도시'를 버리고 어디론가 떠나 버렸다는 소식이 다른 이웃 마을뿐 아니라 그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도 숱한 화제를 뿌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잠깐만요,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걸어 가시나요?"
 
 '세상 지식인'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며 물어 보았습니다.
 
 "바로 저쪽에 있는 좁은 문으로 가기 위해서랍니다."
 
 그러자 '세상 지식인'은 다시 '크리스챤'에게 물었습니다. "부인과 자녀들은 없나요? 왜 혼자 걸어가시오?"
 
 "아주 사랑스러운 아내와 자녀들이 있지요. 그러나 제 등에 매달린 이 무거운 짐 때문에 그들과 함께 있을 수 없었어요. 그들과 즐거움을 나누다가는 더 많은 고통을 당하게 될 것 같아서 이 길을 걷게 되었답니다."라고 '크리스챤'이 대답했습니다.
 
 "누가 당신에게 이 험난한 길을 안내해 주었나요?"
 
 "참 진실해 보이는 '전도자'라는 분이었어요."

'세상 지식인'의 달콤한 유혹
 
 '크리스챤'의 대답에 '세상 지식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매우 위험한 사람인 것 같군요. 지금 당신이 가는 길보다 더 험난한 길은 없을 거예요. 당신은 이미 '낙심의 수렁'에서 고생하지 않았습니까? 자, 이제 내 말을 들어 봐요. 나는 당신보다 더 많은 일들을 겪었고 인생 경험도 아주 풍부하다오. 당신이 이 길을 따라 가다보면 앞으로 고생은 말 할 것도 없고, 사자와 용과 암흑 따위의 무서운 것들을 만나게 될 거예요. 아니 결국은 죽을지도 몰라요. 그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증명된 사실이에요. 어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말에 솔깃해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지푸라기처럼 버린단 말이오. 내 말이 틀림없이 맞을 것이오."

끈질기게 유혹하는 '세상 지식인'
 
 잠시 숨을 돌린 후 '세상 지식인'은 다시 '크리스챤'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자, '크리스챤'씨 다시 내 말에 귀를 기울여 봐요. 그곳은 정말 위험한 곳이란 말이오. 그 짐이 문제라면 내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르쳐 주면 되지 않소. 여기서 가까운 마을에 '적법'이라는 분이 살고 있어요. 사리를 잘 판단하는 인자하신 분이지요. 그는 당신처럼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의 고통을 벗게 해 주는 기묘한 재주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짐 때문에 제 정신이 아닌 사람도 잘 고친답니다. 아마 당신도 그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 집은 이곳에서 일 마일도 채 되지 않는 곳에 있으니 한번 가 보는게 어떻겠소? 혹 그분이 집에 안 계시더라도 그분의 아들 '정중'을 만나 보도록 하시오. 그도 당신을 도와줄 것이오. 그리고 만일 당신의 아내와 자녀들을 이 마을로 데리고 오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그곳은 마침 비어있는 집이 있어서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을뿐더러 값싸고 맛있는 음식들을 쉽게 살수가 있어요."

유혹에 현옥되는 '크리스챤'
 
 '크리스챤'은 순간 '세상 지신인'의 말이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험난한 여행을 포기하고 그의 말에 따르기로 결심하고는 그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세상 지식인'씨, 그분의 집으로 갈려면 어느 쪽 길로 가야 하나요?"
 
 이에 '세상 지식인'은 아주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선 저기 보이는 저 언덕을 넘으세요. 그러면 마을이 나타나는데 그 중 첫 번째 집이 '적법' 씨의 집입니다."

위험에 봉착한 '크리스챤'
 
 그래서 '크리스챤'은 가던 길을 되돌려 '적법'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언덕 주변에 다다랐을 때였습니다. 실로 엄청난 광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상 지식인'이 말한 언덕은 마치 산처럼 매우 높고 가파라서 넘기도 전에 겁부터 났고, 금방이라도 우뚝 솟아 있는 산이 그의 앞으로 무너질 것만 같았습니다. '크리스챤'은 점점 실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곳에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크리스챤'을 더욱 힘들게 만든 것은 그의 짐이었습니다. 또 그 불에 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땀을 뻘뻘 흘리며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제서야 '크리스챤'은 '세상 지식인'의 말에 따른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 지식인'은 '크리스챤'을 그릇된 길로 인도한 것이었습니다.

'전도자'와의 재회
 
 바로 그 때 '전도자'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크리스챤'을 꾸짖으려는 듯한 엄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은 자신의 어리석음에 부끄러워 어쩔줄을 몰랐습니다.
 
 '전도자'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멸망의 도시'에서 울고 있었던 '크리스챤'씨가 아닙니까?"
 
 '크리스챤'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습니다.
 
 "예, 맞습니다."
 
 "아니, 그런데 벌써 내가 가르쳐준 길을 포기했단 말이요? 나는 분명히 당신에게 좁은 문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 주었는데 왜 이런 곳에서 서성거리고 있는거요? 이렇게 빨리 그 길을 포기했단 말이요?"
 
 "저는 '낙심의 수렁'을 겨우 빠져나온 후에 어떤 사람을 만났습니다. 나의 짐을 벗겨 줄 수 있는 사람이 이 언덕 너머에 있다는 그의 말에 솔깃했지요. 저는 어서 빨리 이 짐을 던져 버리고 싶었어요. 그는 또한 당신이 가르쳐 주신 길보다 더 좋은 길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 길로 와 보니 이런 무서운 광경이 있지 뭡니까!"

'전도자'의 조언(助言)
 
 가만히 그의 말을 듣고 있던 '전도자'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챤'은 떨면서 그의 말을 들었습니다.
 
 "'크리스챤'씨, 당신은 '세상 지식인'이나 '적법', '정중'같은 자들의 말을 믿어서는 결코 안돼요. 그들의 말은 모두 하나님의 말씀과 반대되는 것입니다. 그들에겐 당신의 짐을 벗겨 줄만한 능력이 없어요. 그들은 모두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거짓으로 가득찬 자들이오."

좁은문으로의 재출발
 
 '전도자'의 꾸짖음을 듣고 난 '크리스챤'은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고 그 동안의 일을 후회했습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전에 갔던 길로 서둘러 되돌아갔습니다.
 
 '크리스챤'은 '세상 지식인'의 유혹에 넘어간 그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는 결코 안전치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길을 가는 중에 그 누가 말을 걸어와도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마치 금지구역을 걷고 있는 사람처럼 안절부절 못하며 걸어갔습니다. '크리스챤'은 과연 자기가 '전도자'가 인도해 준 좁은 문에 이를 수 있을지 불안해 했습니다.
 
 그의 책에서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고 쓰여진 구절을 읽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2장
해설자의 집(The Interpreter's House)

'무지', '게으름', '거만'과의 만남
 
 한참 후 나는 '크리스챤'이 강가 근처의 들판을 걷고 있는 것을 꿈속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 옆에는 세 남자, '무지'와 '게으름'과 '거만'이 단잠을 자고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들 세 사람의 발에는 모두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들을 보고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이 거친 벌판에서 쇠사슬을 단 채 자는 것은 거친 파도를 만나 침몰될 위험이 있는 돛단배 위에서 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여겼습니다. '크리스챤'은 그들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삶에 무관심한 세 방관자
 
 "이것 보세요. 어서 일어나세요! 당신들은 매우 위험한 잠을 자고 있어요. 제가 이 쇠사슬을 풀어 보도록 할테니 어서 일어나요." 그러자 그들 세 사람은 '크리스챤'을 한번 힐끔 보더니 귀찮다는 듯이 각자 한마디씩 했습니다.
 
 "위험하다니요! 천만에요!" '무지'가 말했습니다. "아, 난 더 자야겠소." '게으름'이 그의 말을 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거만'이 말했습니다. "대체 당신이 누구길래 남의 일에 참견하는거요?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치 않소. 인간은 다 제 힘으로 살아가게 마련인 것이오."이렇게 말하고는 그들 세 사람 모두는 또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크리스챤'은 자신의 길을 향해 계속 걸어갔습니다. 그는 위험에 빠진 그들을 도와주려고 한 자신의 친절을 오히려 귀찮게 여겼던 그들 때문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좁은 문 앞에서의 '악마'의 시험
 
 그 후로도 '크리스챤'은 한참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떤 문이 보였습니다. 마침내 좁은 문에 다다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문이 굳게 닫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때 갑자기 화살이 그의 곁을 휙 스쳐 지나가 나무로 만들어진 대문에 꽂혔습니다. 그는 재빨리 자신의 주위를 조심스레 살펴보았습니다. 좁은 문의 반대편을 바라보니 견고해 보이는 성이 칠흑같은 어둠속에 우뚝 서 있었으며, 그 주변에 있는 험악한 모양의 물체들도 보였습니다.
 
 '크리스챤'은 얼른 좁은 문에 쓰여져 있는 글귀를 바라보았습니다.
 
 "두드리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다"(마 7:7)
 
 그는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힘껏 문을 두드리는데 두 번째 화살이 또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문지기 '선의'와의 만남
 
 "누가 왔소?" 문 안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크리스챤'은 즉시 대답했습니다. "나는 '멸망의 도시'에서 이곳을 찾아 온 나그네입니다. 지금 저는 등에 짊어진 짐으로 매우 고통스러워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좁은 문을 찾아 왔습니다."
그러자 문지기인 듯한 사람이 좁은 문을 열어 '크리스챤'을 맞아 들였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선의'였습니다.

악마의 정체를 말해주는 '선의'
 
 "이 화살들은 어디서 날아온거죠?" '크리스챤'은 이상히 여기며 물어 보았습니다.
 
 "바알세불이라는 악마의 성에서 날아온 것들이오. 그곳에 있는 사악한 자들은 좁은 문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들을 시기하여 늘 화살을 쏘지요. 당신은 참 재수가 좋은 사람이구려. 그들의 화살을 피해 살아서 여기까지 들어왔으니."
 
 그러자 '크리스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이곳에 들어와 기쁘기도 하지만 그 화살을 생각하면 아직도 온 몸이 떨리는군요."

여정의 일들을 설명하는 '크리스챤'
 
 "이곳에는 당신 혼자 오셨나요?" '선의'가 묻자 '크리스챤'이 대답했습니다. "저의 가족들과 이웃들에게 앞으로 임할 멸망과 죽음에 대해 누누이 말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어요. 그들은 세상의 안락에 푹 빠져 있거든요."
 
 "그럼 당신을 따라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단 말이요?" '선의'가 물었습니다.
 
 "있었어요. '유약'이라는 사람이었어요. 함께 길을 가다 '낙심의 수렁'에 빠졌었는데 그때 그만 포기하고 돌아갔지요."
 
 "딱한 친구 같으니라구! 그런 고통하나 참지 못했단 말이요?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렸다면 당신과 함께 이곳에 있지 않았겠쇼?" '선의'가 안타까운 듯이 말했습니다.
 
 "사실 '유약'과 마찬가지로 저도 '세상 지식인'의 유혹에 빠져 이곳에 못 올 뻔했어요. 갈 길이 암담하여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전도자'를 다시 만나게 되었지요. 그를 만나지 못했었다면...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저는 등에 짊어진 이 짐 때문에 늘 괴로웠습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선의'의 조언(助言)
 
 나는 '크리스챤'이 등에 있는 짊을 내려 줄 수 있는지 '선의'에게 다시 물어보는 것을 꿈 속에서 보았습니다.
 
 "그것은 제 권한 밖의 일이에요. 아마 어느 누구도 그 짐을 벗겨 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니 이 곧고 좁은 길을 따라가 보세요. 구원의 장소에 이르러서야 당신은 짐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오."

'해설자'의 집에 도착
 
 그래서 '크리스챤'은 다시 만반의 준비를 한 다음 그곳을 떠났습니다. "아, 이번에는 또 얼마만큼이나 더 가야 하나!"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지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계속 걷다 보니 '선의'가 알려준 '해설자'의 집이 보였습니다. 그 집을 보니 그의 말대로 분명 자신의 소망을 이룰 것 같았습니다. 결코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웅장하고 신비스러운 집이었습니다. '크리스챤'이 문을 두드리자 주인인 듯한 사람이 나왔습니다.
 
 "저는 시온 성에 가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이 곳에 저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다기에 이렇게 왔습니다." '크리스챤'이 자신의 뜻을 전했습니다.
 
 "안으로 들어오시오."라며 '해설자'가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해설자'의 설명
 
 곧이어 '해설자'는 '크리스챤'을 먼지투성이인 거실로 안내했습니다. 조금 있으니까 어떤 하인이 나와 그곳의 먼지를 털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렇게 먼지가 많은지 '크리스챤'은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을뿐더러 몸을 가눌 수조차도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본 '해설자'는 "물을 뿌린 다음 청소하시오."라고 하인에게 명령했습니다.
 
 그렇게 하자 청소하기가 훨씬 수월해졌고 하인은 신이 나서 쓸고 닦고 했습니다.
 
 이때 '해설자'가 말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소? 이제 내 말을 주의하여 들으시오. 먼지는 바로 인간의 죄를 말하는 것이오. 즉 이 거실은 더러워진 인간의 영혼을 보여 주는 것이죠. 하지만 하나님의 은총이 임하면 인간의 영혼도 이렇게 쉽게 깨끗해질 수 있답니다."

쇠창살에 갇힌 사나이의 비참한 모습
 
 다시 꿈 속에서 '해설자'가 '크리스챤'을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방으로 안내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곳에서 '크리스챤'은 쇠창살에 갇혀 있는 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는 두 손을 움키어 쥔 채 어설프게 쪼그리고 앉아 땅바닥만 보고 있었으며 괴로운 듯이 한숨을 내쉬곤 했습니다. 참으로 처량한 모습이었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런 곳에 있나요? 하도 이상하여 '크리스챤'이 물었습니다. 그러나 해설자는 "당신이 직접 물어 보시오." 라고만 답변할 뿐이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당신은 왜 이런 처지에 놓여 있나요?"
 
 "나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믿음이 좋은 신자였고 나 또한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자신했었지요."
 
 "그런데, 왜 이렇게.......?"
 
 "세상적인 안락이나 기쁨 따위에 잠시 한눈이 팔렸었어요. 그 결과 당신이 지금 보고 있는 이런 모습이 되었답니다. 이제는 내가 추구했던 것들이 헛된 것임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나를 꺼내 줄 수 있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답니다." 그가 여기까지 이야기하자 '해설자'가 '크리스챤'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자, 당신이 본 일을 잊지 마시오." 그리고는 아까 들어왔던 비슷한 모양의 문으로 '크리스챤'을 이끌고 갔습니다.

다시 용기를 얻은 '크리스챤'
 
 그 문 옆에는 어떤 사람이 책상에 앉아 있었고 그 책상 위에는 책 한 권과 잉크병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것들은 문을 통과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이 아주 단단히 무장을 한 채 그 문을 지키고 서 있었는데, 그들의 표정은 매우 무섭고 근엄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겁에 질린 나머지 그 문에 들어가려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다만 그 자리에서 웅성거리며 서성일 뿐이었습니다. 그때 그들 무리중에서 용감하게 보이는 어떤 사람이 그 문 곁으로 갔습니다.
 
 "내가 들어갈테니 이름을 적어 주시오."라고 말하고서는 칼을 빼어 들더니 문 쪽으로 거침없이 나아갔습니다. 그러자 문을 지키는 사람들이 그를 필사적으로 방해했습니다. 그럴수록 그는 더욱 안간힘을 썼습니다. 결국 그는 상처투성이가 되어 겨우 그 문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아, 이제야 깨달았어. 이 세상의 어떠한 방법도 결코 나를 지켜 주지 못해. 오직 참된 용기만이 나를 구할 수 있어.'
 
 '크리스챤'은 용감한 사람의 모습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용기를 얻은 그는 서둘러 길을 갔습니다.

무거운 짐에서 해방된 순례자
 
 나는 꿈을 꾸면서 왜 유독 '크리스챤'의 등에만 무거운 짐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멸망의 도시'에 있을 때 '크리스챤'은 그다지 자신의 짐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는 마치 필사적으로 싸우는 싸움터의 전사마냥 자신의 짐을 벗어 던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나는 또 꿈 속에서 '크리스챤'이 벽이 양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길을 따라 무거운 짐을 진 채 헉헉거리며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벽은 '구원'이라는 이름의 벽이었습니다.
 
 그는 그 길을 달려가다가 언덕 밑에서 한 열린 무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갔더니 언덕 위에 십자가가 꽂혀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 자리에 섰습니다. 그는 십자가의 그림자를 밟았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토록 그를 괴롭혀 왔던 무거운 짐이 벗겨졌습니다. 언덕 아래로 떼굴떼굴 굴러간 짐은 열린 무덤 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크리스챤'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저 십자가를 바라보았을 뿐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데 무거운 짐에서 해방된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눈 앞에서 벌어진 광경을 직접 목격했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놀라운 나머지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크리스챤'의 등에는 무거운 짐보따리가 없었습니다. 비로소 그는 그토록 소망했던 죄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세 천사들의 인도
 
 그 때 천사처럼 보이는 세 사람이 어디선가 나타났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이제 죄에서 해방되었도다."
 
 다른 한 사람은 그에게 헌 누더기대신 눈부시게 아름다운 새 옷을 입혀 주었고, 또 다른 사람은 두루마리를 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것을 잘 간수하시오. 이 두루마리가 없으면 천국문에 들어갈 수가 없소."
 
 '크리스챤'은 앞으로도 몇 배나 더 많은 고통이나 위험 따위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짐작하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즐거웠습니다.
 
 '크리스챤'은 마음이 흐뭇하고 기쁜 나머지 팔짝거리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참된 용기를 가진 자는 그를 인도하는 자를 보겠네. 이곳에 온 자는 그 모든 죄에서 해방되지요. 가벼운 마음으로 기뻐 뒤겠네. 순례자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한 결심을 약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네."

제3장
고난의 언덕(The Hill Difficulty)

'형식주의', '위선'과의 만남
 
 '크리스챤'은 이제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왼쪽에서 어떤 두 사람이 담을 넘어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형식주의'와 '위선'이었습니다.
두 사람에게 충고하는 '크리스챤'
 
 '크리스챤'이 궁금하여 물었습니다. "이것 보세요. 당신들은 어디에서 온 사람들입니까?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죠?"
 
 "'허영'이라는 곳에서 왔어요. 그리고 지금 천국이라는 곳에 가는 길이오."
 
 근데 왜 도둑같이 담을 넘어서 들어 왔나요? 좁은 문이 있지 않소?"
 
 '크리스챤'이 이렇게 추궁하자 그들은
 
 "우리가 좁은 문을 이용했더라면 아직도 이곳에 오지 못했을 것이오. 우리 마을 사람들은 이러한 지름길을 좋아하지요. 오랫동안 내려온 관습이라오. 약간의 규칙을 어기는 것이긴 하지만 크게 잘못된 일은 없지 않소?"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크리스챤'은 그들을 타일렀습니다.
 
 "나는 주의 말씀에 따라 엄연히 허락을 받고 들어왔지만 당신들은 제멋대로 들어온거란 말이오."
 
 그러자 그들은 겸연쩍어 씩 웃고는 그저 잠자코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천국으로 향하는 길에 세 사람이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들이 계속 걸어가다가 세 갈래 길에 이르는 것을 꿈속에서 보았습니다. 왼편과 오른편 길은 넓게 트여 있었고 다른 길 하나는 언덕과 곧장 연결되어 있었는데, 아주 좁다란 길이었습니다. 그 길은 '고난'이라 불리웠습니다.
 
 세 사람이 망설이며 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형식주의'는 왼편으로 난 넓은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 길은 무성하고 음침한 숲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 길은 바로 다시 나오지 못할 '위험'이라는 길이었습니다. '위선'은 어떤 길을 택했는지 아십니까? 그는 오른편에 나있는 길을 택했는데 그 길은 늪과 언덕이 도처에 깔려있는 '멸망' 이라는 길이었습니다. 아마 그 길을 걷다 보면 쓰러지고 넘어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좁은 길을 선택한 '크리스챤'
 
 이제 '크리스챤'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는 우선 곁에 있는 샘물을 들이마셔 기운을 차린 다음 두 갈래 길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언덕을 향하여 곧게 뻗어 있는 좁은 길로 발걸음을 기운차게 내딛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크리스챤'은 그 길에서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신나게 올라가더니 마침내는 손과 무릎으로 기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길을 잘못 선택한 것일까요? '크리스챤'은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지쳐 버렸습니다.

정자(亭子)에서의 휴식
 
 그 때 언덕 중간쯤에 아주 아담하게 지은 집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는 그곳으로 달려가 우선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곳은 언덕의 주인이 언덕을 오르느라 지쳐버린 나그네들을 위해 준비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크리스챤'은 잠시 숨을 돌린 다음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전에 받아 두었던 두루마리를 꺼내어 읽었습니다. 또 그때 얻어 입은 예쁘게 장식된 겉옷을 뿌듯해하며 만져 보았습니다. 그러나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이 감싸자 그는 곧 단잠에 빠져 들어갔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 '크리스챤'은 자신의 손에서 두루마리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겁쟁이', '의혹'과의 만남
 
 날이 어둑해질 무렵에서야 눈을 뜬 '크리스챤'은 깜짝 놀라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시간이 많이 지체됨을 알고는 언덕을 향해 열심히 뛰어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그가 있는 쪽으로 급하게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어떤 두 사람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그들은 '겁쟁이'와 '의혹'이었습니다.

두려움에 갈등을 느끼는 '크리스챤'
 
 '크리스챤'이 두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기에 당신들은 언덕을 도로 내려오시나요?"
 
 "우리는 천국으로 가는 자들이라오. 부지런히 올라가려고 했지만 가면 갈수록 힘든 일만 겪었지요. 정말 '고난의 언덕'은 너무나 힘든 곳이에요." '의혹'이 '겁쟁이'의 말을 받아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내려온 것이라오. 그 중 가장 우리를 겁나게 한 일은 두 마리의 사자를 만난 것이었어요. 이놈들이 깨어 있는지 잠자고 있는지 분간하기가 힘들지 뭡니까! 꼭 우리를 잡아먹을 것만 같아 얼른 도망쳐 왔어요."
 
 그들은 여전히 겁에 질린듯한 표정으로 황급히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크리스챤'은 홀로 남게 되었습니다. 내려가는 그들을 보면서 '크리스챤'은 얼떨떨해졌습니다.
 
 "나도 그들처럼 죽게되는 것이 아닐까?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가더라도 죽게될 건 마찬가지고. 아! 이제 난 어떻게 해야하지?"

잃어버린 천국 허가증서
 
 이런 생각에 깊이 잠겨 있던 '크리스챤'은 이제껏 도움을 주었던 그의 두루마리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겉옷 속에 손을 넣어 보았지만 두루마리가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어딘가에 떨어뜨린 것이 확실했습니다. 두루마리는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허가증서나 마찬가지였기에 그것이 없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다시 찾은 천국 허가증서
 
 달리 방도가 없었으므로 '크리스챤'은 가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부주의함을 나무라며 슬피 울며 내려가는데 날이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게다가 음침한 바람과 함께 이상한 소리까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무사히 그 정자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정자에 '크리스챤'이 그렇게 찾았던 두루마리가 있는 게 아닙니까? '크리스챤'은 두루마리를 두 손에 쥔채 안도의 한숨과 함께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리쳤습니다. 그리고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제 난 어떻게 해야하지?'

말씀의 위로를 받음
 
 아직 완전히 날이 저물지 않았기에 '크리스챤'은 두루마리를 꺼내어 읽었습니다.
 
 "더 좋은 나라를 구하라. 곧 하늘나라이니라." 그는 이 말씀에 다시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아름다움'성을 발견
 
 언덕을 한참 올라가다 보니 으리으리한 궁전의 망대가 치솟아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참으로 화려한 성이었는데 그 성의 이름은 '아름다움'이었습니다. '크리스챤'은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아! 저 성에서 하룻밤만 자고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두루마리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벌써 한참 갔을텐데. 괜한 고생을 이렇게 되풀이하다니."

두려움에 떠는 '크리스챤'
 
 밤이 점점 으슥해지자 그는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울음섞인 목소리로 다시 후회하였습니다.
 
 "나태의 잠아! 너 때문에 이렇게 무섭고 캄캄한 길에서 고생을 해야 하는구나!"
 
 그 순간 사자 때문에 되돌아오던 '겁쟁이'와 '의혹'의 겁에 질린 모습도 눈에 보이는 듯했습니다.
 
 "사자들이 먹이를 찾다가 이런 나를 발견한다면 난 어떻게 해야하는구나! 도망이나 칠 수 있을까?"
 
 '크리스챤'이 두려워하며 급히 서두르는 모습이 꿈 속에서 보였습니다. 사자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점차 가까이 들려 왔습니다. '크리스챤'이 좁은 길로 들어서자 약 200m쯤 되는 거리에 있는 문지기의 집이 보였습니다. 집 앞에는 두 마리의 사자가 떡 버티고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은 순간 '아! '의혹'과 '겁쟁이'가 사자를 보고 도망쳤던 곳이 바로 이곳이구나. 이제 나도 그들처럼 도망을 치는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문지기 '주시(注視)'의 도움
 
 이런 생각에 잠겨 있는 그를 보고 문지기 '주시'가 외쳤습니다.
 
 "이봐요. 괜찮아요. 사자들은 묶여 있어요. 그러니 아무 생각말고 빛을 따라 길 가운데로 걸어 들어오세요."
 
 '크리스챤'은 문지기의 말에 용기를 얻어 그가 가르쳐준 대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으르렁거리는 사자들을 보자 또다시 몸이 굳어졌습니다. 사자들은 양쪽 길가에서 으르렁거리며 그를 잡아 먹으려고 아우성이었고, 그를 낚아채기 위해 발톱을 세우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챤'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용감하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집 앞에 이르렀습니다.

늦게 된 경위를 설명하는 '크리스챤'
 
 "죄송합니다만 하룻밤 신세를 좀 질 수 있을까요?"
 
 문지기를 보자마자 '크리스챤'이 얼른 물었습니다.
 
 "글쎄요. 어쩔지 모르겠군요. 사정에 따라 다르거든요. 그런데 당신은 누구요? 왜 이곳에 오게 됐소?"
 
 문지기가 '크리스챤'을 한번 훑어보더니 수상쩍다는 듯이 물었습니다.
 
 "저는 '멸망의 도시'에서 도망쳐 온 '크리스챤'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찾아 천국으로 가는 중이요."
 
 "벌써 날이 저물었는데 왜 이제서야 도착했소?"라고 문지기가 다시 묻자 '크리스챤'이 대답했습니다.
 
 "언덕을 올라가다 너무 지치고 피곤하여 잠시 산중턱에 있는 정자에서 눈을 붙였지요. 그런데 그때 그만 두루마리를 떨어뜨렸지 뭡니까! 그 사실도 모르고 전 게속 올라갔어요. 나중에 아무리 찾아도 두루마리가 안 보이길래 다시 정자로 내려갔다가 그걸 찾아오느라고 시간을 다 허비해 버렸어요. 안 그랬으면 벌써 도착했었을텐데."
 
 '크리스챤'의 딱한 처지를 다 들은 문지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안됐군요. 그렇다면 이곳에 계신 아가씨 한 분을 모셔오겠소. 아가씨가 당신의 사정을 듣고 허락한다면 당신을 묵게 해 줄 수 있소. 그렇지만 허락하지 않으시면 당신은 이곳에 묵을 수가 없어요." 말을 마친 문지기 '주시'는 종을 울렸습니다.

'분별'과의 만남
 
 종소리가 나자 '분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정숙하고 아름다운 아가씨가 나타났습니다.
 
 그 아가씨는 '크리스챤'에게 이곳까지 오면서 어떤 것들을 보았으며, 또 무엇을 만났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물었습니다. '크리스챤'은 아가씨의 질문에 상소히 답변해 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아가씨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이어 아가씨는 '크리스챤'에게 말했습니다.

'분별'의 친절
 
 "이 집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당신같은 나그네들을 잘 보살펴야할 책임이 있어요. 이 집은 순례자들을 위해 이 산의 주인이 마련해 놓은 것이거든요. 당신은 주님의 은총을 받으셨지요! 자, 어서 집으로 들어오세요."
 
 '크리스챤'은 아가씨의 따뜻한 말에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얼마 후에 그는 아가씨와 자매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다 마치고 그들은 주님의 보호를 간구한 뒤에 각자의 침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녀들은 '크리스챤'을 이층에 있는 '평안'이라 불리는 넓은 방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 방은 참 아늑한 방이었습니다.

휴식을 취하는 '크리스챤'
 
 그 방에서 '크리스챤'은 편안하게 잠을 잤습니다. 그에게는 힘을 재충전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비록 모르고 있지만 내일 무서운 '악마'와 싸워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제4장
악마와의 싸움(The Fight with Apollyon)

지체되는 여정
 
 나는 꿈 속에서 먼동이 터오자 '크리스챤'이 순례의 길을 다시 떠나려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집의 이곳 저곳을 두루 구경한 후에 떠나라며 그 집의 네 아가씨들, '인정', '경건', '신중' 그리고 '분별'이 '크리스챤'을 붙잡는 것이었습니다.
 
 "날씨가 화창해지면 기쁨의 산을 구경시켜 드릴게요."
 
 그래서 '크리스챤'은 조금만 더 머물러 있기로 했습니다.

천국으로 가는 길
 
 아침이 되자 그 아가씨들은 그를 지붕 위로 안내했습니다.
 
 "저기, 남쪽을 보세요. 저 아름다운 산 꼭대기에 올라가면 천국의 문이 보일 거예요."
 
 '크리스챤'이 남쪽을 바라보니 정말 아름다운 숲으로 우거진 산이 햇살 속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아가씨들의 말을 들은 그는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천국에 들어가기에는 머나먼 길이 남아 있었고, 그 길은 걸어서 가야만 하는 길이었습니다.

'인정'의 질문
 
 '크리스챤'이 다시 떠나려고 하자 아가씨들은 또 말렸습니다.
 
 "가족이 있으세요? 결혼은 하셨나요?"
 
 '인정'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예, 아내와 어린 아이들 넷이 있어요."
 
 "그런데 왜 부인과 아이들은 데려오지 않으셨어요? 복을 함께 받아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라며 '인정'이 다시 물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크리스챤'
 
 이 말을 듣자 우리의 순례자 '크리스챤'은 두고 온 가족 생각에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울먹이며 대답했습니다.
 
 "오! 저는 제 아내와 아이들을 데려오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제 아내는 이 세상의 안락을 빼앗길까 봐 두려워했고, 아이들은 어리석게도 세상적인 쾌락에 빠져 순례의 길을 떠나는 걸 싫어했어요. 저는 그들을 설득하려고 많은 애를 썼지만 그들은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결국 저는 혼자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크리스챤'을 지체시킨 이유
 
 이젠 정말 모든 질문에 충분히 대답을 했다고 생각한 '크리스챤'은 길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아가씨들이 또 다른 질문을 계속했기에 그는 길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가씨들은 그에게 무기 창고를 보여 줄 생각으로 그를 못가게 말렸던 것이었습니다.

무기 창고 구경
 
 무기 창고는 성경에 나오는 무기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모세의 지팡이와 야엘이 시스라를 죽일 때 썼던 말뚝과 방망이, 또 기드온이 미디안 군대와의 싸움에서 사용했던 나팔과 반항아리와 횃불, 그리고 삼손이 사용했던 나귀의 턱뼈와 다윗이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썼던 물매와 돌도 있었습니다. 주님의 일꾼들이 놀라운 일들을 행하는 데 사용했던 이런 물건들을 아가씨들은 '크리스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무장을 한 '크리스챤'
 
 그리고 아가씨들은 갑옷을 '크리스챤'에게 입혀 주었습니다. 그것은 순례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그 집의 주인이 마련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이는 그가 길을 가다 갑작스런 습격을 당해 위험한 지경에 놓이게 되었을 때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에게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투구와 갑옷을 입혀 준 아가씨들은 악독한 자가 찌르는 위험한 창들을 막을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방패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떠한 것이라도 다 자를 수 있는 신뢰할만한 검도 주었습니다.
 
 또한 아무리 오래 신어도 결코 닳아 없어지지 않는 신을 마지막으로 신겨 주었습니다.
 
 아가씨들은 '크리스챤'에게 인간들의 해약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악마의 사악한 간계에 대항하기 위해서 이렇게 무장을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믿음'에 대한 소식
 
 완벽하게 무장을 한 '크리스챤'은 아가씨들에게 작별인사를 한 후, 황급히 대문가로 달려가 문지기에게 물었습니다.
 
 "저, 혹시 이 길을 지나가는 순례자를 보았습니까?"
 
 "그렇소. 어떤 순례자가 지나가는 걸 보았다오."
 
 "혹 그가 누구인지 알고 계신가요?"
 
 "그에게 이름을 물어 보았더니 그는 자기의 이름이 '믿음'이라고 하더군요." 문지기가 대답했습니다.
 
 "아! 그렇다면 그는 내 고향 사람일 겁니다. 지금쯤 그는 얼마만큼이나 앞서 가고 있을까요?"
 
 "지금쯤 아마 산 언덕 아래쯤에 도착했을 거요." 친절하게 가르쳐 준 문지기에게 '크리스챤'은
 
 "혹 빨리 서두르면 그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당신께 주님의 축복이 임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말을 남기고는 멈췄던 걸음을 다시 재촉했습니다.

겸손의 골짜기에 도착한 '크리스챤'
 
 그러나 '크리스챤'은 그 날 '겸손의 골짜기'라 불리는 외딴 곳에 오게 되었을 뿐, '믿음'을 따라 잡지는 못했습니다. 그 골짜기에서 '크리스챤'은 네 명의 아가씨들이 준 빵과 포도주와 건포도를 먹은 후 한결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제 곧 어려운 일이 닥칠 것 같군." 그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나타난 괴물의 형체
 
 그 때 갑자기 태양이 가리워지며 칠흑같은 어두움이 '크리스챤'의 주위에 짙게 깔렸습니다.
 
 '대체 무슨 일일까?' 그런데 그 때 그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괴물의 커다란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괴물의 키는 3m가 훨씬 더 넘는 것 같았고, 점점 그 모습이 뚜렷해짐에 따라 무시무시한 형체를 드러내었습니다. 그 괴물은 물고기처럼 비늘에 덮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용의 것과 흡사한 날개와 곰의 발같이 생긴 커다란 발을 가지고 있었고, 배에서는 연기와 불이 계속 솟아 나오고 있었습니다.

괴물 '악마'와의 대결
 
 '크리스챤'은 그 괴물을 보자마자 그를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괴물의 이름은 '악마'였습니다. '크리스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망을 가야 할지, 아니면 당당하게 '악마'에게 대항해야 할지를 판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도망을 가게 되면 무기를 사용할 수 없을뿐더러 그것은 '악마'에게 약점을 보이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챤'은 '악마'와 당당하게 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악마의 교만
 
 '악마'는 굉장히 가까운 곳까지 다가와서는, 업신여기는 표정으로 '크리스챤'을 내려다 보며 묻기 시작했습니다.
 
 "너는 어디에서 온 놈이냐?"
 
 "나는 타락한 도시인 '멸망의 도시'에서 왔다."
라고 '크리스챤'은 말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너는 내 수중에 있어야 할 놈들 중의 한 놈이구나. 그 도시는 나의 것이고 나는 바로 그 도시의 왕이란 말이다. 그런데 네 놈은 왜 그 도시에서 도망쳐 이 먼 곳까지 왔느냐?"
 
 "물론 나는 그 도시에서 태어났지만 이제는 하나님께 충성을 바친 몸이다. 그런데 그런 내가 어떻게 너의 지배를 다시 받는단 말이냐?"

'악마'의 회유(懷柔)
 
 "그러나 너는 과거에 나에게도 충성을 바쳤었다. 지금이라도 뉘우치고 나에게 용서를 빈다면 너의 모든 잘못들을 용서하여 줄 것이다." 싸우는 소리를 듣고 도와주러 오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내가 진심으로 말하건대 나는 네게 충성하는 것보다 그분께 봉사하고 충성을 바치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하고 있다. 내가 너에게 충성을 바쳤던 건 단지 어리석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렇게 말은 하지만 이미 너는 하나님께 충실하지 못했었다. 넌 '낙심의 수렁'에도 빠졌었고 정자에서 잠들어 버려 두루마리를 잃어버리기도 했지 않았는가? 너는 속으로는 세상의 헛된 영광을 추구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악마'의 반박에 '크리스챤'은
 
 "물론 나는 과거에 그런 잘못을 저질렀었다. 그러나 내가 섬기는 왕께서는 자비하신 분이시기에 내가 뉘우치고 용서를 빈다면 나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실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악마'의 정체
 
 "나는 네가 좋아하고 섬긴다는 그 왕의 성품과 율법, 그리고 그의 백성들을 증오한다. 그는 나의 원수이다. 더군다나 자기 백성을 빼앗기려 할 왕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결코 너를 빼앗기지 않겠다. 이제라도 돌이켜서 다시 내게 충성을 바쳐라. 그러면 너에게 두 배로 보상을 해 주겠다."
 
 '악마'가 '크리스챤'을 설득했지만 '크리스챤'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너를 따르게 되면 결국에는 어떻게 될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너는 멸망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네 밑에 있는 자들도 결국은 죽음의 삯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자 '악마'는 불같이 화를 내며 소리쳤습니다.
 
 "네가 이제까지 한 말이 진심이라면, 넌 이제 내 손에 죽을 준비나 하여라!"

'크리스챤'의 용기
 
 "'악마'! 함부로 행동하지 말아라! 나는 지금 거룩한 순례의 길을 가고 있는 중임을 잊지 말아라! 그러므로 너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라고 '크리스챤'도 외쳤습니다. 그러나 '악마'는 끝까지 길을 막고 버티어 서서 '크리스챤'의 앞길을 방해했습니다.
 
 "나는 네가 가는 순례의 길을 중지시키겠다고 이미 지옥에서 맹세를 했었다. 자, 그렇게 고집을 부리니 이제 여기에서 네 영혼을 끝장내주마!"

전투의 시작
 
 이 말과 동시에 '암가'는 '크리스챤'에게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창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크리스챤'에게는 믿음직스러운 방패가 있었기에 그 창을 능히 막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 '크리스챤'도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는 재빨리 신뢰할 만한 칼을 빼들었습니다.
 
 그러자 '악마'가 더욱 가까이 '크리스챤'에게 접근해 왔습니다. 그리고는 창을 우박이 쏟아지듯 사정없이 퍼부었습니다.

부상당한 '크리스챤'의 기대
 
 필사적인 노력을 다해 그 창들을 막아보려 했지만 허사였습니다. 그가 입은 새 갑옷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크리스챤'은 손과 발, 그리고 머리에 부상을 당해 땅에 쓰러질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챤'은 끝까지 남자로서의 용기를 붙잡고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크리스챤'은 혹 지나가는 여행자가 싸우는 소리를 듣고 도와주러 오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근방 사람들은 모두 겁쟁이였습니다. 그들 중 아무도 '크리스챤'을 도와주러 오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암가'와 대결하는 것보다는 넓고 편안한 길로 돌아가는 것을 택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전투의 상황
 
 '크리스챤'과 '악마'와의 싸움은 거의 반나절이나 계속되었습니다.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그곳에서 그 광경을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은 상상조차 못할 것입니다. '악마'가 얼마나 크게 괴성을 질렀으며, '크리스챤'은 얼마나 많은 신음소리를 토해냈는지를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알아야만 합니다.
 
 '크리스챤'은 몸에 상처를 많이 입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힘을 잃어 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악마'의 우세
 
 이러한 기회를 포착한 '악마'는 '크리스챤'에게 바짝 접근해 왔습니다. 그리고는 그를 아주 세게 밀어뜨렸습니다.
 
 그 순간 '크리스챤'은 그만 칼을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악마'는 "이제는 너도 끝장이다."라고 소리치더니 '크리스챤'을 엎어 놓고는 꼼짝 못하도록 등을 내리눌렀습니다. '크리스챤'은 이제 거의 숨도 쉬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크리스챤'의 반격
 
 그러나 '악마'가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는 '크리스챤'으로 손을 뻗쳐 떨어뜨린 칼을 집게 하셨습니다. '크리스챤'은 외쳤습니다.
 
 "'악마' 야! 나를 이겼다고 기뻐하지 말아라. 나는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반드시 일어선다." 그리고는 온 힘을 다해 '악마'를 찔렀습니다.

'크리스챤'에게 승리를 주신 하나님
 
 '악마'는 '크리스챤'의 반격에 치명상을 입은 듯 아주 무시무시한 신음소리를 내며 비틀거렸습니다.
 
 '악마'는 피를 많이 흘리면서 용의 날개 같은 자신의 날개를 활짝 펴고는 멀리 날아갔습니다. 그 모습을 본 '크리스챤'의 얼굴엔 미소가 나타났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토록 치열했던 싸움은 이제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크리스챤'은 끝까지 힘을 주시고 또한 자신을 구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생명나무를 통한 상처 치유
 
 그러나 싸움은 비록 이겼지만 '크리스챤' 역시 상처를 많이 입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만약 그가 피를 너무 많이 흘린 나머지 죽게 된다면 승리를 한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승리케 하신 하나님께서는 끝까지 자비하심으로 그를 돌보셨습니다. 그래서 그를 어떤 나무 아래로 인도하셨는데, 그 나무는 바로 생명나무였습니다. '크리스챤'은 그 나무의 잎을 따서 상처에 발랐습니다. 그랬더니 상처들이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그는 기운을 차린 후 '아름다움'이라는 성의 아가씨들이 주었던 그 포도주와 빵을 다시 꺼내 먹었습니다.

겸손의 골짜기를 벗어나는 '크리스챤'
 
 이제 새로운 힘을 얻은 그는 골짜기 끝을 향해 여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 생명나무 밑에다 투구와 갑옷을 다 벗어 두고 왔습니다. 그렇지만 신뢰할만한 칼만은 손에 꼭 쥐고 있었습니다.
 
 "'악마' 말고도 또 다른 적들이 나타날지도 몰라."
라고 그는 중얼거렸습니다.
 
 정말로 그가 생각했던 대로 그의 앞에는 몹시 나쁜 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5장
죽음이 드리워진 골짜기(The Valley of the Shadow of Death)

죽음이 드리워진 골짜기의 모습
 
 나는 꿈 속에서 '악마'와의 그 치열한 싸움이 있었던 겸손의 골짜기에서 또다른 골짜기로 들어가는 '크리스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골짜기는 물조차도 모두 말라서 황량했으며,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어서 그런지 마치 죽음의 침묵과도 같은 성적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그 골짜기는 '크리스챤'이 가 본 그 어떤 곳보다도 가장 어둡고 음침한 골짜기였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크리스챤'은 '악마'와의 싸움보다도 더 어렵고 힘든 시험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시험의 시작
 
 이 새로운 골짜기에서의 시험은 음침한 나무숲에서 갑자기 두 사람이 뛰쳐나오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돌아가시오. 더 이상 가지 말고 돌아가시오."
 
 "왜요? 왜 돌아가라는 겁니까?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두 사람의 경고
 
 "무슨 일이냐구요? 생각하기도 끔찍해요. 골짜기가 워낙 칠흑같이 캄캄한 데다가, 그곳에 들어갔다 나오는 길을 찾지 못한 저주받은 자들의 신음소리만이 가득할 뿐이라오. 아주 혼돈스럽고 으시시한 골짜기라오. 질서나 광명같은 것은 찾아볼 수도 없어요. 어쨌든 이 골짜기는 죽음의 그림자로 가득 덮여 있는 골짜기라오."
 
 "그렇지만 이 골짜기를 지나지 않고서는 천국으로 갈 수가 없지 않습니까?"라고 '크리스챤'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당신 마음대로 하시오. 하지만 우리가 당신이라면 절대로 그 길로는 가지 않을 거요."
 
 이 말을 마친 두 사람은 공포에 사로잡혀 '크리스챤'에게 손을 흔들고는 쏜살같이 달려갔습니다.

'크리스챤'이 걸어가야 할 길의 상태
 
 두 사람의 경고를 듣기는 했지만 '크리스챤'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손에 칼을 든 채로 한 걸음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점점 앞으로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길은 급격하게 좁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좁은 길의 오른편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아주 깊은 도랑이 있었습니다. 그 도랑은 셀 수도 없을 만큼의 많은 사람들이, 빠진 후 헤어나오지 못해 비참한 최후를 맞은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챤'의 왼편으로는 아주 위험한 늪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한번 빠져 들어가기 시작하면 발을 딛고 설 수 있는 자리를 결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선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번 빨려 들어가면 다시는 빠져 나올 수가 없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어두움으로 인해 가중되는 위험
 
 또한 그 주변 전체는 한치 앞도 못 볼 정도로 캄캄했기 때문에 '크리스챤'이 왼편의 늪을 피하려고 움직이면 어느 새 오른편에 있는 도랑에 빠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크리스챤'은 다음에 내딛는 발걸음이 그의 마지막 발걸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다른 시험의 시작
 
 그런데 어느 정도 가다 보니 그 길의 앞쪽에서 타오르는 불빛이 보였습니다. 불빛을 발견한 '크리스챤'은 이제는 힘겨운 시험이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챤'이 그렇게도 기뻐했던 그 불빛은 바로 지옥의 입구로부터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는 지옥의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연기가 솟아나오고 있었습니다. 또한 음산한 소리들로 가득 차 있었으며, 웅웅거리는 부산한 날개짓 소리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낙담하는 '크리스챤'
 
 이런 상황이었기에 '악마'와 싸울 때 '크리스챤'에게 승리를 가져다 주었던 그 신뢰할 만한 칼도 여기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순간 순간 '크리스챤'은 그것들의 강한 힘에 의해 자신이 지옥의 깊고 깊은 바닥으로 떨어져, 그곳에서 영원히 고통속에 괴로워하게 되지나 않을까 두려워하였습니다.

각오를 새롭게 하는 '크리스챤'
 
 여기저기서 웅웅거리며 귀를 울리는 이같은 소리들은 '크리스챤'이 이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낙심하며 돌아가게 되기를 기다리기라도 하듯 계속해서 따라왔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그는 생각했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아마 이 골짜기의 절반 가량은 왔을 거야. 그리고 되돌아가는 길도 앞에 있는 위험만큼이나 많은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몰라.'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나아가기로 마음 먹고는 칠흑같은 어둠을 향해 비장한 목소릴로 외쳤습니다.
 
 "나는 주 하나님의 능력을 위지하며 당당히 나아 가리라."
 
 그러자 그 소리들이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힘든 시험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귀 가운데 하나가 '크리스챤'의 귀에 대고 사악한 말들을 속삭이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 말들이 자기의 마음 속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자신이 그런 사악한 생각들을 한다는 것이 그에게 있어서는 그가 겪은 그 어떤 어려움보다도 더 힘들고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그가 어찌나 괴로워하는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크리스챤'이 용기를 얻게 된 이유
 
 바로 그 순간 '크리스챤'은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앞에 가는 어떤 사람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내가 비록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해 받음을 두려워 하지 않나니 이는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그 소리를 듣고 그는 곧 다음과 같은 세가지 이유 때문에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이 골짜기 안에 자기 외에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신다는 것이었는데, 그렇다면 자신과도 함께 하실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셋재, 그는 자신의 앞에 가는 자들을 빨리 뒤쫓아 그들의 대열에 동참하게 되기를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둠을 물리치는 빛
 
 이제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크리스챤'은 자신의 뒤를 돌아볼 용기가 났습니다. 그는 밝은 햇빛을 통해 그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자신에게 위협을 가했던 지옥의 괴물들과 용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날이 이미 밝아졌기 때문에 그것들은 '크리스챤'에게 위협을 가할 수가 없었습니다.
 
 '크리스챤'은 성경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망의 그늘로 아침이 되게 하셨도다."
 
 날이 밝은 것은 '크리스챤'에게 또 다른 위로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지나온 죽음이 드리워진 골짜기의 앞 부분도 매우 위험했지만, 이제 계속 가야할 골짜기의 남은 부분은 더 위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중되는 골짜기에서의 위기
 
 그는 자신의 앞쪽에 뻗어있는 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길 주변에는 수렁과 함정과 올가미가 산재해 있었습니다. 만약 날이 어두웠었다면 결코 살아나올 수 없을 것처럼 그것들은 아주 위험해 보였습니다. 실제로 그는 올가미에 걸려 들었던 적이 한 번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그의 신뢰할만한 칼이 그를 구해 주었으며, 두 번씩이나 함정 속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그의 다리를 붙잡으려 해 함정 속에 빠질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가 걸을 때마다 땅이 푹푹 꺼졌고 그럴 때마다 그는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곤 했었습니다.

순례자들이 죽임을 당한 동굴
 
 나는 꿈 속에서 '크리스챤'이 죽음이 드리워진 골짜기를 이제 막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는 끔찍할 정도로 무서운 곳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는 동굴이 하나 있었는데 그 동굴 입구에는 순례자들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해골 더미와 뼈들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그가 좀더 자세히 보려고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어떤 손이 달려들더니 그의 목을 조르려 하였습니다. 너무나 무섭고 놀라서 '크리스챤'은 순간적으로 뒤로 물러났습니다.

악한 두 거인들의 말로(末路)
 
 그 동굴에는 거인 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둥굴 주위에 흩어져 있는 해골과 뼈들로 보아 그 거인들은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잡아 그들의 피를 먹었던 것 같기도 했습니다. 둘 중 하나는 이미 오래 전에 죽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이교도'라고 불리웠는데 아직 살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거인은 나이를 하도 많이 먹어서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동굴 입구에 앉아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못살게 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자기 손톱만 물어뜯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챤'은 더 이상 방해받지 않고 그의 발길을 재촉할 수가 있었습니다.

'믿음'과의 만남
 
 그런데 부지런히 길을 가다 보니 앞에 어떤 사람이 보였습니다. 그는 마치 목숨이라도 건 듯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 사람이 '아름다움'의 성에서 문지기가 말해 주었던 바로 그 '믿음' 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공포에 사로잡힌 '믿음'의 질주
 
 "이봐요! 잠깐만 기다려요!"라고 '크리스챤'이 불렀으나 '믿음'은 더욱 빨리 달려가며 큰 소리로 외칠 뿐이었습니다.
 
 "나는 목숨을 다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에요. 내 원수가 지금 내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어요!"
 
 그는 골짜기를 빠져 나오면서 많은 일들을 겪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인지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거의 정신을 잃어가는 듯했습니다.

'믿음'의 지난 여정
 
 그렇지만 '크리스챤'은 남아있는 모든 힘을 다해 '믿음'을 따라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그를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그들은 곧 서로 친해져서 각자가 여행 도중에 겪었던 위험과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믿음'은 '낙심의 수렁'에서는 빠지지 않고 잘 피해온 듯했습니다. 그러나 '바람둥이'라는 음란한 여자를 만나서는 주저앉을 뻔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악마'와는 싸우지 않았습니다.

'멸망의 도시'에 대한 뒷 얘기
 
 "'믿음'씨! 당신은 내가 '멸망의 도시'를 떠난 뒤 얼마나 더 그곳에 머물러 있었나요?"
 
 "그렇게 오래 있지 않았어요. 당신이 떠난 후에 하늘에서 불이 떨어져 모두 불타버릴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었거든요."
 
 "그래요? 이웃사람들도 그렇게 말하던가요?"
 
 "예. 한동안은 모두 그 얘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죠."
 
 "아니, 그런데도 당신만 그곳을 떠났단 말인가요? 다른 사람들은 그 위험 속에서 빠져 나오려고 하지도 않았구요?"
 
 "그랬어요. 모두가 그 얘기를 하긴 했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었거든요. 더군다나 몇 명은 당신과 당신의 순례 여행을 어리석다는 듯 비웃기도 했답니다."

'전도자'와의 세 번째 만남
 
 그들은 계속해서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갑자기 '믿음'이 그들 뒤에서 쫓아오는 어떤 사람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신, 당신은 누구시오?"
 
 '믿음'은 공포에 사로잡혀 소리질렀습니다. '크리스챤'은 '믿음'을 안심시키며 설명했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저 사람은 나를 도와준 선한 친구 '전도자'예요."

'전도자'가 온 목적
 
 '전도자'는 그의 임무인 적절한 주의를 주기 위해서 온 것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왔다고 해서 악마의 소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안심해서는 안됩니다. 성경에서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련을 견뎌내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라고 '전도자'는 그들에게 주위를 주었습니다.

순교에 대한 '전도자'의 권면
 
 그리고는 '전도자'가 한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당신들은 이제 곧 어느 한 도시에 다다르게 될 것이오. 저쪽으로 가면 그 도시가 나올 겁니다. 그 도시 이름은 '허영의 도시'라고 하는데, 당신들은 그 곳에서 많은 대적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오."
 
 이에 덧붙여 '전도자'는 두 사람을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당신들은 그들의 풍습과 생활에 유혹되지 않도록 주의하시오. 그리고 오직 신실하신 하나님께 그대들의 영혼을 맡기도록 하시오. 왜냐하면 그대들 중의 한 명은 그곳에서 고통스럽게 죽을 것이기 때문이오."
이말을 마치고는 '전도자'는 급히 떠나 갔습니다.

가야할 순교의 길
 
 '전도자'가 떠난 후에도 '크리스챤'과 '믿음'은 전도자의 말에 얼떨떨하여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도대체 우리 중 누가 죽는다는 말이죠?"
 
 그들은 몹시도 궁금해 했지만 그것을 알 길은 없었습니다. 그것은 다만 계속 길을 가야만이 알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제6장
허영의 도시(Vanity Fair)

'허영의 도시'에 도착한 '크리스챤'과 '믿음'
 
 꿈 속에서 '크리스챤'과 '믿음'이 '전도자'가 말한 '허영의 도시'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들은 그 곳에서 일년 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장(場)이 서는 '허영의 시장'의 시끌벅적한 소리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허영의 시장'의 정황
 
 대부분의 시장은 활기가 넘치고 즐거운 장소이나 이 시장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둘 중 한명은 이곳에서 죽임을 당해야 할 운명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순례자들에게도 결코 유쾌한 장소가 될 수 없었습니다.
 
 비교적 볼품없고 중요하지 않은 다른 시장들이 그러하듯 '허영의 시장' 거리들도 여러 나라들의 이름들로 불려지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는 프랑스 거리, 이태리 거리, 그리고 영국 거리가 있었는데, 제 각각의 여러 상품들이 매매되고 있었습니다.

매매되고 있는 상품의 종류
 
 세상의 어리석고 헛된 것들을 진열해 놓은 상점들이 줄지어 서 있었으며, 그곳에서는 금과 은 등으로 만든 장신구들과 골동품들, 그리고 아름다운 돌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직위와 명예,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는 혜택과 헛된 쾌락, 그리고 온갖 종류의 헛된 즐거움들까지도 살 수 있었습니다.

시장 사람들의 타락상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 중에는 사기꾼들과 강도들, 돌팔이 의사들도 있었습니다.
 
 그 시장 사람들은 살인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 때문에 살인도 도둑질 정도로 아주 흔한 일이라고들 말하고 있었습니다. 시장은 그야말로 무서운 저주들로 가득찬 분위기였습니다. 이 시장에서는 새로 만드는 것은 전혀 없었으며 늘 판에 박은 듯이 흔한 것들만이 있었습니다.

바알세불이 '허영의 시장'을 세운 이유
 
 천년보다도 훨씬 이전부터 수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거쳐 천국으로 들어 갔었습니다. '악마'와 군대 귀신과 그들의 부하들, 그리고 지옥의 왕인 바알세불은 순례의 길이 이 '허영의 도시'를 지나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이 시장을 세운 것이었습니다. 천국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이 이 시장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게 되면 그는 세상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허영의 시장'에서의 수난 시작
 
 천국에 들어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길이기에 '크리스챤'과 '믿음'도 이 '허영의 시장'을 지나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눈에 뜨이지 않고 지나가기 위해 옷깃을 세워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금방 그들을 알아보았습니다.
 
 '크리스챤'과 '믿음'을 발견한 그들은 두 사람의 이상스러운 옷차림과 외국어 말투를 조롱했습니다.

시장 사람들의 부당한 분노
 
 그리고는 화가 나서 소리쳤습니다.
 
 "당신들은 왜 우리 물건들을 사려하지 않는 거요? 어서 사시오! 사란 말이요, 사!"
 
 두 사람은 "우리는 헛되지 않은 참된 것만을 삽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귀를 막고 헛된 것에 눈이 현혹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선을 멀리 두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시장 사람들은 점점 더 맹렬하게 화를 냈습니다. 그로 인해 아주 시끄러운 소동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두 순례자
 
 이 소동은 곧 이 도시의 시장(市長)에게 알려졌습니다. 시장은 두 순례자를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의 평화를 위협했다는 죄목을 씌워 그들을 체포하도록 부하들에게 명령했고, 그들의 무기도 빼앗도록 조처했습니다.
 
 '크리스챤'과 '믿음'의 발에는 쇠고랑이 채워졌습니다. 그 상태로 그들은 우리에 갇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한동안 감옥에 갇혀 사람들의 조롱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두 순례자의 현명한 대응

그러나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면서 주님을 의지하도록 하였으며 매우 현명한 자답게 행동했습니다. 행인들의 독설에도 선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멸시와 저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리어 그들의 행복을 빌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시장 사람들은 그런 그들의 태도에 더욱 화가 났습니다.

법정에 서게 된 순례자들

그래서 '크리스챤'과 ' 믿음'을 법정의 재판에 올려놓으려고 욕설을 퍼부으며 아우성쳤습니다.
드디어 그들은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재판관은 '증오'라는 이름의 늙은 사람이었습니다. 재판 중에 증인들이 차례로 불리워졌습니다.

'시기'의 첫 번째 증언

첫 번째 증인은 '시기'였는데, 그는 한참동안 두 사람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더니 '믿음'을 지목하며 말했습니다.
 
 "재판장님, 저는 이 사람을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그는 시작부터가 거짓말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야비한 자가 이 '믿음'이라는 자라고 생각합니다."

'미신'의 두 번째 증언
 
 그의 뒤를 이어 두 번째 증인인 '미신'이 증언했습니다.
 
 "저는 이 사악한 자에 대해 들은 적도, 본 적도 없거니와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 자와 잠시 대화를 나누어 보았는데 헛된 소리만 지껄이지 뭡니까! 아, 글세 우리의 절대적인 종교를 쓸데없는 것이라 매도했습니다."

'아부'의 마지막 증언
 
 이제 마지막 증인인 '아부'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가 일어서더니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이 안에 계신 여러분들, 저도 역시 이자가 무례한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는 우리가 받들어 모시는 바알세불과 그의 절친한 동료인 '사치'와 '호색', 그리고 '탐욕' 각하를 업신여겼습니다. 또한 감히 이런 말씀 드리기는 송구하지만 재판장님께도 '공정을 잃은 악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곤경에 빠진 '믿음'
 
 이렇게 세 증인의 증언이 끝나자 '믿음'은 더욱 난처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그를 향해 재판관이 가혹하게 말했습니다.
 
 "당신도 이들의 증언을 들었겠죠? 이들 세 증인은 참으로 정직한 자들이오. 이제 당신이 부랑배라는 것이 모든 사람 앞에 여실히 드러났소.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의 호의를 최대한 보일 작정이오. 할 말이 있으면 모두 해보시오."

'믿음'의 최후 진술
 
 이 말에 '믿음'은 담대하게 서서 말했습니다.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신들이 신봉하는 법과 종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이며 기독교와도 서로 어긋난 것입니다. 나의 말에 반박할 자가 있다면 즉시 내가 한 말을 취소하겠소. 또한 '아부' 씨가 진술한 내용에 덧붙이죠. 당신의 왕이나 그 아래 있는 사람들은 이 도시에 있는 것보다 지옥에 있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소. 나의 영혼은 자비하신 주님이 지켜 주실 것이오!"

재판의 결과
 
 '믿음'의 말이 끝나자 판결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재판관은 우리가 알아듣지 못하도록 메데와 페르시아 사람들의 법에서 많은 부분들을 인용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배심원들을 불러 재판의 결과를 알아 보았습니다.
 
 '소경'이라는 배심원이 말했습니다.
 
 "이 자는 분명 이단자입니다."
 
 '불량배'는
 
 "저 자를 멀리 추방시켜 버립시다."
라고 말했습니다. 또 '앙심'은
 
 "그렇게 합시다. 난 저놈 꼴도 보기 싫소."
라고 말했습니다.
 
 또 '교만'이라는 자는
 
 "불쌍한 사람이로구만"
이라 말하였고, '조급'이란 배심원은
 
 "당장 저자를 목매달아 죽입시다. 목매달자구요!"
라고 외쳤습니다.
 
 "그 자를 목매다는 것은 너무나 과분한 처사입니다."
라고 '잔인'이 말했습니다.
 
 결국 그들이 '믿음'에 대해 내린 판결은 유죄였습니다.

순교한 '믿음'의 천국 입성
 
 그리고는 '믿음'에게 경멸과 조롱섞인 말을 내뱉은 뒤 화형을 시키고야 말았습니다.
 
 그것이 '믿음'의 최후였습니다.
 
 나는 꿈 속에서 수많은 군중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들 뒤에서 '믿음'을 기다리고 있는 마차와 말들을 보았습니다. '믿음'은 죽자마자 마차에 실려졌고,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그는 하늘로 올리워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결국 그의 친구 '크리스챤'보다 먼저 천국에 갔습니다. 그리고 그는 비록 죽었으나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면류관을 얻게 될 것입니다.

'소망'의 결단과 재개된 순례 여정
 
 이같은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크리스챤'은 과연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요?
 
 '허영의 도시' 안에는 '소망'이라는 한 선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순례자들의 행동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허영의 도시' 사람들은 '믿음' 의 사건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소망'은 참으로 꿈 속에서나 있을법한 아주 중대한 결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크리스챤'을 감옥에서 풀어 주어 그를 자유롭게 하기 위한 일이었고, 결국 그는 그 일을 성공시켰습니다. 그리하여 '크리스챤'과 '소망'은 순례의 여정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크리스챤'의 분별력있는 선택
 
 그들이 '언변 도시' 부근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저희들도 당신들처럼 천국으로 가는 중이랍니다. 당신들과 함께 갈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겠어요."라며 그곳 주민 네 명이 다가와서는 공손하게 요청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소망'은 그렇게 하라고 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챤'은 그 사람들의 도시에 대한 소문을 전에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이 알고 있기로는 그곳은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곳이었으며, 신앙 생활도 돈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또한 '크리스챤'은 그 넷 중 한 사람이 굉장히 많은 부자 친척들과 있으며, '가장'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기도 한 '사심(私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그 '사심'은 '위선'과 '재물 애착'이란 사람들과 친구로 지내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챤'은 '소망'에게
 
 "나는 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가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들은 아주 질이 안 좋은 사람들이거든요."라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크리스챤'과 '소망'이 같이 가기를 거절하자 그들은 가로질러 앞서 가버렸습니다.

'재물'의 유혹
 
 조금 더 가다 보니 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재물'이라는 언덕이 하나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선동'이라는 남자가
 
 "이것 보세요. 이리로 좀 와 보세요. 여기 은광이 있어요! 조금만 애를 쓴다면 당신들은 큰 부자가 될 거예요."라고 소리치는 것이었습니다.

유혹을 이겨내는 '크리스챤'
 
 그 말에 '소망'은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그렇지만 '크리스챤'은
 
 "나는 전에 이곳이 매우 위험한 장소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러니 어서 갑시다."
하며 '소망'을 재촉했습니다.
 
 '크리스챤'의 말에 '선동'은 무안해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니에요. 결코 위험하지 않답니다."
라며 거짓말을 계속 했습니다.
'재물'의 유혹에 빠진 자들의 말로(末路)
 
 그 때 저편에서 '언변 도시'의 주민들이 오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선동'은 또 그들을 유혹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쫓아갔습니다. 은광을 보자 그들은 은을 파낼 수가 없을 정도로 너무나 흥분하였습니다. 그들은 외쳤습니다.
 
 "우리를 빨리 은광으로 인도해 주시오."
 
 그러나 그들은 탐욕에 젖어 은광쪽을 바라보느라 길에는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들은 발을 헛디뎌 벼랑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고, 그곳에서 나오는 유독 가스에 질식하여 죽고 말았습니다.

'크리스챤'의 실수에 대한 예고
 
 '크리스챤'은 그들과는 달리 매우 신중하게 순례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점점 지쳐갔고, 사리를 분별하는 능력도 시간이 흐를수록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제 곧 중대한 실수를 범하게 될 것이었습니다.

제7장
불신의 성(Doubting Castle)

여정의 어려움
 
 '크리스챤'에게 있어 '소망'은 아주 좋은 새로운 친구였습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크리스챤'이 '소망'이라는 친구를 굉장히 필요로 할 때가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꿈 속에서 나는 그들이 하는 여행이 결코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는 걸 짐작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가는 길은 점점 험해져만 갔고, 힘든 여행으로 걸을 수조차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몹시 지쳐 있었습니다.

지름길의 발견
 
 바로 그 때 '크리스챤'은 푸른 들판으로 나있는 한 계단을 보았습니다. 그 길은 지름길 같아 보였습니다.
 
 "이리 와 보세요. 여기에 아주 편하고 좋은 지름길이 있어요. 우리 이 계단으로 올라갑시다."
'크리스챤'은 이렇게 권했습니다.
 
 그러나 '소망'은 "혹 이길로 갔다가 잘못되면 어쩌죠? 우리가 가야할 곳과 멀어지게 될지도 몰라요."하며 걱정했습니다.
 
 "걱정하지 말아요. 저기 저 사람좀 보세요! 우리 앞에 있는 저 사람도 이 길로 가고 있잖아요?"
하고 '크리스챤'은 '소망'을 설득했습니다.

잘못된 선택
 
 그래서 '소망'과 '크리스챤'은 함께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그 길로 들어선 '크리스챤'은 발이 좀 편해져서 흡족한 듯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가던 길로 계속 가지 않고 방향을 바꾼 것은 큰 실수였습니다.
 
 곧 밤이 되었고 사방은 온통 칠흑같이 어두워져 주위를 분간할 수 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앞서 가고 있던 순례자의 뒷모습을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그 순례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헛된 자만'이라는 이름뿐이었습니다.

위험을 느낀 두 순례자
 
 순간 그들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찢어질듯 날카로운 괴성을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소름끼칠 듯한 적막감이 사방을 뒤덮었습니다.
 
 "우린 이제 어떡하면 좋죠? 꼼짝할 수가 없게 되었어요. 길을 잘못 택한 것 같아요."
 
 '소망'이 '크리스챤'의 팔을 움켜 잡으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우리가 택한 이 길이 이렇게 위험한 길일 줄 누가 알았겠어요?"
 
 '크리스챤'은 변명하듯 '소망'에게 말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난 이 길을 택하고 싶지 않았어요. 두려웠다고요. 난 내 의사를 당신에게 분명하게 말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이 그래도 나보다는 나이도 많고 인생의 경험도 많이 한 것 같아 말하지 않았을 뿐이에요."라고'소망'이 후회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크리스챤'은
 
 "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왔던 길로 되돌아 갑시다."라고 말하며 '소망'을 위로했습니다.

홍수의 위험에 빠진 두 순례자
 
 그러나 그들이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갑자기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무섭게 울리면서 비가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빗방울은 점점 굵어지고 물의 양은 급격히 불어나서 길이라 길은 모조리 없어졌습니다.
 
 "우린 이제 어떡해요? 도대체 우리가 어디에 있는 거죠?"
 
 '소망'이 절망적인 목소리로 부르짖었습니다. 그렇지만 '크리스챤'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이 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며 거의 죽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다행히도 그들은 어느 바위틈을 발견하게 되어 간신히 그곳으로 피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아침이 되기를 기다리던 그들은 피곤한 나머지 이내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불신의 성에서 만난 '좌절'이라는 거인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너희들은 대체 누구냐? 누가 감히 내 허락도 없이 내 땅에 들어오라고 그랬느냐?"
 
 그들은 어느 괴상망칙한 고함 소리에 잠이 깨고 말았습니다. 깨어 보니 날은 이미 환하게 밝아 있었습니다.
 
 눈을 들어 보니 침울한 표정을 한 거인이 '크리스챤'과 '소망'앞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그 거인의 이름은 '좌절'이었고 '불신의 성'의 주인이었습니다.
 
 "저희들은 순례자들입니다. 가던 도중 길을 읽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여쨌든 너희들은 내 성에 허락도 없이 들어와 내 땅을 망가뜨려 놨으니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거인이 무섭게 말을 하자 '크리스챤'과 '소망'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거인은 그들보다 훨씬 힘이 세고 강해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거인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크리스챤'과 '소망'은 '불신의 성'의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더럽고 악취가 나는 캄캄한 지하 감옥에서 나흘 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갇혀만 있었습니다.
 
 그들이 갇혀있는 동안 그들을 찾아오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동료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있는 곳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굶주림과 고통 속에서 '크리스챤'은 이 모든 어려움을 겪는 것이 지름길만을 고집했던 자신의 과오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비탄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의논하는 거인
 
 '좌절'이라는 거인에게는 '무기력함'이라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그
 
 이것이 하나님 아버지께서 돌아오는 우리들을, 죄를 뉘우치는 죄인들을 받아주시는 방법이다. 하나님은 사랑은 그 얼마나 큰사랑인가! 죄인이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올 적마다 하늘에 있는 천사들이 기뻐한다는 성경의 말씀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나님의 소유를 하나님께로
 
 여러분이 마음 중심으로부터 참회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환영하며 맞아주실 수가 없다. 여러분은 하나님을 속일 수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때때로 뻔뻔스런 태도로 사람들을 속일 수는 있겠지만, 결코 하나님을 속일 수는 없다.
 
 여러분은 하나님께 신설하게 말씀드려야 한다. "하나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제 과거의 악한 삶에 대해 진정으로 회개합니다. 저의 죄악들, 이기심만을 가지고 제멋대로 행동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주님께서 제게 주신 인생을 무익하게 낭비해버린 습관을 회개합니다."
 
 "이제 제 인생 중 남아있는 부분을 주님께 되돌려 드립니다. 이제는 저의 생애가 제 자신의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값을 치루고 사신 바 된 주님의 것임을 인정합니다. 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바칩니다."
 
 그렇다. 여러분이 각자 자기 자신의 과거의 삶을 살펴보는 것이 선하고 유익될 것이다. 자신이 지금 몇 살인가 생각해보라. 그리스도를 위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왔는지 헤아려 보라. 자신을 위해서 사느라 낭비해버린 시간, 무익하게 보낸 모든 날들을 생각해보라. 여러분 가운데 많은 이들이 소리치게될 것이다. "아아, 슬프다! 나는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시절을 허송하며 낭비해 버렸구나. 사실상 나는 내 인생의 큰 부분을 마귀를 섬기는 데에 써버렸구나. 나는 하나님께서 마련해 주신 의복을 입고서 그 옷이 다 닳도록 마귀를 섬겼구나. 나는 하나님께서 놀라우신 사랑으로 마련해 주신 음식을 사단을 섬기느라 수톤씩이나 먹어치웠구나. 나는 내 인생의 대부분을 낭비해버렸구나."
 
 그렇다. 그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죄인들이다. 우리는 모두 탕자요. 탕녀들이다. 우리는 모두 다 하나님보다는 사단을 섬기며 세월을 보내면서 우리의 인생을 낭비해왔다. 한마디로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하나님의 귀중한 소유물인 우리 자신의 인생을 약탈했다.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의바른 말로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그 거인은 매우 험악한 표정으로 그들을 노려보았습니다.

약점이 드러난 거인
 
 그래서 그 거인은 그 두 사람을 자신이 직접 죽이려 했으나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창살 틈으로 햇빛이 비치자 거인이 갑자기 발작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그 거인은 어둠 속에서나 날씨가 흐린 날에는 황소처럼 힘이 세지만 태양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에는 발작을 일으켜 아무 힘도 쓸 수 없게 되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을 위로하는 '소망'
 
 그 거인이 가버리고 나자 '크리스챤'과 '소망'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상의했습니다.
 
 '크리스챤'은 "어쩌면 그 거인이 한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라고 말했습니다.
 
 "거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스러운 생활보다는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좌절'이라는 그 거인의 그늘에서 빠져나갈 방법이 전혀 없지는 않을 거예요. 누가 알아요? 다음에 또 그가 발작을 일으켜 이 문을 잠근다는 걸 깜박 잊고 그냥 나갈런지요. 그러니까 우리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해요."
 
 '소망'은 이렇게 위로하며 '크리스챤'의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그리고 밤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탈출할 방법으로 서로 의논했습니다.

거인을 부추기는 그의 아내
 
 이윽고 밤이 되었습니다.
 
 거인과 그의 아내는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녀는 지하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에 대해 또 물었습니다.
 
 거인이 "그놈들 아주 대단해. 아주 용기 있는 악당들이야. 스스로 목숨을 끊는 대신에 어떠한 괴로움도 다 견뎌내겠다고 하더군."이라고 말하자 그의 아내가 대뜸 말했습니다.
 
 "안되겠어요. 내일 아침에는 그놈들을 성 안에 있는 정원으로 데리고 가세요. 그래서 당신이 여태껏 죽인 자들의 해골과 뼈를 직접 보여 주세요. 그러면 생각이 좀 달라질 거예요."

해골더미를 목격한 두 순례자
 
 다음날 아침 거인은 또다시 마음을 굳게 먹고 지하 감옥에 갇혀 있는 그들을 데리고 정원으로 나갔습니다. 그는 정원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해골들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자, 이것들을 똑똑히 보아라. 이것이 뭔지 아느냐? 바로 너희들처럼 내 땅을 함부로 침입한 순례자들의 해골이란 말이다. 적당한 시기에 아주 잔인하게 찢어서 죽였지. 두고 봐라. 너희들도 앞으로 열흘안에 이런 해골 신세가 되게 해 주마."

또다시 '크리스챤'을 위로하는 '소망'
 
 지하 감옥으로 돌아온 '크리스챤'은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아무 음식도 먹지 못한 데다 매맞은 상처의 아픔이 너무 심해서 호흡조차 가누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망'은 또다시 '크리스챤'을 위로했습니다.
 
 "'크리스챤'씨, 내 얘기를 들어 봐요. 악마도 당신을 죽이지 못했고, 죽음이 드리워진 골짜기에서도 당신은 그 모든 위험을 이겨냈어요. 그리고 '허영의 도시'에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이 안나요? 선천적으로 나는 당신보다 약해요. 그런 나도 당신과 같이 이 더럽고 무서운 지하 감옥 속에 갇혀있다구요. 나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거인에게 맞아 심한 상처를 입었어요. 그리고 물 한 모금, 빵 한 조각도 먹지 못했다구요. 나도 당신처럼 아무런 소망도, 기대도 잃어버렸어요. 하지만 용기를 내요. 우리 끝까지 견디어 보자구요. 그리고 힘들 때 기도해요. 알았죠?"

'언약'의 열쇠를 지닌 '크리스챤'
 
 그런데 사람들이 가끔 어려움에 놓였을 때 갑자기 무언가를 생각해내듯이 '크리스챤'은 문득 무엇인가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아! 생각나는 게 있어요. 내 호주머니 속에 '언약'이라는 열쇠가 있어요. 이 열쇠로 이 감옥의 자물쇠를 열 수가 있을 거예요."
 
 "어서 열어봐요!" '소망'은 기대에 찬 목소리로 '크리스챤'을 재촉했습니다.
 
 한밤중에 거인의 아내는 갑자기 일어나 남편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그놈들이 열쇠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혹시 그 열쇠 때문에 소망을 가지고 그 모든 고통을 다 이기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거인 '좌절'은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군. 내일 아침에 다시 한번 그놈들을 살펴보리다.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까."라며 대답했습니다.

감옥문을 연 '언약'의 열쇠
 
 그러나 바로 그 순간에 '크리스챤'은 그가 가지고 있는 '언약'이라는 열쇠로 지하 감옥 문을 열고 있었습니다. 감옥문의 자물쇠는 아주 단단히 잠겨져 있어서 도저히 움직일 것 같지 않았습니다. '크리스챤'은 몸과 마음이 다 약해져 있었으므로 문을 여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한참 만에야 열쇠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자물쇠가 열렸습니다. 덜커덩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고 새벽의 이른 햇살이 감옥을 따사로이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또다른 위기에 직면한 두 순례자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덜커덩 하는 문소리에 깜짝 놀라 잠이 깬 거인이 소리쳤습니다.
 
 "빨리 가 봐요. 그들이 도망가나 봐요." 그의 아내는 다급히 말했습니다.
 
 '크리스챤'과 '소망'은 문을 열고 나와서 재빨리 달아났습니다. 그런데 도망가는 그들 앞에 엄청나게 큰 쇠문이 떡 버티고 서 있었습니다.
 
 "빨리 그 열쇠를 다시 한번 사용해 봐요."
 
 '소망'은 초조한 듯 말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때 뒤쫓아온 거인이 그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아! 이제는 다 틀렸어! 이제 우리를 구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어!" '크리스챤'은 체념한 듯 부르짖었습니다.

'불신의 성'에서의 극적인 탈출
 
 그런데 바로 그 때였습니다. 햇빛이 그 거인에게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햇빛을 받은 거인은 또다시 발작을 일으키면서 온 몸이 마비가 되었습니다.
 
 '크리스챤'과 '소망'은 이 기회를 틈타 재빨리 그 '불신의 성'에서 탈출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그들이 그토록 방황하고 고생했던 그곳에 이렇게 경고문을 세워놓았습니다.
 
 경고합니다.
 
 이 계단을 절대로 오르지 마시오.
 
 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무시무시한 '불신의 성'이란 곳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성에 들어가는 사람은 반드시 죽게 됩니다.


 경고문을 써놓은 그들은 다시 순례의 길을 순조롭게 갔습니다. 그렇지만 순조로운 길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제8장
암흑의 강(The Dark River)

'기쁨의 산맥'에서 변화된 '크리스챤'과 '소망'
 
 이제 '크리스챤'과 그의 다정한 친구 '소망'은 '기쁨의 선택'이란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 산맥을 보니 옛날에 '아름다움'이라는 성에서 보았던 바로 그 산맥이었습니다.
 
 '불신의 성'의 지하 감옥에서 지치고 더럽혀진 그들은 산맥에서 나오는 물로 온 몸을 깨끗이 씻었습니다. 그리고 과일 나무에 달려있는 온갖 과일들을 마음대로 따 먹었습니다. 그들은 이곳에서 거룩하게 변화될 수 있었습니다.

목자들의 도움을 바라다 본 '시온성'
 
 '크리스챤'과 '소망'은 길을 걷다 양을 치는 목자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그 양들을 아주 친절하게 산꼭대기까지 인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목자들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곳에서 이 망원경을 통해 보십시오. '시온성'이 아주 희미하게 나마 보일 것입니다."
 
 '크리스챤'과 '소망'은 망원경을 통해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망원경 속으로 보이는 것이 황금의 문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꿈속에서 그들이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지팡이에 기대고 서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앞으로 가야 할 순례의 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목자들이 두 가지 주의사항을 말해 주었습니다.
 
 첫째, 당신들에게 지나친 친절을 베풀며 아첨하는 자들을 주의하시오.
 
 둘째, 마법에 걸린 땅을 조심해서 지나가시오.

'무지'라는 꼬마의 아집
 
 '크리스챤'과 '소망'은 목자들을 떠나 계속해서 길을 걸어갔습니다.
 
 그들은 꼬불꼬불한 샛길에서 나오는 아주 명랑한 꼬마를 만났습니다. 그 꼬마의 이름은 '무지'였습니다. 그는 아침 무렵에 '교만의 나라'를 떠나 '시온성'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크리스챤'이 꼬마에게 타이르며 말했습니다.
 
 "얘야, '시온성'에 가려면 이 좁은 문을 통해서 들어와야 한단다. 넌 이곳으로 오지 않고 샛길로 들어왔어."
 
 "그렇지만 나는 다시 되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그 꼬마가 대답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렇다면 넌 천국의 문에 들어가기 위해 보여줄만한 것을 가지고 있니? 두루마리는 지니고 있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아니요. 그런거 필요없어요."
 
 "그런 것들이 없으면 넌 도둑이나 강도로 취급받을 텐데."라고 '크리스챤'은 경고했습니다.
 
 그러자 그 '무지'라는 꼬마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저씨들은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군요. 전 제가 믿는 종교를 따를테니 아저씨들은 아저씨네 종교나 잘 믿으세요."
 
 꼬마는 '크리스챤'의 말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그들은 뒤따라오는 그 꼬마를 상관하지 않고 길을 계속 걸어갔습니다.

어느 흰 옷 입은 사람의 친절
 
 한참을 걷다 보니 두갈래 길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어느 길을 선택해야할지 몰라 한참이나 망설였습니다. 그러던 중 그들은 천사처럼 보이는 흰 옷 입은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금 '천성문'으로 가고 있는 중이라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흰 옷 입은 사람은 "마침 잘 되었소. 나도 지금 그곳으로 가는 길이니 나를 따라오시오. 내가 인도하겠소."라고 아주 친절하게 말했습니다.

그물에 걸려든 두 순례자
 
 그러나 그가 인도하는 길은 굉장히 험했고 구불구불 굽어져 있었습니다. 그들은 당장에 그 길이 잘못 들어선 길임을 깨달았습니다.
 
 "아니, 이 길은 옳은 길이 아니잖소."라고 그들이 말하며 중단하려고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왜냐하면 숨겨져 있던 그물에 걸려들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그 그물을 빠져 나오려고 하면 할수록 더 얽혀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했던 흰 옷 입은 사람은 드디어 자기 옷을 벗어 버리고 정체를 드러냈습니다. 알고 보니 그는 아주 간사한 자였습니다. 그는 그물에 걸려있는 그들을 멸시하며 조롱했습니다.

그물의 위험에서 구출된 두 순례자
 
 만약 그물 속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그들을 어떤 광채를 띤 자가 나타나서 그물을 잘라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하루종일 고생을 했을 것입니다.
 
 "아첨하는 자들을 주의하라고 어떤 사람이 일러주지 않았습니까?
광채를 띤 자가 물었습니다. '크리스챤'은
 
 "양을 치고 있던 목자들이 말해 주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친절히 말하고 행동하는 그 자가 아첨하는 자인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무신론자'의 천국에 대한 불신
 
 그들은 또다시 그들이 가던 옳은 길로 되돌아갔습니다. 뒤에서는 '무지'라는 꼬마가 계속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중에 그들은 또다른 여행자를 만났습니다. '무신론자'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그들의 여행하는 목적을 듣고는 크게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참 딱도 하구료. 당신들이 얼마나 멍청한지 모르겠소. 이처럼 어렵고 힘든 여행을 하면서 결국에는 얻는 것이 하나도 없을 텐데,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왜 우리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시죠?"
 
 "왜냐구요? 천국이란 곳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나는 지난 20년 동안 천국을 찾느라 헤매고 다녔어요. 하지만 그런 곳은 그 어떤 곳에도 없더군요."라고 그 '무신론자'는 대답하고 나서 다른 길로 갔습니다.
 
 그러나 '크리스챤'과 '소망'은 목자들이 준 망원경을 통해서 그곳을 보았기 때문에 천국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마법의 땅'에서의 위기
 
 나는 그들이 어떤 계곡을 걸으면서 점점 피곤해하고 나른해하는 모습을 꿈 속에서 보았습니다. 그곳의 공기는 무척이나 습하고 탁했으며, 주변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길을 걷던 그들은 자꾸 하품을 하며 졸기 시작했습니다.
 
 "자꾸 눈이 감겨요. 우리 잠시 여기서 자고 갑시다. 피곤할 때 수면만큼 좋은 휴식은 없다구요. 잠깐 눈좀 붙이고 나면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을 거예요." 라고 '소망'이 말했습니다.
 
 '크리스챤'은 "큰일날 소리 하지 말아요. 만약 우리가 여기서 잠들게 되면 우리는 영영 깨어날 수 없어요. 여기가 바로 목자들이 말해 준 '마법의 땅'이란 말이에요."라고 충고했습니다.

'마법의 땅'을 지혜롭게 통과한 두 순례자
 
 '소망'은 지혜롭게 생각하지 못한 자신의 실언을 겸연언쩍어 했습니다.
 
 "고마워요. 만약 당신 없이 나 혼자 이 길을 지났더라면 난 분명히 죽고 말았을 거예요."
 
 "우리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며 졸음을 이겨냅시다." '크리스챤'이 크게 하품을 하며 제안했습니다. 그들은 대화에 열중하며 졸음을 쫓아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훨씬 가뿐한 발걸음으로 걷기 시작했고 재빨리 '마법의 땅'을 지날 수 있었습니다.

평화스러운 '휴식의 땅'
 
 한참 길을 걷다 그들은 또다시 '휴식의 땅'이라는 어느 마을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공기가 무척 상쾌했으며, 꽃은 활짝 피어 있었고, 새들은 즐겁게 지저귀고 있었습니다. 또한 태양이 하루종일 그 빛을 내뿜고 있었으며, 그 마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광채를 띄고 있었습니다. 그 마을은 바로 하늘 나라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크리스챤'과 '소망'이 뒤를 돌아다보니 하늘 위로 넓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그것은 마치 '불신의 성'의 형상과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다시 정면을 바라보니 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한 '시온성'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높게 솟은 탑과 성벽은 태양빛을 받아 찬란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빛이 너무 찬란하기 때문에 그들은 그것을 구름을 통해 보아야만 했습니다.

두 순례자를 가로막은 '암흑의 강'
 
 '이제 안심해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들은 눈앞에 보이는 광경 때문에 온 몸이 마비가 된 듯 꼼짝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가고자 하는 시온성 앞에 무시무시하게 깊은 '암흑의 강'이 흐르고 있었고, 그 강물 위에는 안개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좌우를 두리번거렸습니다. 그 때 강둑 위에 있던 어떤 사람들이 그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 강에는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없어요. 그러나 당신들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강을 건너야만 합니다."

강물 속에 빠진 '크리스챤'과 '소망'
 
 '크리스챤'은 헤엄을 못치기 때문에 무척 겁이 났습니다. 그러나 이제껏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걸어왔는데 이제와서 뒤로 물러설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크리스챤'은 몹시도 두려웠으나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강물로 뛰어들자마자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친구를 향해 외쳤습니다.
 
 "'소망'! '소망'! 날 좀 구해줘요. 물살이 너무 세서 빨려 들어가고 있어요!"
 
 '소망'은 '크리스챤'을 구해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강이 너무 깊어서 구해낼 수가 없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가 이제껏 겪은 두려움보다도, 심지어 '죽음이 드리워진 골짜기'에서 겪었던 소름끼칠 듯한 두려움보다도 더 무서운 공포감에 휩싸였습니다. 순간 짙은 암흑과 스산한 기운이 몰려왔습니다. 그 '암흑의 강'은 바로 죽음의 강이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 강물 속에서 빠져 죽는 것은 아닌가 싶어 두렵기만 했습니다.

택한 자를 끝까지 보호하시는 하나님
 
 그러나 그가 강물 속에서 고초를 겪는다고 해서 그것이 결코 하나님이 그를 버리셨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갑자기 짙은 안개 사이로 태양빛이 밝게 비쳤습니다. 태양을 본 그들은 새로운 용기를 얻었고, 강물도 점점 얕아져서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무사히 강을 건넜고 둑으로 올라갈 수가 있었습니다.

'무지'가 갖는 헛된 소망
 
 한편 '무지'라는 꼬마는 그들과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뒤쫓아 오고 있었습니다. 그는 순례자들이 겪은 고난을 절반 정도밖에 겪지 않았으며, 심지어 강에서는 발조차도 젖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헛된 희망'이라는 괴상한 나룻배 사공이 강을 건네 주었기 때문이었다.

시험에서 승리한 자의 감격
 
 강둑을 보니 광채나는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순례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기 좀 보세요. 저 사람들은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난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당신이 소망으로 가득차 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크리스챤'이 그의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소망'도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라구요."라고 말했습니다.

천성문에 도착한 두 순례자
 
 그들이 가고자 하는 성은 아주 높고 험한 언덕 꼭대기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주 빠르고 힘찬 걸음으로 달려 올라갔습니다. 그들은 영광스러운 동역자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면서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무지'를 환영해주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는 혼자 쓸쓸히 좁은 길을 올라갔습니다.
 
 순례자들이 드디어 성문에 도착했을 때, 천성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들이 도착했음을 이미 알고 마중나와 있었습니다. 순례자들은 또한 나팔부는 사람들의 마중을 받았는데,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는 그 나팔 소리는 하늘 나라에 널리 울려 퍼졌습니다.

성문 밖에서 탄식하는 '무지'
 
 그런데 '무지'가 성문 안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애원하자 성문에 있던 사람들은 '당신은 두루마리를 가지고 있습니까? 당신이 진정 올바른 길로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만 합니다."라고 말하며 그를 막았습니다.
 
 '무지'는 자신의 옷 속을 열심히 뒤져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에게는 증명해 보일만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는 천국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서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서 있었습니다. 얼마 안 있어 그는 탄식하며 돌아서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무지'를 볼 수 있었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하늘로부터 인정받은 두 순례자
 
 한편 '크리스챤'과 '소망'은 둘 다 두루마리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떤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그 두명의 순례자들은 이 곳에 있는 왕을 사랑하기 때문에 '멸망의 도시'에서 이곳까지 온 사람들이다."
 
 그 소리가 들리자 천국 문은 활짝 열렸고 그들은 기쁜 모습으로 들어갔습니다.

영원한 안식처로 들어간 순례자들
 
 번연은 계속해서 자신의 책에다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 순례자들이 금으로 포장된 길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머리에는 면류관이 씌어져 있었고, 거룩하게 변화된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하늘 나라에 있는 모든 종들이 영광스런 소리를 내며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크리스챤'과 그의 다정한 친구가 이제야 비로소 그들의 본향으로 돌아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이 문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자 그 문은 닫혔습니다. 그런데 깨어보니 이 모든 것들은 꿈이었습니다."

제9장
크리스티아나의 이야기(Christiana's Story)

'크리스티아나'의 회개
 
 나는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크리스챤'의 아내인 '크리스티아나'에 대해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흘린 눈물이 바다 만큼이나 많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남편이 천국에 같이 가자고 그토록 간절히 애원했건만 단호히 그것을 뿌리친 일에 대해 몹시도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친구이자 가장 사랑하는 남편을 잃어버린 셈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하늘나라 왕의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그 온갖 고통을 참고 견뎌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순례의 여정에의 초대
 
 이렇게 그녀가 깊은 사색에 잠겨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녀는 "만약 하나님의 이름으로 오신 분이시면 들어오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곳에는 웬 낯선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제 이름은 '비밀'입니다. 당신의 남편이 있는 하늘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죠. 제가 온 이유는 남편의 편지를 당신에게 전해주기 위해서입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건네받아 뜯어 보았습니다. 편지에서는 매우 향기로운 냄새가 났으며 편지의 내용은 모두 금으로 씌어 있었습니다. 그 편지에는 그녀의 남편인 '크리스챤' 자신이 겪었던 그 위험한 여행을 그녀와 네 명의 자녀들이 어서 시작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순례의 여정에 동참하는 '자비'
 
 그녀는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았습니다. '비밀'이라는 사람이 돌아가고 나자 그녀는 즉시 짐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행동을 보고 그녀의 두 이웃은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정신 나갔어요? 남자인 당신의 남편도 하기 힘들었다는 그 여행을 연약한 여자인 당신이 하겠다는 거예요?"하고 '겁쟁이'라는 이웃이 말했습니다.
 
 그러나 또다른 이웃 '자비'는 '크리스티아나'와 동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티아나'는 그 제안에 매우 기뻐했습니다.
 
 "나를 초청하신 분께서는 자비 베푸시기를 좋아하세요."

여정을 시작하는 여섯 명의 순례자들
 
 날씨도 마침 화창했기에 그들은 서둘러서 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자 두 명과 남자 아이들 네 명이 이제 좁은 문을 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남자 아이들의 이름은 '마태', '사무엘', '요셉' 그리고 '베드로'였습니다.

바알세불의 성에 도착한 순례자들
그들이 어느 성벽을 지나고 있는데 한쪽에는 푸른 초장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여러 가지 과일나무가 벽을 타고 탐스럽게 익어 가고 있었습니다.
 
 '크리스티아나' 아이들은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서 기어올라 과일을 따먹는 일에는 아주 능숙했습니다. '크리스티아나'는 철없는 아들들의 행동을 꾸짖었습니다. 만약 그 과일나무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았더라면 그녀는 아마 놀랐을 것입니다.
 
 바로 그 때 벽쪽에서 아주 괴상망칙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뜻하지 않는 위험의 시작
 
 '자비'는 너무 무서워 외쳤습니다. "아니 왜 저 사람들은 저렇게 사나운 개들을 기르는 것일까요?"
 
 "개들은 아마 묶여 있을 거예요." 아이들이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도 개가 갑자기 달려나와 물어뜯지나 않을까 하고 매우 두려워했습니다.
 
 다급한 마음으로 서둘러 길을 가는데, 웬 흉칙스런 괴한 두 명이 그들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당신들은 누구예요? 어서 비켜요! 우린 지금 갈 길이 바뿐 사람들이란 말이예요!"
 
 그들은 목에 감겨 있는 천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외쳤습니다. 그리고 피할 곳을 찾기 위해 사방을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러나 괴한들은 그들의 말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들에게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그들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괴한들의 위험에서의 극적인 구조
 
 그들의 외침을 성문의 문지기가 들은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그 문지기의 이름은 '선의'였는데 우리는 아마 그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문지기가 그들을 구해주기 위해 급히 뛰어나오자 그 괴한들은 담을 넘어 도망을 쳤습니다.
 
 "저 성은 바알세불의 성입니다. 저 개들은 의로운 순례자들만을 위협하는데 바로 바알세불이 저 개들의 주인이지요. 아까 그 괴한들은 그 놈의 부하들이구요. 이렇게 위험한 곳인데 왜 빨리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문지기가 말했습니다.
 
 "그 나쁜 괴한들이 이 좁은 문 주위에 숨어 있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라고 '크리스티아나'가 대답했습니다.

순례자들에게 나타난 새로운 인도자
 
 그러나 그들에게 구원의 손길은 곧 나타났습니다. 그들이 '해설자들의 집'에 이르렀을 때 해설자는 '용감'이라는 하인에게 그들의 길을 인도해 주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하인의 친절한 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크리스챤'의 싸움 현장을 목격한 순례자들
 
 다음날 아침에 출발한 그들은 '크리스챤'과 '악마'가 격투했던 지점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격투는 어땠어요? 싸웠던 골짜기는 넓었나요?" 아이들이 궁금한 듯이 물었습니다.
 
 "아니야, 그들은 이 좁은 곳에서 싸웠어. 이곳은 다른 어느 장소보다도 위험한 곳이야." '용감'이 이렇게 대답하고는 '크리스티아나'를 불러 말했습니다.
 
 "여기 좀 보세요. '악마'의 창들이 조각나 있어요. 피가 묻어 있는 이 바위가 바로 당신의 남편이 싸우다 갔다는 증거이지요."

안전하게 통과한 죽음이 드리워진 골짜기
 
 그들은 이제 악마가 득실거리는 죽음이 드리워진 골짜기에 다다랐습니다.
 
 그 골짜기에 대해 사람들은 여러 가지로 말은 하지만 그 골짜기를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정확히 어떤 곳이라고 말을 할 수 없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용감'은 한때 순례자들의 동행자였던 '두려움'에 대해서 들려주었습니다.
 
 "우리가 이 골짜기에 도착했을 때  난 그 친구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그 친구는 자꾸만 '괴물에게 난 잡혀먹게 될 꺼예요! 날 잡아 먹을거라구요!' 하면서 굉장히 무서웠거든요."
 
 그러나 그들은 '두려움'이나 '크리스챤'처럼 무서워하지 않고 수월하게 그 골짜기를 지나갔습니다. 왜냐하면 그때가 마침 대낮이라 태양이 밝게 비추고 있었으며, 또한 '용감'이 길을 잘 인도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순례자들 앞에 나타난 악마의 그림자
 
 그 때 갑자기 그들은 죽은 사람들의 음성과도 같은 소름끼칠 듯한 신음소리를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무서워 벌벌 떨었으며, 여자들의 얼굴도 하얗게 질려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 그들을 가로막는 한 그림자가 나타났습니다. 요셉이 외쳤습니다.
 
 "어머니, 저게 대체 뭐죠?"
 
 "저 놈은 아주 흉칙한 놈이야. 우리는 지금 너희 아버지가 겪었던 그 일들을 마찬가지로 겪고 있는 거란다. 너희 아버진 캄캄한 한밤중에도 이렇게 괴물이 우글거리는 곳을 용감히 혼자 지나가셨단다."라고 '크리스티아나'가 말했습니다.
'허영의 도시'에서 만난 괴물과의 싸움
 
 그곳을 무사히 통과한 그들이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허영의 도시'였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또 무슨 일을 당할지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곳 사람들이 몹시도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일년 중에 한번씩은 꼭 머리가 일곱 달린용의 모습을 한 괴물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을 다 죽여 버릴 것 같은 무시무시한 형상을 지닌 괴물이었습니다.
 
 '용감'은 그 괴물을 직접 만나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괴물은 굉장히 포악스럽게 날뛰었으며, '용감'을 보자 대단히 하찮은 존재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곧 그 괴물은 '용감'의 공격으로 인해 상처를 입었으며, 맹렬하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나중에야 안 일이지만 그 괴물은 상처가 너무 심해서 그만 죽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건이 있은 후 우리의 순례자들은 이제 그 '허영의 도시'에서 아무런 어려움도 겪지 않게 되었습니다.

'불신의 성'에서의 순례자들의 새로운 결단
 
 다시 길을 계속 가던 중 그들은 '불신의 성'으로 나있는 계단을 보았습니다. 계단을 바라본 '용감'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곰곰히 생각하기 위해 걸음을 우선 멈추었습니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강제로 권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선한 싸움을 싸워야만 합니다. 바로 이 성안에 있는 '좌절'이라는 거인과 싸워야 합니다. 자! 나와 함께 갈 사람 누구 없습니까?"
 
 "저희들이 가겠어요."라고 네 명의 소년들이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크리스티아나'는 매우 염려스러웠으나 아들들이 가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거인의 죽음과 '불신의 성'의 멸망
 
 '좌절'이라는 거인은 굉장히 힘이 세어서 아무도 그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용감'과 소년들의 도전을 받은 거인은 가소로운 듯 비웃었습니다.
 
 "'용감'이란 놈이 도대체 누구냐? 대체 어떤 놈이길래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내가 천사들도 이겼다는 사실을 모른단 말이냐?"
 
 거인은 커다란 몽둥이를 들고서는 성 밖으로 나왔습니다. 용감한 네명의 소년들은 거인을 넓은 곳으로 유인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옛날 다윗이 한 것처럼 물매와 돌을 가지고는 거인을 앞뒤로 포위했습니다. 그들의 돌세례를 받은 거인은 굉장히 지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마치 목숨을 몇 개라도 갖고 있는 고양이처럼 끈질기게 버티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용감'이 있는 힘을 다해 거인의 목을 칼로 베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거인의 아내인 '무기력함'도 물리쳤습니다. 그들은 두 세체를 돌더미 밑에다 묻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들 모두는 힘을 합해 '불신의 성'을 무너뜨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일은 일주일이나 걸렸습니다.

승리를 기뻐하는 순례자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은 '낙심'과 그의 딸 '공포'를 발견해 냈습니다. 그들은 굶주림에 지쳐 거의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두 사람은 아직 살아 있었습니다.
 
 그들 모두는 위험한 거인을 물리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크리스티아나'는 비올을 켰고, '자비'는 류트(lute)를 연주했습니다. 소년들과 '용감'은 춤을 추었습니다.
 
 그러나 '낙심'과 '공포'는 춤을 추는 것보다도 많이 굶주렸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 것이 더 급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티아나'는 그와 그의 딸에게 음식을 주었습니다. 음식을 먹은 그들은 점점 기운을 차려 이제는 완전히 건강을 회복하였습니다.

순례의 길에 동참하는 '진리의 용사'
 
 그들은 계속 길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얼굴이 피투성이인 어떤 사람이 칼을 내려 든 채 서 있는 모습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자신을 '진리의 용사'라고 소개하며 방금 세 명의 괴한들과 싸워서 이겼다고 말했습니다.
 
 "세 명을 혼자 다 물리쳤다니, 당신은 정말 용감하군요." '용감'이 놀란 듯 외치자 그가 말했습니다.
 
 "진리의 편에 서서 싸우는 자에겐 숫자의 많고 적음은 상관할 바가 못됩니다."
 
 "당신은 정말 대단한 일을 했소."
 
 '용감'은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그들은 '진리의 용사'의 상처난 곳을 정성껏 돌봐주었습니다.
 
 '용감'은 굉장히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정의로운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했으며, 또한 '진리의 용사'가 연약한 자신들의 동행자가 되어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들은 열명의 일행이 되었습니다.

고난이 따르는 순례의 길
 
 '용감'이 앞에서 길을 안내했고, 뒤에서는 '진리의 용사'가 검을 들고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이는 혹 악마나 괴한들이 공격해 올 때 그들과 맞서서 싸우며, 언제 당할지 모르는 고난 등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계속해서 걸었기 때문에 그들은 몹시도 지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길을 가는 동안 피곤해진 몸을 쉬어갈 만한 장소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그들이 걷고 있는 길은 진흙투성이었으며, 먼지 또는 심하게 났기 때문에 몇몇 아이들은 신발을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네 명의 아이들은 투덜대기 시작했고, 가쁘게 숨을 내쉬기도 하고 한숨을 내뿜기도 하면서 걸었습니다.

천국으로 인도하는 지도
 
 그들의 순례의 길을 힘들게 하려는지 밤은 어김없이 또 찾아 왔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들의 안내자인 '용감'은 지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천국에 가는 길이 자세히 그려진 지도였습니다. 그는 불을 켤 수 있는 부싯돌을 항상 가지고 다녔으므로 즉시 불을 켰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옳은 길을 찾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따금 그들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악마가 만들어 놓은 진흙탕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왕의 부름을 받은 '크리스티아나'
 
 그들은 드디어 '휴식의 땅'에 도착했고, 음식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크리스티아나는 그녀를 마중나온 사자(使者)를 만났습니다. 그 사자는 하늘나라 왕의 명령을 받고 왔는데, '크리스티아나'를 열흘 안으로 데리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들 앞에는 이제 모든 순례자들이 건너야만 하는 강이 출렁거리고 있었습니다. 물이 넘쳐 흐르는 곳도 있었고 어떤 곳은 아예 물이 메말라 있었습니다. '크리스티아나'는 이제 그의 가족과 일행들과 작별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강물 속으로 들어가며 이렇게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오 주님! 주께로 내가 지금 갑니다."

'진리의 용사'의 천국 입성
 
 "나는 '크리스티아나'의 자녀들이 그 강을 건너는 것을 보기 위해 기다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녀의 자녀들은 하나님께 부름받아 가기 전까지 '자비'와 '용감'과 같이 생활했었습니다."라고 존 번연은 꿈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며칠 후 왕의 사자는 '진리의 용사'를 데려가기 위해 또다시 찾아왔습니다. '진리의 용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검으로 나는 모든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 검을 하나님께 대한 나의 충성으로 얻게 되었습니다. 나는 상처난 이 몸을 하나님을 위한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표시로 가지고 갑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강물 속으로 들어가며 다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망아, 너의 승리는 어디에 있는가? 사망아, 너의 무기는 어디로 갔느냐?"
 
 그는 안전하게 강을 건너갔습니다.
 
 그를 축하하기 위한 나팔 소리가 하늘 나라에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II. 그리스도를 본받아

제1장
신령한 삶을 위한 교훈들

그리스도를 본받고 세상의 헛된 것을 버림에 대하여
 
 1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이는 그리스도의 말씀입니다. 진실로 우리의 영혼이 깨이기를 원하고 마음의 모든 암흑으로부터 구원받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이 말씀처럼 우리는 그리스도의 생각과 행동을 본받아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최선을 다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명상합시다.
 
 2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세상 어떤 위인들의 가르침보다 뛰어납니다. 그리고 그의 성령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 안에 숨겨진 만나를 분명히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리스도의 복음을 자주 듣는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영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교훈의 참 생명력을 온전히 깨닫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말씀을 진실로 이해하고 느끼려는 사람은 성령의 도움에 의지하여 자신의 삶을 전적으로 그리스도의 삶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3 만일 당신이 삼위 일체 하나님께 참으로 순종하지 않는다면 그것에 대하여 심오하게 논쟁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교만한 말은 인간을 거룩하게도 정당하게도 하지 못합니다. 오직 인간의 거룩한 삶만이 하나님 앞에서 소중한 것입니다.
 
 나는 삼위 일체의 뜻에 대하여 이론적으로 아는 것보다는 차라리 참회를 하고 싶습니다.
 
 설사 당신이 성경 전체를 외우고, 모든 철학자들의 교훈을 안다고 해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없다면 무슨 유익이 있겠습니까?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을 섬기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향하여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에 속한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4 그러므로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부를 추구하고 그것에 의지하는 것은 헛된 것입니다.
 
 명예를 추구하는 것 또한 헛된 일이고 높은 권력에 이르는 것도 헛된 일입니다.
 
 육체의 쾌락을 따르는 것과 그 쾌락을 위하여 공들이는 것도 헛된 일입니다. 또한 당신은 나중에 이 모든 것에 대하여 심판대에서 책임을 지게 될 것도 기억하십시오.
 
 오래 살기를 바라면서 가치있게 사는 것에 소홀히 하는 것은 헛된 일입니다.
 
 현재의 생활에 안주하여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 것도 무지한 일입니다.
 
 영원하지 못하고 곧 사라져 버릴 일에 당신의 사랑을 쏟고 영원한 기쁨이 머무는 곳으로 서둘러 가지 않은 것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5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아니하도다." 이 말씀을 항상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마음을 눈에 보이는 것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돌리십시오.
 
 육체에 속한 것들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그 자신의 양심을 더럽히게 되며 또 하나님의 은총을 끝내 잃어버리고 맙니다.

겸손에 대하여
 
 1 모든 사람이 지식을 구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마음에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이 없다면 그 지식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나님을 섬기는 겸손한 농부가 자기 자신의 참 모습을 등한시한 채 천체의 운행에 몰두하는 거만한 철학자보다 훨씬 낫습니다.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늘 겸손하므로 사람들의 칭찬에 쉽게 기뻐하지 않습니다.
 
 내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해도 내 안에 사랑이 없다면, 나의 행동에 따라 심판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그러한 지식이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2 과도한 지식욕을 버리십시오. 왜냐하면 그 안에는 많은 혼란과 속임수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남보다 더 배웠다는 사람들, 소위 지식인들은 자신이 지식인이라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어하고 현명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일에 급급해 합니다.
 
 이 세상에는 영혼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지식들이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자신의 구원을 위해 필요한 일보다 다른 일에 더 열중하는 사람은 매우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아무리 유창한 말이라 해도 영혼을 만족시키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선한 생활은 마음에 위로를 주고, 순수한 양심은 하나님 앞에 나설 수 있는 커다란 확신을 줍니다.
 
 3 세상의 지식을 많이 알고 있고 세상사를 잘 이해한다고 해도 당신의 생활이 그보다 거룩하지 않다면 당신은 그만큼 더 가혹하게 심판을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알고 있는 기술이나 학문에 스스로 자만하지 말고 그러한 지식으로 더욱 겸손하고 신중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십시오.
 
 당신은 여러 방면으로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당신이 모르는 것 또한 아직 많다는 사실을 깨달으십시오.
 
 자만에 빠지지 말고 자기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성경에는 당신보다 더 지혜롭고 훌륭한 사람임에도 평생을 겸손하게 살아간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왜 당신은 남들 앞에서 자신을 내세우며 교만한 모습을 보이십니까?
 
 만일 당신이 영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진리를 깨닫고 싶다면 사람들 앞에 나서는 떠들썩한 생활을 피하십시오.
 
 4 진실로 우리 자신의 참 모습을 아는 일이 가장 귀중하고 유익한 지식입니다.
 
 우리 자신을 과대평가 하지 않고, 항상 나보다 다른 사람을 중요하고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이 훌륭한 지혜이자 보다 완전함에 이르는 길입니다.
 
 혹 다른 사람이 공공연하게 죄를 짓거나 중대한 과실을 범하는 것을 보았다 해도 당신이 그들보다 더 나은 존재라고 생각하여 우쭐대지 마십시오. 당신이 언제까지 선한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갈지 결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연약한 존재들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누구보다도 더 약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진리의 가르침에 대하여
 
 1 사라져 없어지는 말이나 겉으로 드러난 사물의 모습에 의해서가 아니라 진리 그 자체로써 가르침을 받는 자들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성과 감각에 지배당하여 그로 인해 참 진리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쓸데없는 사소한 일에 대하여 논쟁하고 트집잡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그런 일을 모른다고 해서 우리가 최후의 심판날에 책망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유익이 되고 필요한 일을 무시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입니다. 또한 호기심에 이끌려 그 마음에 해를 끼치는 일에 정신을 쏟는 것도 어리석은 일입니다. 실로 우리에게 눈이 있으나 언제나 진리를 보지는 못합니다.
 
 2 생물의 종개념과 유개념에 대한 논리학자들의 피상적인 정의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영원한 진리를 말씀하신 그리스도를 소망하는 사람은 세상의 불필요한 개념에 미혹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말씀으로 만물이 생겨났고 만물은 그 뜻을 드러내 줍니다. 따라서 그 말씀이 시작이며 우리에게 진리를 알려 줍니다.
 
 그의 말씀을 모르는 사람은 진리를 올바로 이해하거나 정확히 판단할 수 없습니다.
 
 모든 만물이 다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사실을 아는 그 사람은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누리며 하나님 안에서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
 
 '진리이신 하나님, 저를 당신의 영원한 자비 속에 머물게 하소서, 세상의 많은 일을 읽고 듣는 것은 정말 지루한 일입니다. 제가 갖고 싶어하고 바라는 모든 것이 당신 안에서만 있게 하소서.
 
 세상의 현인들이 침묵하도록 하옵시고 모든 창조물이 당신 앞에서 잠잠케 해주소서.
 
 오직 당신만이 저에게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3 진실로 우리가 우리 자신의 영혼과 일치하고, 내적으로 순수할수록, 고귀한 진리를 아무 의심없이 이해하게 됩니다. 이는 하나님께로부터 지혜의 빛을 받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순수하고 거짓이 없는, 굳건한 영혼의 소유자는 그 어떠한 세상 일에 관련이 된다고 해도 결코 마음의 동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오로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고, 내적인 평안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무슨 일을 하든 그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오로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고, 내적인 평안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무슨 일을 하든 그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의 무절제한 감정보다 더 자신을 괴롭히고 고통을 주는 것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선하고 경건한 사람은 그가 행하는 어떠한 일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립니다. 결코 과도한 욕구에 이끌리지 않으며 올바른 이성적 사고에 입각해 모든 일을 처리합니다.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을 이겨내고, 보다 강한 영혼을 만들며, 그리고 거룩함 안에서 더 큰 성장을 하기 위해 늘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4 이 세상의 삶에서 절대적으로 완전한 것은 없습니다. 모두 제각기 불완전함을 그 안에 갖고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의 지식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당신 자신을 바로 아는 것이 그 어떠한 지식을 깊이 연구하는 것보다 더 확실히 하나님께로 향하는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세상의 지식을 비난해서는 안되며, 또한 지식의 추구를 게을리 해서도 안됩니다. 지식 그 자체는 선한 것이며 하나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다만 지식을 추구함에 앞서 선한 양심과 덕망있는 생활을 먼저 추구하십시오.
 
 그러나 세상의 대다수 사람들은 가치있게 사는 것보다 지식을 추구하는 데 더 마음을 쏟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기만당하기 일쑤고 결국 아무것도 거두지 못하며, 그들이 노력한 만큼의 이익도 얻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5 만일 사람들이 그들 마음에서 악을 뿌리 뽑고 덕을 심는 데 지식에 대한 열의만큼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토록 많은 고통과 불명예를 당하지 않을 것이고 또 교회에서 그렇게 많은 방종도 행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진실로, 심판의 날에 우리는 우리가 소유한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행한 일로 심판을 받습니다. 또한 얼마나 말을 잘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경건하게 살아왔는가로 심판받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있는 동안 학식면에서 명성을 떨쳤던 박사와 학자들이 지금 모두 어디에 있을까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세상 사람들은 각자의 삶에 분주한 나머지 그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살아 있을 때는 중요한 사람처럼 받들어졌으나  지금은 세상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사라져 버린 지 오래입니다.
 
 6 아, 얼마나 빨리 세상의 영광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까! 학식있는 사람들의 생활이 그들이 소유한 지식과 조금이라도 일치하였더러면 그들의 배움과 지식이 선한 목적으로 쓰여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등한시 하면서 이 세상의 헛된 지식의 논리로 갈등을 겪는 자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겸손한 사람보다는 존귀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결국 그들의 생각은 허망한 망상이 될 뿐입니다.
 
 참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려고 힘쓰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입니다.
 
 자기 자신을 겸손히 낮추고 세상의 온갖 명예에 대한 애착을 버리는 사람이 진실로 훌륭한 사람입니다.
 
 그리스도를 영접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속한 것을 한낱 쓰레기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진실로 현명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뜻을 고집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하는 사람이 참 지혜를 가진 사람입니다.

절제있는 행동에 대하여
 
 1 우리는 세상의 허다한 의견이나 말을 지나치게 신뢰해서는 안되고 오직 하나님의 뜻에 따라 모든 일을 주의 깊게 그리고 꾸준히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다른 사람의 선한 점보다는 나쁜 점만을 보려 하고 말하곤 합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인간의 약점입니다.
 
 완전한 사람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 쉽게 현혹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인간은 악에 기울기 쉽고, 말하는 가운데 늘 실수를 범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2 매사에 조급히 서두르지 않는 것이 훌륭한 지혜입니다. 또한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여기고 그것만을 무턱대고 내세우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말을 무조건 믿거나 혹 당신이 들었거나 믿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바로 전하지 마십시오.
 
 현명하고 양심적인 사람과 상의하고, 당신 자신의 생각만을 고수하기보다는 당신보다 나은 사람들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십시오.
 
 선한 생활은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에 따라 현명하게 하며, 여러 가지 일에서 많은 경험을 하게 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겸손하고, 하나님께 복종하는 사람일수록, 모든 일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이고, 더 큰 마음의 평안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성경 읽는 것에 대하여
 
 1 성경에서는 웅변에 필요한 구절이 아니라 진리를 찾아야 합니다.
 
 성경의 각 구절은 성경이 기록될 때와 똑같은 정신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훌륭한 연설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을 것이 아니라 영혼에 유익한 것을 찾아야 합니다.
 
 고상하고도 심오하며, 소박하면서도 경건한 이 책을 늘 즐겨 읽도록 하십시오.
 
 저자가 훌륭한 학식의 소유자였는지의 문제에 마음을 두지 말고 순수한 진리에의 사랑을 가지고 성경을 읽도록 하십시오.
 
 누가 이 말씀을 했을까 하는 물음보다 그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에 더욱 주목하십시오.
 
 2 인간은 언젠가는 죽고 말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불멸합니다. 하나님은 편애함 없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성경을 읽으면서 호기심만 발동시켜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그다지 고심할 문제도 아닌 것을 따지려 들고 그것에만 집착하려 합니다.
 
 만일 당신이 영혼의 유익을 얻고 싶으면 겸손하고 소박하며, 믿음이 가득찬 마음으로 성경을 읽으십시오. 결코 지식적인 면에서 존중받기 위해 읽지 마십시오.
 
 즐겨 물어보고 거룩한 사람들의 말씀을 조용히 음미해 보십시오. 신앙 선배들의 비유를 소홀히 여겨서는 안됩니다. 그 말씀은 결코 아무런 근거 없이 쓰여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박한 교제를 피함에 대하여
 
 1 당신의 마음을 모든 사람에게 내보이지 말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현명한 사람들과 당신의 일을 의논하십시오.
 
 젊은 사람들이나 낯선 사람들과는 자주 대화하지 마십시오.
 
 부자에게 아첨하지 말고 훌륭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겸손한 사람, 순수한 사람, 경건하고 덕망있는 사람들과 사귀고 그들과 함께 덕을 높이는 일에 대해 의논하십시오.
 
 이성과의 과도한 교제를 삼가십시오. 그러나 선한 여성의 덕을 기리십시오.
 
 오로지 하나님과 그의 천사들과 친해지도록 바라고 사람들과의 교제는 되도록 조심하십시오.
 
 2 우리는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대해야 하지만, 너무 친하게 지내다보면 이롭지 못할 경우가 많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이 전한 이야기만을 듣고 평가하다가 그것이 곧 경솔한 생각이었음을 깨닫기도 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교제를 나눌 때 그들을 기쁘게 하려고 생각하지만 우리 안에 있는 나쁜 성품으로 인해 오히려 그들을 불쾌하게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다변(多辯)에 대하여
 
 1 가능한 한 세상의 소란스러움을 피하십시오. 비록 진실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더라도 세상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우리의 영적 생활에 커다란 장애물이 됩니다.
 
 우리는 쉽게 허영에 빠지고 미혹당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는 말하고 나서 가만히 있었더라면, 혹은 이 모임에 나오지 안았더라면 하고 후회하기 일쑤입니다.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우리의 양심에 허물을 남길 수도 있는데 왜 침묵하기를 꺼리십니까?
 
 우리가 그렇게 열심히 말하려 하는 이유는 대화를 통해 서로 위안을 얻고자 하고, 온갖 생각으로 지친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자 함입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가 가장 사랑하거나 바라는 것에 대하여, 혹은 우리에게 가장 고통을 주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고 싶어합니다.
 
 2 그러나 슬프게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함으로써 얻어지는 위안은 아무 소용이 없는 헛수고에 불과합니다. 겉으로만 드러나는 위안은 내적이며 신성한 위안에 커다란 손실을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시간을 덧없이 흘려 보내지 않도록 늘 깨어 기도해야 합니다.
 
 당신의 말이 올바르고 꼭 필요한 것이라면 덕을 전하는 데 사용하십시오.
 
 그릇된 습관을 지니고 자신의 미덕을 게을리하다 보면 늘 무분별한 말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 마음 한 뜻으로 하나님 안에 모여서 영적인 일에 대한 대화를 즐겨하면 우리의 영적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평화를 누림과 은혜의 성장을 갈망함에 대하여
 
 1 우리의 권한 밖의 일로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쓸데없이 간섭하지 않는다면 마음의 참평안을 누릴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일에는 늘 참견하기를 좋아하면서 자신의 마음은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오랫동안 평안한 마음을 지닐 수 있겠습니까?
 
 진실로 소박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마음껏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2 몇몇 성인들이 그렇게 완전하고 명상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겠습니까?
 
 그것은 그들이 세속적인 욕망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온 정성을 다하여 자신을 하나님께 바칠 수 있었고 거룩한 명상에 열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정욕에 지배당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덧없는 일에 공연히 집착합니다.
 
 또한 우리 마음안의 아주 작은 결점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며, 매일 영적인 성장을 하려는 강렬한 욕구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영혼은 늘 냉담하고 미온적인 상태에 있습니다.
 
 3 그러나 우리 자신을 완전히 다스려 우리의 마음이 자유로워진다면 그때 우리는 신성한 것을 맛볼 수 있을 것이고 천국을 명상하는 경험도 가질 것입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가장 큰 방해물은 우리의 욕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성인들이 앞서 걸었던 완전의 길로 들어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소한 곤경에 처할 때 너무 빨리 좌절해 버리고 세상의 위로를 구합니다.
 
 4 만일 우리가 용기 있는 사람처럼 우리의 내적 싸움에 굳건히 서 있는다면 하늘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승리를 위해 우리를 연단시키시는 하나님께서는 용기와 은혜를 예비하고 계십니다.
 
 만일 영적인 삶에서의 우리의 발전이 형식으로만 그친다면 우리의 경건한 생활은 쉽게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정욕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도끼로 그 뿌리를 자르면 우리는 영혼의 안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5 해마다 우리 안에 있는 작은 결점들을 하나씩 뿌리 뽑아 나간다면, 우리는 곧 완전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종종 우리의 마음이 점차 퇴색되어 가는 걸 느낍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신앙 생활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신앙 고백 후보다 고백전이 더 순수했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열심과 덕망을 매일 증가시켜야 합니다. 지금, 처음에 품었던 열심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대단히 희망적입니다.
 
 우리가 처음에 조금만 더 노력하고 애쓴다면 후에는 쉽게, 그리고 기쁜 맘으로 모든 일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6 우리에게 익숙한 것을 버리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우리 자신의 뜻과 반대로 행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사소하고 쉬운 일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
 
 그릇된 버릇으로 더 큰 곤경을 당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그러한 성향을 억제하여 좋지 못한 버릇에 빠져들지 않도록 하십시오.
 
 아, 만일 당신이 내적 평화에 흠뻑 젖음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나눌 그 기쁨을 생각해 보았다면 당신은 더 많은 훈련으로써 당신의 영적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고난의 유익에 대하여
 
 1 때때로 어려움과 고난을 만나는 일이 유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이나 고난은 우리들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그 괴로움으로 인해 세속적인 일에 마음을 두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다른 사람에 의해 반박당하기도 하고 우리의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해를 받기도 하는데 이러한 일이 그리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고난은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며 허영에서 벗어나게 해 줍니다. 주위 사람들의 멸시와 비난으로 우리의 마음이 실망으로 가득찰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존재를 인식하고 내적인 평화를 얻고자 그를 찾습니다.
 
 2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서 위안을 얻고자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하여야 합니다.
 
 선한 사람이 고통과 유혹, 혹은 사악한 생각으로 괴로워할 때, 그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필요를 더욱 실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없이는 어떠한 선도 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는 자신이 겪는 고통 때문에 슬퍼하고 울부짖으며 기도합니다.
 
 그는 생활의 피곤함에 지친 나머지 그리스도와 함께 하고 싶은 간절함으로 죽음에 대해서조차 초연해집니다.
 
 또한 이러할 때에 그는 이 세상에는 완전한 안정과 충만한 평화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여 하나님만을 바라봅니다.

유혹을 극복함에 대하여
 
 1 우리 인간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끊임없이 시련과 유혹을 당하게 됩니다.
 
 "지상에서 인간의 삶은 유혹의 삶이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유혹을 조심해야 하고 악마의 속임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늘 기도하며 깨어 있어야 합니다. 악마는 쉬지도 않고 삼킬만한 자를 찾으러 두루 돌아다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결코 어느 누구도 완전하고 거룩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때때로 유혹을 받고 있으며 이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2 비록 유혹을 당하게 되면 고통스럽고 슬프기는 하나 이것은 우리에게 유의하기도 합니다. 유혹을 통하여 인간은 겸손해지고, 순수해지며 깨우침을 받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성인들은 수많은 시련과 유혹을 참고 극복하였으며 그로 인해 큰 유익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참고 견디지 못한 사람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아 타락하고 말았습니다. 이 세상은 시련이나 유혹이 없을 만큼 그렇게 거룩하지도 못하고 그것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곳도 없습니다.
 
 3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 유혹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인간은 악의 본성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유혹의 근원은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한 가지 유혹이나 시련이 사라지면 곧 다른 시련이 닥쳐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행복한 상태에서 타락했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통을 받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혹에서 벗어나려고 하나 슬프게도 더 깊은 유혹에 빠져들고 맙니다.
 
 단지 피하는 것만으로 유혹을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인내와 진실한 겸손을 가지면 모든 적보다 강해질 수 있습니다.
 
 4 겉으로만 유혹을 피하려 하고 그 근본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내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 유익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내 유혹에 말려들어 전보다 더 심한 어려움에 봉착했음을 절감하게 될 것입니다.
 
 점차 참을성을 갖고 인내로써 하나님의 도움을 의지하면 당신의 힘과 당신 자신의 억지로 극복해내는 것보다 더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유혹을 받을 때 자주 조언을 구하고, 유혹 당한 자를 무관심하게 버려 두지 마십시오. 처지를 바꾸어 놓고 생각해보아 당신이 위안받고 싶은 만큼 그대로 그에게 위로를 베푸십시오.
 
 5 모든 악한 유혹의 시작은 마음의 변덕과 하나님을 적게 신뢰하는데서 비롯됩니다.
 
 키 없는 배가 물결을 따라 이리저리 떠다니는 것처럼 모든 일에 부주의하고 목적이 희미한 사람은 여러 모양으로 유혹을 받습니다.
 
 불이 쇠를 시험하듯 유혹은 올바른 사람을 시험합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유혹을 겪고 나면 우리 자신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유혹이 시작될 때 주의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유혹이라는 적이 우리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면 그것은 쉽게 물리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유혹이 처음에 마음문을 두드릴 때 완강히 저항하십시오.
 
 이런 까닭에 시인 오빗은 "처음에 저항하라, 늦게 되면 어찌할 도리가 없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유혹이라는 적은 처음에는 어렴풋한 형상으로 다가오지만 점차 선명하고 달콤한 곳으로 우리를 이끌어 결국에 가서는 유혹을 즐기고 그것에 동의하게 합니다.
 
 따라서 유혹의 적에 대항하는 데 시간을 오래 끌면 끌수록 우리는 내적으로 점점 더 강퍅해지고 유혹이라는 적은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6 어떤 사람들은 신앙 생활 초기에 커다란 유혹을 당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마지막에 가서 유혹에 빠져 괴로워합니다. 혹은 평생 동안 유혹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이 예정한 지혜와 공평에 따라 쉽사리 유혹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형편과 가치에 따라 하나님께서 선택한 사람들의 구원을 위하여 모든 것을 명령하시기 때문입니다.
 
 7 그러므로 우리는 유혹을 받을 때에 실망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더욱 열심히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시련 속에서도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사도 바울이 '사람이 감당할 시험밖에는 너희에게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은 허락치 아니하시니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이제 어떠한 시련과 유혹을 당할지라도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품안에 우리의 영혼을 맡깁시다. 하나님께서는 겸손한 영혼을 구하시고 그러한 자를 높이십니다.
 
  8 인간은 유혹과 고통 속에서 얼마나 큰 유익을 얻을 수 있는가를 분명히 알게 됩니다. 시련을 겪은 자의 보상은 더욱 크고, 그의 은총은 한결 빛납니다.
 
 사람이 유혹과 고통을 느끼지 않을 때 열심히 믿고 간절히 기도하는 것은 그다지 훌륭한 일이 못됩니다. 그러나 곤경 속에서도 인내로 참을 수 있다면 그때야 비로소 풍성한 은총 속에서 강건해지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커다란 유혹으로부터는 제외되었으나 매일 일어나는 작은 유혹을 당하더라도 잘 극복합니다. 결론적으로 겸손한 사람들은 큰 유혹을 당하지 않으며, 아주 작은 일로 인해 쩔쩔매지도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하는 일에 대하여
 
 1 사랑 없이 표면적으로 행하는 선행은 아무런 유익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이름으로 행한다면, 비록 보잘것없고 멸시받을 만한 것이라도 아름답고 풍성한 결실을 맺게 됩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선행을 행했는가보다 얼마나 많은 사랑을 임했는가를 판단하시기 때문입니다.
 
 2 사랑을 많이 소유한 자일수록 더욱 선한 일을 도모합니다. 그는 자기 자신의 유익보다 공동체를 위해 일하는 것을 더 기뻐합니다.
 
 선행이 사랑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으나 때로 이기적 욕구에 비롯된 것이 더 많습니다. 보상에 대한 기대, 자신의 이익의 추구 등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3 진실하고 완전한 사랑을 가진 사람은 결코 자기 자신의 이익을 구하지 않고 오로지 하나님의 영광을 높일 수 있기만을 바랍니다.
 
 그는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 것도 시기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에게서 기쁨을 찾지 아니하며 하나님을 기쁘게 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는 선한 일을 사람에게로 돌리지 아니하고 전적으로 하나님께 돌립니다. 이는 만물이 하나님을 근원으로 진행되므로 하나님 안에서만 고귀한 열매를 이루어 평안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 그러므로 진실한 은총의 불꽃을 한 점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은 모든 지상의 일은 헛된 것으로 가득 차 있음을 분별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결점에 대하여
 
 1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행실이 고질적인 것이라면 하나님이 그것을 바르게 고쳐 주실 때까지 인내로써 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이러한 일이 당신이 겪어야 할 시험과 인내에 훨씬 유익한 것이라 여기십시오.
 
 이러한 인내 없이는 우리의 선한 행동은 그다지 값진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곤경에 처했을 때 하나님께서 당신을 도와주시기를 간구하고 그것을 기꺼이 견디어 낼 수 있도록 기도하십시오.
 
 2 혹 어떤 사람에게 한두 번 충고를 하였으나 그 사람이 그것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과 논쟁하지 마십시오. 다만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모든 종들로부터 그의 이름이 영광받도록 하십시오.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이 악한 것을 선한 것으로 바꾸십니다.
 
 다른 사람들의 결점이 무엇이든지간에 그러한 결점을 너그러이 받아 들이십시오. 당신도 다른 사람들이 용납해야 할 결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 자신의 잘못도 제대로 바로 잡지 못하면서 어떻게 모든 일에서 다른 사람들이 당신이 원하는 대로 따라와 주기를 바라십니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실수를 지적하지만 우리 자신의 실수는 묵인하려 합니다.
 
 3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잘못에는 엄격하지만 우리 자신의 실수에는 너그럽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결점이 아무런 말없이 감추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스러워 하나 우리 자신의 잘못은 감추어지기를 원합니다.
 
 남들에게는 엄한 시선이 있기를 바라지만 우리 자신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벗어나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우리를 공평한 저울에 올려놓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작은 허물도 없이 지극히 완전한 존재라면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의 어떤 것을 참아야 합니까?
 
 4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가진 짐을 서로 나누어 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에 흠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각자 자신의 짐을 지고 있지 않은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그 자신에 대해서 충분히 만족해할 사람은 없으며 그 자신에 대해 현명하다고 자부할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의 잘못을 너그러이 보아 주고, 서로 위로해 주며, 돕고, 깨우쳐 주고, 충고하며 격려하기를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처한 역경은 그 사람이 얼마나 훌륭한 덕과 힘을 지녔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역경은 사람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참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경건한 성인들의 행적에 대하여
 
 1 성인들의 거룩한 행적에 대하여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은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참으로 완전한 사람이었으며 참 신앙을 지닌 자들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오늘날 우리가 행하는 것들은 얼마나 보잘 것 없습니까?
 
 우리의 생활이 그들의 생활에 비교된다면 우리의 삶은 아무 것도 아닐 것입니다.
 
 성인들과 그리스도의 사도들은 배고픔과 목마름 속에서, 추위와 헐벗음 속에서, 수고와 피곤 속에서, 철야와 금식 속에서, 기도와 명상 속에서, 많은 박해와 모욕 속에서도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2 주의 사도들, 순교자들, 신앙 고백자들, 동정녀들, 그리고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좇으려고 하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끊임없는 시련과 혹독한 고난을 받았는지 아십니까?
 
 그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이 세상에서의 삶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경건한 성인들이 황야에서 얼마나 엄격한 규율에 따라 자신의 삶을 절제하며 지냈는지 아십니까? 얼마나 끈질긴 유혹을 참아내었으며 얼마나 자주 사단에게 모진 핍박을 받았는지요! 그럴 때마다 그들이 얼마나 간절한 기도를 드렸는지요! 얼마나 엄한 절제를 했는지요! 얼마나 그리고 주의깊게 그들의 영적인 발전에 노력했는지요! 그들의 정욕을 극복하기 위하여 얼마나 강한 싸움을 했는지요! 하나님을 향하여 그들은 얼마나 순수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했는지요!
 
 그들은 낮엔 일했고 밤에는 끊임없는 기도를 올렸습니다. 일하면서도 그들은 영적인 기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3 그들은 모든 시간을 유용하게 보냈으며, 하나님을 섬기는데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명상 속에서 느낀 커다란 향긋함으로 육체의 피곤함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모든 부와 명예와 친구들과 친척들까지도 포기하였습니다. 세상에 속해 있는 것들은 갖기를 거부하였습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약간만 취하였습니다. 심지어 자신들의 몸에 필요한 것을 취하는 데도 주저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세상 사람들이 볼 때는 가난하였지만 내면적으로는 하나님의 은총과 위로로 활기에 넘쳤습니다.
 
 4 그들이 비록 세상에서는 나그네와 같은 존재였으나 하나님께는 가장 절친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무가치하게 여겼고 세상 사람들에게는 멸시당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하나님의 눈에는 고귀하고 사랑받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진실한 겸손을 품고 순종의 생활을 했으며, 사랑과 인내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매일 영적인 충만함에 젖어 있었고, 하나님으로부터 큰 은총을 얻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경건한 사람들에게 산 모범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앙의 냉담함에 빠져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길을 잃고 방황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미래의 영혼의 안식처를 추구하도록 자극을 주었습니다.
 
 5 아, 그들의 종교적인 열의가 얼마나 깊었는지요!
 
 그들의 기도에 대한 헌신은 얼마나 컸던가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덕을 쌓으려는 그들의 생은 얼마나 대단했던가요! 얼마나 엄격한 규율을 잘 지켰는지요! 선배들의 지도 아래 얼마나 깊은 존경과 순종으로 모든 것들을 준수했는지요!
 
 지금까지도 전해지는 그들의 발자취는 그들이 진실로 거룩하고 완전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그들은 세상과 열심히 싸워서 세상을 굴복시켰습니다.
 
 우리는 죄인이 아니면 그것으로 만족해 하고 엄한 규율을 인내로써 참고 견디면 장하게 여깁니다.
 
 아, 이 시대는 냉담함과 태만함으로 가득차 있으며 우리에게서 옛 성인들의 열정을 찾아 보기란 힘듭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방치해 둘 정도로 나태와 무관심에 빠져 있습니다.
 
 이제 당신은 경건하고 헌신적인 신앙인들의 교훈을 접했으니 덕을 쌓아가겠다는 소망이 당신 안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십시오.

신실한 신앙인의 실천에 대하여
 
 1 신실한 신앙인의 생활은 온갖 미덕으로 가득 차 넘쳐야 합니다. 그러할 때 내면과 외면이 일치된 완전한 인격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실한 신앙인은 당연히 겉으로 드러나는 선보다 내면에 감추어진 선이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지켜 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디에 있든지 하나님을 극진히 존경하며 하나님 앞에서 천사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마치 신앙 생활의 첫날인 것처럼 날마다 우리의 목적을 새롭게 하고 더 큰 열정을 품고 다음과 같이 기도해야 합니다.
 
 "나의 하나님! 나를 도와주셔서 선한 뜻을 가지고 당신의 거룩한 일을 하게 하옵소서. 내가 지금까지 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오니 오늘 이 순간부터 완전한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 주옵소서."
 
 2 우리가 계획하는 목적에 따라 우리의 영적인 성장의 성공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더 많은 영적인 성장을 거두려면 보다 정성을 들여야 하고 꾸준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확고한 결심을 지닌 사람도 종종 실패를 경험하는데 아무런 목적도 없고 게다가 굳은 결심마저 서지 않았다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를 핑계로 우리가 결심한 바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적인 각성을 하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게되면 우리의 영혼에 적지 않은 손해를 가져오게 됩니다.
 
 의로운 사람들은 목적을 정할 때 그들 자신의 지혜를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을 의지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권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므로 자신에게 닥친 모든 문제를 하나님께 완전히 맡깁니다.
 
 사람이 그의 생각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것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운명의 열쇠는 인생 자신에게 있지 않습니다.
 
 3 만일 경건한 행동이나 우리 형제들의 이익을 위하여 우리가 늘 행하던 자기 수양을 하지 못했다면 이는 후에 쉽사리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태한 마음이나 무관심으로 인해 그러한 훈련을 가벼이 생각하고 단념해 버렸다면 그것은 하나님께 큰 죄를 범하는 것이고 우리의 영혼에 상처를 입힐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합시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러 가지 일에서 너무나 쉽게 실패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괴롭히는 실패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확고한 목표와 단호한 행동 방침을 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부지런히 내면 생활과 외면 생활을 살펴보아 완전무결하도록 해야 합니다. 인간의 내면과 외면 모두 다 영적 발전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4 당신의 마음을 계속해서 가다듬을 수 없다면 적어도 하루에 아침, 저녁, 한 번씩은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아침에 당신의 선한 목적을 정하고, 저녁에 그 날 하루를 돌이켜보아 당신이 무엇을 했나, 당신의 말과 행동과 생각에서 어떻게 처신 했는지를 자세히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반성을 하면서 아마도 당신은 하나님과 이웃들에게 때때로 잘못을 범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악마의 사악한 공격에 대항하는 용사처럼 크게 분발하십시오. 그리고 분방한 생활로 이끄는 욕망을 억제하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육신을 사로잡는 모든 욕망을 더 잘 제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절대 게으름을 피우지 마십시오.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기도를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이웃을 위하여 좋은 일을 하도록 노력하십시오.
 
 이러한 것들을 신체적인 훈련에 적용할 때 분별 있게 해야 하며, 다른 모든 사람들과 똑같이 해서는 안됩니다.
 
 5 공동적인 훈련이 아닌 것은 조용히 혼자 하십시오. 개인적인 훈련은 혼자 하는 것이 더욱 안전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개인적인 경건 훈련을 항상 준비하되 개인적인 경건 훈련으로 공동의 훈련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해야 할 일을 다 충실히 그리고 신뢰있게 한 후에 여가가 있다면 당신의 경건에 대하여 살피십시오.
 
 모든 사람이 다 같은 종류의 영적 훈련을 쌓을 수는 없습니다. 이 사람에게 유용한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는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건의 훈련은 시기에 따라 적절히 행해져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일하는 날에 적합하고, 어떤 사람들은 경건한 날에 적합합니다.
 
 유혹받을 때, 그리고 평화로움과 고요 속에 있을 때의 훈련은 제각기 합당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일은 우리가 침울할 때 또 어떤 일은 우리가 주 안에서 기뻐할 때 생각해야 선한 결실로 이끕니다.
 
 6 중요한 축하일이 있을 때, 훈련은 새로워져야 하고 경건한 사람들의 기도는 더욱 열렬히 올려져야 합니다.
 
 절기 때마다 우리는 마치 이 세계를 떠나 영원한 천국 잔치의 세계로 가려는 것처럼 선한 목적을 세워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조심스럽게 경건한 때를 대비하여 준비하고, 더욱 경건하게 살아가며, 우리가 지켜야 할 모든 일을 정확히 준수함으로써 우리 수고에 대한 하나님의 상급을 받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7 만일 그 상이 늦어진다면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때에 우리에게 계시하실 그 큰 영광을 받을 자격이 아직은 부족하고 준비 또는 미흡하다고 생각합시다. 그리고 천성을 향한 보다 나은 우리의 출발을 위하여 더 열심히 준비하도록 노력합시다.
 
 "주인이 와서 깨어 있는 것을 보면 그 종들은 복이 있으리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주인이 띠를 띠고 그 종들을 자리에 앉히고 나와라 수종하리라."라고 복음서 기자 누가는 말했습니다.

고독과 침묵을 즐기는 것에 대하여
 
 1 홀로 적당한 시간을 찾아 하나님의 인자하심에 대해 자주 명상을 하십시오.
 
 단순한 호기심의 충족이나 지식을 채우기 위한 독서보다는 마음에 깨우침을 줄 수 있는 책을 가까이 하십시오.
 
 필요없는 잡담을 피하고 괜한 시간을 소비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소식과 소문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선한 일을 명상하는 데 충분하고 적당한 시간을 찾을 것입니다.
 
 일찍이 위대한 성인들은 가능한 한 사람들과의 무익한 교제를 피하고, 은밀한 가운데 하나님을 섬기기를 원했습니다.
 
 2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마다 전보다 더 못한 사람이 되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우리도 종종 사람들과 오랫동안 대화하다 보면 이 철학자의 말이 옳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꼭 필요한 말을 하는 것보다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밖에서 잘 처신하는 것보다 집안에 조용히 있는 것이 더 쉽습니다.
 
 그러므로 내적이고 영적인 삶을 얻으려는 사람은 붐비는 사람들로부터 떠나 예수님과 함께 동행해야 합니다.
 
 집에 기쁘게 머물 줄 아는 사람이 밖에서도 잘 처신할 수 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침묵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안심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순종하는 자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제대로 다스릴 수 없습니다.
 
 기꺼이 복종할 줄 아는 사람만이 안전하게 명령할 수 있습니다.
 
 3 선한 양심의 증거를 갖고 잇지 않은 사람은 온전히 즐거워할 수 없습니다.
 
 성인들은 안전함 속에 거하면서도 그 마음은 항상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으로 가득찼습니다.
 
 그들은 은총이 넘쳐 흘렀고 아름다운 덕으로 빛났음에도 더욱 신앙을 굳게 지켰고 겸손하였습니다.
 
 그러나 선하지 못한 사람들의 안전은 교만과 뽐내는 데서 비롯되므로 결국 이로 인해 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비록 당신이 성실한 신앙인이거나 경건한 수도사라 해도 이 세상의 삶에서 당신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4 훌륭한 지위에 있었고 존경받는 사람들이었다고 할지라도 지나친 자기 확신 때문에 큰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러므로 완전히 시험에서 벗어나기보다 시련을 자주 겪는 것이 더 유익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안일함에 빠지고 교만으로 가득차게 되며, 세속적인 위안에 너무 쉽게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일시적인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고, 이 세상의 일에 집착하지 않는자는 얼마나 선한 양심을 지니게 되겠습니까!
 
 세상의 온갖 헛된 걱정을 잊고, 오직 하늘에 속한 거룩한 일과 영혼의 경건에 도움이 될만한 것을 생각하며, 하나님께 전적으로 자기 자신을 맡기는 사람은 얼마나 참된 마음의 평안을 간직하게 되겠습니까!
 
 5 누구든지 자기 자신을 깊은 통회심으로 끊임없이 연단시키지 않는 한 천국의 위로를 받을 가치가 없습니다.
 
 만일 당신이 진실로 통회하기를 원한다면, 은밀한 방으로 들어가 이 세상의 소란스러움을 피하십시오. 성경에도 "너의 방에서 슬퍼하여라"라고 하였습니다. 당신은 그 방에서 바깥 세상에서 잃어버렸던 것을 찾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은밀한 방에 자주 찾아갈수록 그 방을 더욱 좋아하게 될 것이나 멀리하면 할수록 점차 그 방이 싫어지게 될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신앙 생활 초기부터 은밀한 방을 즐겨 찾는다면 그곳은 당신에게 진실한 친구가 될 것이고 가장 기쁜 위안처가 될 것입니다.
 
 6 경건한 영혼은 침묵과 고요 속에서 영적 유익을 얻고 말씀의 영묘한 뜻을 깨닫습니다.
 
 그 영혼은 침묵과 고요 속에서 매일 밤 자신의 영혼을 정화시키는 눈물의 강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침묵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과 더 친밀하게 되고 모든 세속적인 시끄러움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는 사람이나 친구로부터 자신을 멀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다가가실 것입니다.
 
 자신을 내보이지 않고 영혼을 돌보는 사람은 세상에서 비록 경이스런 업적을 이룩했더라도 그 영혼을 경시하는 사람보다 훨씬 고귀합니다.
 
 사람이 좀처럼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그 자신을 자랑하여 칭찬받는 일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는 높임을 받을 만한 일입니다.
 
 7 왜 당신은 가져서는 안될 것을 소망합니까? 세상은 사라져 없어지고 욕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지나가면 감각적 욕망은 우리를 밖으로 떠돌아 다니게 하고 당신에게 무거운 양심의 가책과 상처받은 마음만을 안겨줄 뿐입니다.
 
 유쾌하게 내딘 발걸음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변해 돌아오고, 즐거운 저녁이 슬픈 아침을 만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모든 육체적 쾌락은 처음에는 달콤하고 향기롭게 느껴지나 마침내는 우리 자신을 물고 찔러 죽게까지 만듭니다.
 
 당신이 여기에서 볼 수 없는 것을 다른 곳 어디에서 볼 수 있겠습니까? 하늘과 땅과 모든 피조물들을 보십시오. 이 모든 것은 다 지음받은 것입니다.
 
 8 해 아래 머무는 것중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것이 그 무엇입니까?
 
 아마도 당신은 이 땅에서 완전한 만족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당신이 눈 앞에 있는 모든 것을 본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헛된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당신의 눈을 들어 가장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께 두고, 당신의 죄와 태만을 용서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십시오.
 
 헛된 것은 헛된 사람에게 넘기십시오. 당신은 오직 하나님께서 명령한 하늘의 일을 마음 속에 품어야 합니다.
 
 당신의 방문을 닫고 당신이 사랑하는 예수님을 부르십시오.
 
 그분과 함께 당신의 방안에 머무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이 세상이 주는 평화와 비교할 수조차 없는 매우 커다란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침묵하기를 즐기며 헛된 소문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더 큰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세상의 보잘것없는 소식을 듣고 그를 즐거워한다면 당신은 이로 인해 항상 마음의 불안을 갖게 될 것입니다.

죽음을 명상함
 
 1 이 세상에서 당신은 언제 죽을지 모릅니다. 당신은 내세에서의 당신의 모습이 어떨까 생각해 보셨습니까?
 
 오늘 여기 살아 숨쉬고 있지만 내일이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 마음에서도 쉽게 잊혀집니다.
 
 아, 오로지 현재의 삶에만 집착하여 다가올 세상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않는 인간의 우둔함이여!
 
 당신이 오늘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모든 생각과 행동을 사리에 맞게 하십시오.
 
 당신이 깨끗한 양심의 소유자라면 죽음을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죽음을 피하는 것보다 죄를 피하는 것이 훨씬 유익합니다.
 
 만일 오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내일은 어떻게 준비가 되겠습니까?
 
 내일은 불확실합니다. 내일까지 당신이 살아 있을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2 우리의 삶이 선한 방향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오래 사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오래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을 더 의미있게 하는 것보다는 우리의 죄를 더 크게 하니 이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아, 단 하루라도 이 세상에서 가치있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신앙 생활 기간을 중요시하나 사실 그들이 이룩한 개선의 열매는 그와 비례하지 않습니다.
 
 죽는 것이 두렵다고 느낀다면, 오래 사는 것은 더 위험한 것으로 느낄지도 모릅니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히기보다 늘 죽음의 시간을 생각하고 그것에 초연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의 죽음을 보았을 때 당신도 같은 길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십시오.
 
 3 아침이 되면 저녁 전까지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저녁에 오면 다음날 아침까지 살아 있을거라고 확신하지 마십시오.
 
 그러므로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당신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사이에 죽음을 맞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우리가 생각하지 않는 때에 오실 것입니다. 그 마지막 시간이 올 때 당신은 지난 전생애에 대해 전혀 다른 견해를 갖게 될 것이고 너무 부주의하고 무가치한 삶을 살았다는 사실에 탄식할 것입니다.
 
 4 아, 죽음의 순간에 자기가 바라던 모습의 삶을 발견하는 사람은 얼마나 현명하고 행복하겠습니까!
 
 이 세상에 대해 완전히 미련을 버리고, 미덕을 지니고 살아가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기고 올바른 규칙을 지키고, 고통을 참아내며 회개하고 기꺼이 순종하고,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어떠한 고통이라도 견디는 것이 우리가 행복하게 죽을 것이라는 커다란 확신을 줄 것입니다.
 
 육신이 건강할 때는 선행을 많이 행할 수 있지만 아플 때는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순례를 많이 한다고 해서 거룩해지지 않듯이 질병을 통하여 나아지는 사람과 마음을 고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5 영혼의 구원 문제를 친구들이나 친척들에게 맡기지 말고 뒤로 미루지도 마십시오. 사람들은 당신이 아는 것보다 더 일찍 당신을 잊어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자주 살피는 것이 좋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기다리는 것 보다 미리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당신이 자신의 영혼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누가 그것을 대신해 주겠습니까?
 
 지금 현재의 이 시간은 매우 귀중한 때입니다. 지금이 구원의 날이며 지금이 은혜받을 때입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당신은 소중한 삶을 살아야 할 때 시간을 너무 헛되이 보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당신의 영혼을 위해 하루 아니, 한시간이 아쉬워질 그 때가 올 것입니다.
 
 6 아,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죽음을 계속해서 두려워한다면, 얼마나 큰 위험에서 당신을 구원할 수 있으며, 얼마나 큰 두려움에서 당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므로 죽음의 시간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 수 있도록 이 세상에서의 삶에 연연해 하지 마십시오.
 
 자유롭게 예수님을 향해 가기 위해서 모든 지상의 것에 집착하지 않는 법을 배우십시오.
 
 7 회개함으로 육신을 정결케 하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영원한 삶을 확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 무지한 자여! 당신은 오늘 하루도 기약할 수 없으면서 왜 오래 살려고만 생각하십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다가 갑자기 죽어갔습니까?
 
 당신은 이러한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지 않습니까? 어떤 사람은 살해되고, 어떤 사람은 물에 빠져 죽고, 또 다른 사람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 처참하게 죽고, 한 사람은 먹다 죽고, 또 한 사람은 놀다 죽었다라는 얘기를 말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불에 타 죽고, 어떤 사람은 칼에 찔려 죽고, 어떤 사람은 역병으로 죽고, 어떤 사람은 강도에게 살해되어 죽습니다.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고, 사람의 목숨을 그림자처럼 갑자기 사라집니다.
 
 8 당신이 죽을 때 누가 당신을 기억할 것이며 누가 당신을 위해 기도해 주겠습니까?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의 힘이 닿는 일이라면 있는 힘을 다하여 실행하십시오. 당신은 언제 죽을지 모르며 또한 죽은 뒤에 당신에게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즉시 시간을 내어 영혼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오로지 영혼의 구원만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일에만 관심을 두십시오.
 
 하나님의 사도들을 존경하고, 그분들의 행적을 본받아 당신의 친구로 삼으십시오. 당신의 종말에 그분들이 당신을 영원한 안식처로 인도할 것입니다.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은 나그네와 순례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며 이 세상의 일에 소망을 두어서는 안됩니다.
 
 당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여 하나님께로 향하십시오. 이 세상에서는 당신이 머무를 만한 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죽은 뒤에 당신의 영혼이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께로 향할 수 있도록 매일 간절히 기도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우리의 성실한 삶에 대하여
 
 1 항상 깨어 있어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십시오. 당신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또 왜 이 세상을 떠나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안에서 영적인 사람을 소망한 까닭이 아니었습니까?
 
 그러므로 열심을 내어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십시오. 당신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또 왜 이 세상을 떠나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영적인 사람을 소망한 까닭이 아니었습니까?
 
 지금 이 세상에서의 수고가 당신에게 영원한 생명의 기쁨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당신이 선한 일을 함에 있어 신앙으로 열심히 한다면 틀림없이 하나님은 그에 상응하는 후한 상급을 주실 것입니다.
 
 당신은 분명히 승리한다는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태만하거나 교만해지지 않도록 지나친 확신은 삼가십시오.
 
 2 어떤 사람이 두려움과 희망 사이에서 늘 방황하다가 한번은 슬픔에 짓눌려 어떤 교회의 제단 앞에 나아가 겸손히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오, 저는 이제껏 고집만 부리고 살아왔습니다." 그때 마음속으로부터 하나님의 대답을 들었습니다. "네가 그것을 깨달았다면 이제 무엇을 하려느냐? 지금 네가 하려고 했던 그것을 해라. 그러면 너는 구원받을 것이다."
 
 이 말씀에 위로와 힘을 얻은 그 사람은 전심전력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실행하였고, 그러자 이제껏 그를 괴롭혀 왔던 걱정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후로 그는 앞으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세상적인 호기심을 버렸고, 하나님의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여러모로 선한 일을 행하였습니다.
 
 3 "여호와를 의뢰하여 선을 행하라. 땅에 거하여 그의 성실로 식물을 삼을지어다"라고 예언자가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직면한 고통이나 싸움을 두려워하며 회피하려 들기 때문에 영적인 발전과 삶의 개선을 꾸준히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고통을 극복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자들은 마음의 덕을 계속해서 발전시킵니다.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영혼을 순결하게 지키는 사람은 더 큰 은총을 누릴 것이고 자신을 보다 성숙시킬 수 있습니다.
 
 4 그러나 모든 사람이 똑같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영적인 발전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열심히 믿고 분주하게  뛰어 다니는 사람이, 온화하나 거룩함을 추구하는 데 게으른 사람보다 더 미덕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삶을 개선시키는 데 필요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악을 좇으려는 우리 안에 있는 자연적인 본성을 제거하는 것과 우리가 소망하는 덕을 위해 열심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생활 중에 다른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일이 없도록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5 무엇을 하든 당신의 영혼에 유익이 되는 것을 본받으십시오. 그리고 어떤 선한 일을 보거나 들었을 때 그것을 본받기 위하여 노력하십시오.
 
 그러나 당신이 질책해야 마땅한 일들을 보았다면 본대로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혹시 어느 순간에 그 일을 행했다면 즉시 고치도록 노력하십시오.
 
 당신의 눈이 다른 사람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듯이 다른 사람들도 당신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아, 그리스도의 형제들이 신앙 안에서 예절바르게, 모범적인 규율생활을 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답고 기쁜 일입니까! 반면, 자신들의 거룩한 사명에 마음을 집중시키지 못하고 방황과 방탕함 속에서 헤매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입니까!
 
 그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의 선한 목적은 무시한 채 자신들과 상관없는 일로 바쁘다면 그것은 얼마나 해로운 것입니까!
 
 6 당신의 신앙 고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우리 영혼을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히신 크리스도를 항상 기억하십시오. 당신이 비록 오랫동안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살아왔다 하더라도 아직 당신은 하나님께 당신 자신을 온전히 드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거룩한 일생을 돌이켜보면서 부끄러움을 느낄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거룩한 생애와 수난을 생각하며 진심으로 자기 자신을 연단하는 신앙인은 그 안에서 자기에게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것을 충분히 찾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찾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습니다.
 
 아, 만일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마음 속에 임하신다면, 우리는 얼마나 빠르고 완전하게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까요!
 
 7 성실하고 경건한 신앙인은 자신에게 위임된 모든 일을 잘 받아들이고 견디어 냅니다.
 
 그러나 게으르고 냉담한 신앙인은 시련에 시련을 거듭하여 모든 면에서 고통을 받습니다. 그러한 사람은 내적인 위안이 없으므로 외적인 위안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규율을 지키지 않으며 자기 주장대로 사는 사람은 늘 영혼의 위기감을 맛보게 됩니다.
 
 자유로움과 안일만을 찾는 사람은 끊임없는 불안 속에서 살 것입니다. 이는 세상적인 일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8 우리의 입술과 마음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에만 열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만일 당신이 먹고 마시고 잠자는 일에 연연해하지 않고 항상 하나님을 찬양하며 영적인 훈련을 쌓는다면 현재보다 훨씬 더 행복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무슨 특별한 공로나 잘나고 화려함보다도 오로지 영혼의 영적인 깨달음을 중시하십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우리 인간은 그것을 모른 채 살아갑니다.
 
 9 우리가 사람들로부터 위안을 구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영적인 진리를 체험할 때 하나님을 완전히 알게 되고 그때 비로소 이 세상의 어떠한 요구에도 자신을 온전히 지킬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때에는 세상적인 소유의 많고 적음이나 권세의 명예 따위의 높고 낮음에 슬퍼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한 사람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속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므로 절대자이신 하나님 안에서 모든 일을 처리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모든 만물은 결코 소멸되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으므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 또한 이러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10 항상 당신의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십시오. 잃어버린 시간은 절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조심하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절대로 미덕을 닦을 수 없습니다.
 
 당신이 경건한 일에 냉담함과 냉소적인 시선을 가진다면 늘 사악함이 뒤따라 다닐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영혼을 하나님께 맡기면 평화를 찾을 것이고, 하나님의 은총과 미덕을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 모든 고통을 가볍게 느낄 것입니다.
 
 열심히 믿고 부지런한 사람은 모든 일에 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는 것보다 악과 욕정을 거부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작은 잘못을 등한시하는 사람은 점점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됩니다.
 
 당신이 하루의 낮 시간을 유익하게 보냈다면 즐거운 저녁을 맞이할 것입니다.
 
 당신 자신을 항상 살펴보고, 격려하고,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어떠한 일을 한다 해도 당신 자신의 문제에 대해 소홀히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직 경건함으로 당신 자신을 엄격히 다스릴수록 보다 영적인 생활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아멘.

제2장

깊고 그윽한 영성을 위하여

영에 속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1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의 온 마음을 주님께로 향하고 이 비참한 세계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당신의 영혼이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
 
 마음을 더럽히는 외적인 현상에 현혹되지 말고 영혼을 다스리는 내적인 것에 헌신하십시오. 그리하면 그대 안에 하나님의 왕국이 임함을 느낄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평화와 기쁨이므로, 거룩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당신 안에 그리스도를 위한 가장 합당한 자리를 마련하십시오. 그리하면 그리스도께서 임하시어 그대를 위로해 주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모든 영광과 아름다움은 안으로부터 우러나는 것이고 그분은 위로와 참된 평화 속에서 교제를 즐기십니다.
 
 2 오, 믿음이 깊은 영혼이여, 신랑되신 그리스도를 위해 당신이 손수 준비하여 그분을 맞으십시오.
 
 주께서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저에게 와서 거처를 저와 함께 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영접하시고 이 세상의 어떠한 피조물에게도 마음을 빼앗기지 마십시오.
 
 당신이 그리스도를 영접하면, 영혼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분은 앞일을 미리 아는 지혜자 이시므로 모든 일에서 신실하게 당신을 도우십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사람을 신뢰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은 쉽게 변하고 금새 실망을 안겨 주지만 그리스도는 영원하시므로 늘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 동행하십니다.
 
 3 어떤 사람이 우리에게 유익이 되고 소중하다 해도 그는 연약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니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면 안됩니다. 혹 누군가가 당신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고 당신의 일을 방해할지라도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오늘 당신 편인 사람들이 바로 내일 당신에게 반기를 들고 대항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바람처럼 쉽게 방향을 바꾸어 이랬다 저랬다 변하기를 잘합니다.
 
 오직 한 분, 하나님만을 신뢰하십시오. 그분을 경외하고 사랑하십시오. 그분이 당신에게 응답하실 것이고 모든 일을 선하게 이끄실 것입니다.
 
  이 땅에는 영원히 거할 처소가 없으므로 어디에 있든지 당신은 이방인이요, 순례자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그리스도를 영접지 않으면, 결코 영혼의 안식을 얻을 수 없습니다.
 
 4 이 땅이 당신의 안식처가 아닐진대 왜 이곳에서 헤매이고 있습니까? 당신의 소망은 마땅히 본향인 하늘 나라에 있어야 하고, 지상에 속한 모든 것들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만물은 사라지게 되고 당신도 이와 마찬가지로 곧 사라지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일시적인 것에 집착하여 멸망의 길로 들어서지 마십시오. 당신의 생각을 영원한 하늘 나라에 두고, 그리스도를 향하여 끊임없이 자비를 구하는 기도를 드리십시오.
 
 만약 당신이 하늘에 속한 거룩한 것들을 생각할 수 없다면,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을 생각하고 그의 거룩한 발자취를 묵상해 보십시오.
 
 당신이 주 예수의 거룩한 고난을 항상 염두에 둔다면 시련 속에서도 커다란 위안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당신을 경멸한다 해도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며 비방의 말들도 쉽게 참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5 그리스도께서도 이 세상에 있는 동안 사람들의 멸시를 수없이 받으셨으며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 그리소 중상 모략을 당했을 때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제자들로부터도 버림을 당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기꺼이 고난을 감수하셨고 멸시받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어찌 다른 사람을 원망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의 주위에는 원수들과 모략하는 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친구나 동조자가 되어 주기를 원하십니까?
 
 만일 당신이 어떠한 역경도 극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인내의 면류관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만일 당신이 어떠한 어려움도 겪으려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리스도의 친구가 되겠습니까?
 
 그리스도와 더불어 동행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을 겪어 내십시오.
 
 6 당신이 단 한번만이라도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신비에 완전히 몰입되어 그의 불타는 사랑을 조금이나마 맛보았다면 자기 자신의 유익이나 손실에 대해 문제삼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당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소리에 기뻐할 것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면 지극히 겸손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와 그의 영원한 진리를 사모하는 사람, 참된 신앙인과 자신의 감정을 잘 절제하는 사람은 자유로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고 영적으로 자신을 잘 다스리며, 기쁘게 안식할 수 있습니다.
 
 7 모든 사물을 남들이 말하거나 평가하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판단하는 사람은 진실로 현명한 사람이며 하나님의 교훈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내적인 생활을 하며 외적인 일들을 경시하는 사람은 종교적인 의식을 행하기 위해서 특별한 장소나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영적인 사람은 자신을 쉽게 뒤돌아 볼 수 있는데 이는 그가 외적인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사람은 평상시의 일이나 업무에 의해 방해받지 않으며, 주어진 어떠한 일에도 자신을 잘 적응시킬 수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이 잘 정리되어 있고 준비가 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이상하고 잘못된 행동에 신경쓰지 않습니다.
 
 외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그만큼 방해를 받고 혼란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8 당신이 내적으로 충실하여 모든 죄에서 해방된다면 모든 것이 당신에게 선이 되고 발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아직 세상의 외적인 것들로 인해 불쾌해 하고 괴로워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는 아직 당신이 자기 자신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모든 세속적인 것들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피조물에 대한 불순한 사랑보다 인간의 마음을 더럽히고 어지럽히는 것은 없습니다.
 
 만약 당신이 이 세상에서 오는 외적인 평안을 경시한다면 하늘 나라의 일들을 명상할 수 있으며 내면적인 기쁨도 자주 맛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선하고 평화로운 사람이 되려면
 
 1 먼저 당신 자신부터 평화로운 사람이 되도록 힘쓰십시오. 그러할 때 당신은 다른 사람을 평화롭게 할 수 있습니다.
 
 평화로운 사람은 학식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선을 행합니다.
 
 성미가 급한 사람은 선한 일마저도 그릇되게 만들며 쉽사리 악에 몰두해버립니다.
 
 선하고 평화로운 사람은 모든 것을 선으로 바꿉니다.
 
 그 마음이 평화로운 사람은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늘 불만이 가득하고 마음이 산만한 사람은 갖가지 의심으로 시달림을 당합니다. 이러한 사람은 그 자신도 마음의 평온을 갖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평온을 가져다 주지 못합니다.
 
 또한 종종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빠뜨리고 지나쳐 버립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소홀히 합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일에 일일이 간섭하기보다 먼저 당신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렇게 할 때 당신은 이웃의 행복에 대해서도 열의를 갖게 될 것입니다.
 
 2 당신은 자신의 행위를 변명하고 합리화시키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남의 변명은 잘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 자신을 책망하고, 주위의 형제를 변호해 주는 일이 더 옳은 일입니다.
 
 만일 다른 사람이 당신의 잘못을 용납해 주기를 바란다면 당신도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납해 주어야 합니다.
 
 당신이 진정한 자비와 겸허를 얼마나 등한시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진정한 자비와 겸허함을 지닌 사람은 그 어떤 사람에게도 성내거나 분개하지 않고 단지 자기 자신만을 돌아봅니다.
 
 선하고 온유한 사람들과 사귀는 일은 그다지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일은 당연히 모두에게 즐거운 것이고, 모든 이는 누구나 평화를 누리고자 하며,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완고하고 심술궂고 난폭한 사람들, 혹은 우리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은 큰 은총이며 칭찬할만하며 장한 일입니다.
 
 3 스스로 평화롭게 지내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도 평화롭게 지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평화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평화를 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골치아픈 존재이지만 그들 자신에게도 괴로움을 줄 뿐입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도 평화를 누리며 남들에게도 평화를 가져다 주려고 노력합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갖는 평화는 역경을 회피함으로써 얻어지는 것보다 그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임으로 생기는 평화가 더 값진 것입니다. 그러한 사람은 자신을 정복한 사람이고, 세상의 주인이며, 그리스도의 친구이자 하늘 나라의 상속자가 되는 것입니다.

순결한 마음과 단순한 의도에 관하여
 
 1 사람은 두 날개, 즉 단순성과 순결성이라는 날개에 의해 세속적인 일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의도는 단순해야 하고 우리의 마음은 순결해야 합니다. 단순성은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게 하고 순결성은 하나님의 참뜻을 이해하게 합니다.
 
 만약 당신이 내적으로 무절제한 감정으로부터 자유롭다면, 어떠한 선한 행위도 당신을 방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오직 하나님의 뜻과 이웃의 이익만을 구하고자 한다면, 당신은 완전한 내적 자유를 향유할 것입니다.
 
 만약 당신의 마음이 진실하고 올바르다면, 모든 피조물들은 당신에게 삶의 거울이 될 것이요. 신성한 교훈이 담긴 책이 되어 줄 것입니다.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는 피조물이라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2 당신이 진실로 내면적으로 선하고 순수하다면 아무런 장애 없이 모든 사물을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순결한 마음은 천국과 지옥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잘 헤아리는 사람은 이와 마찬가지로 바깥 사물들도 제대로 판단합니다.
 
 그러므로 순수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틀림없이 이 세상의 온갖 기쁨을 향유할 것입니다. 반면 사악한 양심을 지닌 사람은 끊임없는 고통과 고난을 받게 될 것입니다.
 
 불에 들어간 철이 녹을 벗고 선명한 붉은 빛을 띠며 뜨거워지듯이 전적으로 하나님께 자신을 맡긴 사람은 타락한 영혼에서 벗어나 새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3 신앙에의 열의가 식게 되면 사람들은 작은 수고도 두려워하며. 외적인 편안함만을 얻고자 합니다.
 
 그러나 일단 자기 자신을 완전히 극복하고 하나님의 길로 당당히 걸어가기 시작하면 이전에 부담스럽게 여겨졌던 모든 일들도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있습니다.

자기성찰(自己省察)에 관하여
 
 1 우리는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신뢰해서는 안됩니다. 이는 우리에게는 은총과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은총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것은 보잘 것 없는 것에 불과하며 우리는 그것마저도 태연함으로 인해 쉽사리 잃습니다.
 
 또한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내적으로 무지한지 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악을 행하고 그 행위에 대해 변명하다가 더욱 나쁜 악을 행합니다.
 
 우리는 종종 정욕에 따라 움직이고서 그것을 열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사소한 잘못은 비난하면서도 우리 자신의 더 큰 허물들은 간과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로 인해 겪은 고통이나 손해 등은 민감하게 느끼지만 우리 때문에 다른 이들이 겪는 어려움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습니다.
 
 자신의 모든 면을 살피고 올바르게 숙고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가혹하게 평가하려고 분주하지 않습니다.
 
 2 내적 생활에 충실한 신앙인은 다른 모든 문제에 앞서 자신의 영혼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집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부지런히 돌아보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관해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만일 당신이 다른 사람들의 문제에는 일일이 간섭하면서도 자신을 세심하게 돌아보지 않는다면, 당신은 결코 내적으로 경건해질 수 없습니다.
 
 당신이 전적으로 하나님과 자기 자신에게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외적인 어떠한 일에도 결코 동요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을 때 당신의 상태는 어떠했습니까?
 
 주변의 모든 일에는 잡다한 신경을 쓰면서 자신의 일을 경시한다면 무슨 유익이 있겠습니까?
 
 진실로, 참된 마음의 평화와 하나님과의 완전한 연합을 바란다면 모든 문제를 뒤로 제쳐놓고 다만 자기 자신만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3 당신이 세상에서 비롯되는 일시적인 근심과 염려에서 벗어난다면 영적으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이 세상에 속한 일시적이고 덧없는 것에 보다 큰 가치를 부여한다면 오히려 영적으로 퇴보만 거듭할 따름입니다.
 
 하나님과 하나님 안에 있는 것 외에는 그 어떠한 것도 당신에게 중요하거나 가치있거나 즐겁거나 만족한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피조물로부터 받는 모든 평안을 헛된 것으로 여기십시오.
 
 하나님을 사랑하는 영혼은 하나님 이외의 모든 것을 하찮게 여깁니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이 영원하시고 무한히 위대하시며 모든 피조물들을 채워 주십니다. 그분만이 우리 영혼의 위로자이시며 우리 마음의 참된 기쁨이십니다.

선한 양심을 가진 기쁨에 대하여
 
 1 선한 사람의 영광은 선한 양심을 나타내는 데 있습니다.
 
 선한 양심을 지니십시오. 그러면 영원한 기쁨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선한 양심은 그 어떠한 것도 참아내며 역경 속에서도 즐거워하나 그릇된 양심은 항상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비난받을 일 없이 완전하다면 당신은 달콤한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
 
 죄인들은 결코 진정한 기쁨을 맛볼 수 없으며 내적인 평화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악인에게는 평강이 없다."
 
 죄인들이 "우리의 마음은 평화롭다. 아무런 악도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누가 감히 우리를 해치려 하겠는가?"라고 말하더라도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홀연히 분노를 일으키시면 그들의 행위는 무효로 돌아가게 되고 그들의 생각은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2 환난 가운데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일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영광 돌리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들로부터 받은 영광은 단지 한 순간에 불과하며 이 세상의 영광은 슬픔을 동반합니다.
 
 선한 사람의 영광은 그의 양심에 있지 결코 뭇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말에 있지 않습니다. 의인의 기쁨은 하나님과 하나님 안에서와 그 진리 안에서 나온 것이지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진실하고 영원한 영광을 바라는 사람은 순간적인 헛된 영광에 미련을 두지 않습니다.
 
 순간적이고 세상적인 영광을 좇아 다니는 사람은 천국의 영광을 알지 못하는 자들입니다.
 
 마음의 평온을 즐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찬사나 비난을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3 순수한 양심을 가진 사람은 어떠한 일에서든지 만족을 찾고 항상 평온을 누립니다.
 
  당신이 남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다고 해서 더 거룩해지지도, 또 비난을 받았다고 해서 더 비천해지지도 않습니다.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당신일 뿐이며 하나님 앞에서 실제의 당신보다 더 높이 올려질 수 없습니다.
 
 당신이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그다지 개의치 않을 것입니다.
 
 사람은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의 마음을 보십니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행위로 판단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의 의도를 재어 보십니다.
 
 항상 올바르게 행동하고 자신을 낮추어 생각하는 것은 겸손한 영혼의 증거입니다.
 
 세상의 피조물에게서 오는 위로에 의지하지 않음은 성결한 마음과 내적인 확신을 나타내는 징표입니다.
 
 4 자신의 문제에 관해 외부로부터 어떠한 증언도 구하지 않는 사람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자신을 맡겼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옳다고 인정을 받는 사람은 자기를 칭찬하는 자가 아니라, 오로지 주께서 칭찬하시는 사람이니라."
 
 내적으로 하나님과 동행하고, 외적으로는 이 세상에 대한 애착으로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 영적인 사람이 갖추어야 할 모습입니다.

그리스도와의 친밀한 교제에 대하여
 
 1 그리스도와 함께 하면 모든 일이 순탄하나 그리스도와 함께 하지 않으면 모든 일이 어렵게 됩니다.
 
 그리스도가 우리의 마음에 임하시지 아니하면 세상의 어떠한 위로도 도움이 안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친히 말씀해 주시면 커다란 위안을 느끼게 됩니다.
 
 마르다가 막달라 마리아에게 "주께서 오셔서 너를 찾으신다"라고 말했을 때 그녀는 울던 곳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그리스도가 우리를 부르시어 영적인 기쁨을 주실 때처럼 행복할 때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스도가 함께 계시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고되겠습니까! 당신이 그리스도가 아닌 세상의 다른 것에 집착함이 얼마나 어리석고 헛된 일인지요!
 
 이는 당신이 전 세계를 잃는 것보다 더 큰 손실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2 그리스도 없는 세상이 당신에게 어떤 즐거움과 유익을 주는지요?
 
 그리스도와 동행하지 않는 삶은 고통스런 지옥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삶은 달콤한 천국과 같습니다.
 
 만일 그리스도가 당신과 함께 한다면 세상의 어떠한 적도 당신을 해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찾은 사람은 가장 귀한 보배를 찾은 것이며, 지극히 높은 선을 발견한 사람입니다.
 
 반면 그리스도를 잃은 사람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잃는 것보다 더 큰 손실을 입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는 가장 가난한 사람이고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이는 가장 부유한 사람입니다.
 
 3 그리스도와 대화를 나누고 그리스도와 교제하는 법을 아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지혜입니다.
 
 겸손하고 화평한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하면 그리스도가 당신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
 
 경건하고 온화한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하면 그리스도가 당신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외적인 일들에 마음을 쏟는다면 그리스도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그분의 은총을 잃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당신 자신으로부터 그리스도를 몰아내어 그를 잃게 된다면 누구를 피난처로 삼겠으며 또 누구를 친구로 삼겠습니까?
 
 친구는 우리의 위안자가 되므로 친구 없이 당신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가 당신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지 못한다면 당신은 슬프고 외로울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믿거나 그에게서 기쁨을 찾는 일은 참으로 온전치 못한 행동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뜻을 좇음으로 인해 이 세상에서 고통을 당한다 해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우리에게 사랑스런 모든 것들 중에서 그리스도만을 특별히 사랑하도록 하십시오.
 
 4 그리스도를 위하여 모든 이를 사랑하고 또 그를 사랑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하게 사랑받으실 만한 분이시며, 세상의 어떤 친구들보다도 선하시며 신실하십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친구뿐만 아니라 원수들까지도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이 모든 이들이 그를 알고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하십시오.
 
 결코 혼자서만 칭찬받거나 사랑받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이는 오직 하나님께만 속한 일이며 그분과 같은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온 마음을 바치기를 바라거나, 당신의 마음을 바쳐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데 힘쓰지 마십시오. 오직 당신과 모든 선한 사람들 마음 안에 그리스도만이 거하시도록 하십시오.
 
 5 내면적으로 순수하고 자유로운 마음을 갖도록 하여 어떠한 피조물에도 마음이 얽매이지 않도록 하십시오. 당신이 그리스도께서 얼마나 좋으신 분인가를 자유로이 생각하고 알기 원한다면, 꾸밈없는 모습과 순수하고 열린 마음으로 그분을 향해 가십시오.
 
 진실로 당신이 그의 은총에 의해 이끌려지지 않는다면 결코 모든 것에서 해방되지 못하며 그분과 하나되는 기쁨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우리에게 임하면 우리는 능력있는 자가 되나 그의 은총이 사라지면 이내 보잘 것 없고 연약한 존재가 되어 오직 형벌과 응징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에서 놓이더라도 당신은 결코 낙담하거나 실망하지 마십시오. 다만 하나님의 뜻에 따라 굳게 서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 인내하십시오. 겨울 뒤에 봄이 오고, 밤이 지난 후에 아침이 오며, 태풍이 지난 뒤에 잔잔한 고요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위로가 부족함에 관하여
 
 1 하나님의 위로를 받고 있을 때 인간의 위로를 경시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이 주는 위로나 하나님의 위로 없이 지낼 수 있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기꺼이 모든 것을 배척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나 자신의 공로를 세우기 위하여서는 아무것도 구하거나 원치 않을 수 있다면 이는 실로 대단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임하여 당신이 기쁘고 경건해진다면 이 얼마나 위대한 일입니까? 이 시간은 바로 모든 사람들이 소망하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임한 사람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어떠한 장애도 받지 않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무거운 짐을 대신 짊어지심으로 우리의 걱정이나 근심 따위가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은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2 우리는 항상 위로받기를 좋아하고 쉽사리 이 세상에 굴복해 버립니다.
 
 거룩한 순교자 로렌스는 자신이 섬기던 목사와 함께 이 세상을 극복했습니다. 즉 그는 세상에서 즐거워 보이는 일은 모두 다 경시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으로 말미암아 자신이 무척이나 존경하고 사랑했던 하나님의 신실한 종인 목사 식스더스가 그에게서 떠나가는 고통조차도 잘 견뎌냈습니다.
 
 그는 창조주에 대한 사랑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을 극복했으며 인간적인 위로보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일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므로 당신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이라면 가깝고 친한 친구라도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결국 서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존재이니 친구에게 버림받았다고 해서 그것을 고난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3 사람이 자신을 완전히 다스리고 하나님께 온 마음을 바치기까지는 내적으로 치열하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자신을 신뢰할 때 쉽게 인간적인 위로에 빠져들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부지런히 덕을 좇는 사람은 인간적인 위로를 구하지도 않고 감각적인 쾌락을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그러한 사람은 오히려 그리스도를 위해 겪게 되는 어려운 훈련과 고된 일을 달갑게 반갑습니다.
 
 4 하나님께서 영적인 위로를 주셨을 때 감사한 마음으로 받으십시오. 그러나 그것을 당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상이라고 여기지 마시고 하나님의 값없는 선물이라 생각하십시오.
 
 우쭐대지 말며, 지나치게 기뻐하거나, 주제넘게 행동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더욱 겸손하고, 더욱 신중하고, 더욱 경건하게 행동하십시오. 왜냐하면 그런 시간은 금방 지나가버리고 유혹이 곧 뒤따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로를 받지 못했을 때 성급하게 낙담하지 말고 겸손함과 인내함으로 하늘의 약속을 기다리십시오. 하나님께서는 더 큰 위로를 주실 만한 권능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러한 것은 하나님의 길을 체험한 사람들에게는 전혀 새롭거나 신기한 일이 아닙니다. 일찍이 위대한 성인들이나 옛 선지자들도 이러한 종류의 영락을 겪으셨습니다.
 
 5 하나님의 은총을 누리던 다윗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형통할 때 말하기를 내가 영원히 요동치 아니하리로다."
 
 그러나 이 은총이 사라졌을 때 자신이 느낀 바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얼굴을 내게서 돌이켰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 고난 중에 있나이다."
 
 그러나 그는 실망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그리스도께 기도드렸습니다. "오, 주여. 내가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나의 기도를 당신께 드리나이다."
 
 마침내 그는 실망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그리스도께 기도드렸습니다. "오, 주여. 내가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나의 기도를 당신께 드리나이다."
 
 마침내 그는 기도의 응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께서 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나를 불쌍히 여겨 주셨도다. 주는 나의 도움이 되셨나이다. 당신은 나의 슬픈 마음을 변하여 기쁨이 되게 하셨으며 나로 하여금 기쁨에 싸이도록 하셨나이다."
 
 일찍이 위대한 성인들도 이같은 시험과 고난으로 연단되어졌음을 돌이켜 볼 때 연약하고 보랒 것 없는 우리들이 어떠한 시험에 부딪쳤다고 해서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령이 우리에게 임하여 그 자신의 의지와 선한 기쁨에 따라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으로부터 축복받은 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침마다 권징하시며 분초마다 시험하시나이까?"
 
 6 오로지 하나님의 거룩한 자비와 하늘의 은총에 대한 희망 외에 어느 것에 우리의 기대와 믿음을 둘 수 있겠습니까?
 
 비록 우리 주위에 선한 사람이나 신앙이 깊은 형제들, 혹은 진실한 친구들이 있다 해도, 또 거룩한 책이나 훌륭한 논문, 달콤한 노래와 찬송이 있더라도 은총이 우리에게서 사라져 버린다면 이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때에는 인내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기를 부정하는 것보다 더 나은 처방은 없습니다.
 
 7 제아무리 신앙심이 깊고 경건한 사람일지라도 때로는 하나님의 은총을 잃게 마련이고 처음에 가졌던 신앙에의 열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고상하고 명성있는 성인일지라도 어느 순간에 시험을 받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나님을 위하여 어떠한 시련도 겪지 않은 사람은 하나님의 칭찬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이전에 겪은 시험은 뒤에 올 위로의 전조가 됩니다.
 
 이는 시험에 의해 믿음이 증명된 이들에게는 하늘의 위로가 약속되기 때문입니다. "이기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과실을 주어 먹게 하리라."
 
 8 하나님의 위로는 인간이 담대하게 역경을 헤쳐가라고 주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에게 시련이 임하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교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있는 한 끊임없는 유혹을 받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곳에서나 우리를 쓰러뜨리려는 사단이 도사리고 있으므로 자기 자신을 보다 단단히 무장시키십시오.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감사에 관하여
 
 1 당신은 수고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데 어찌하여 안락을 취하려 하십니까?
 
  위로보다는 인내를, 즐거움보다는 십자가를 지도록 하십시오.
 
 영적인 기쁨과 위로가 언제나 예비되어 있는데도 그것을 기꺼이 받으려 하지 않는 사람은 얼마나 어리석은 사람이겠습니까?
 
 진실로 영적인 위로는 세상의 어떠한 기쁨이나 육신의 쾌락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이 세상이 가져다 주는 기쁨이나 즐거움은 다만 헛된 것에 불과하고 결코 순수하지 않습니다. 오직 영적인 기쁨만이 유쾌하고 순수합니다. 덕으로 인해 생긴 이 영적인 기쁨은 순결한 마음을 가진 자에게 하나님께서 부어 주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시험을 받으므로 우리의 뜻대로 하나님의 위로를 항상 향유할 수는 없습니다.
 
 2 마음의 그릇된 자유와 지나친 자만은 하나님의 위로를 구하는 데 장애가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늘 위로와 축복의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데 우리는 그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고 여전히 악한 행동을 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주시는 은총의 선물을 온전히 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주신 분께 감사드릴 줄 모르고 그것을 모두 하나님께 돌리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감사할 줄 아는 사람에게 은총을 내리시고, 교만한 자로부터는 은총을 거두어 가시며 겸손한 자에게는 풍성히 채워 주십니다.
 
 3 나는 내게서 회개하는 마음을 앗아가는 위로를 바라지 않습니다. 또한 내 마음을 교만하게 하는 칭찬을 즐기지도 않습니다.
 
  고귀한 것이 모두 다 거룩한 것만은 아니고 마음에 즐거운 것이 항상 선하지만은 않으며 모든 소망이 다 순수한 것은 아니고,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모두 하나님을 기쁘게 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나를 더욱 겸손하게 만들며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 하며 자신의 실체를 올바로 볼 수 있도록 인도하는 은총을 소망합니다.
 
 은총의 선물에 의해 가르침을 받고 그것이 떠나가는 벌을 받음으로써 교훈을 얻게 되는 사람은 감히 어떠한 선도 자기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이 가난하고 헐벗은 존재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리고 당신 자신의 것은 당신에게 돌리십시오. 즉, 하나님의 은총에 대해 감사를 돌리고 죄와 그 벌은 당신에게서 비롯되었음을 깨달으십시오.
 
 4 항상 가장 낮은 곳에 처하십시오. 그리하면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스럽게 높임을 받을 것입니다. 낮은 자리 없이 높은 자리만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모범적인 성도일수록 자기 자신을 지극히 낮은 자로 여기기 마련입니다. 그들은 높임을 받을수록 더 겸손한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진리와 하늘의 영광이 가득한 사람은 세상이 주는 헛된 영광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나님 안에 굳게 서고 모든 행실의 근거를 하나님 안에 두는 사람은 결코 교만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선을 받았든지 그것을 모두 하나님께 돌리는 사람은 사람에게서 영광을 취하지 아니하며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영광만을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자신과 모든 성도들 안에서 하나님만이 찬송받기를 바라며, 항상 이 일을 위하여 온 정성을 바칩니다.
 
 5 그러므로 아주 작은 은혜에도 감사하십시오. 더 큰 은혜를 받을 것입니다.
 
 지극히 작은 은혜라도 가장 귀히 여기며, 대수롭지 않은 축복이라도 각별하게 생각하십시오.
 
 만일 당신이 그것을 주신 분의 권능을 고려한다면 어떠한 선물도 작다거나 무가치하다고 여길 수 없을 것입니다. 지극히 존귀하신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참으로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분이 벌과 고난을 내리셨다 해도 감사하십시오. 그분이 우리에게 행하시는 모든 일은 우리의 구원과 관계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은총을 소망하는 사람은 주어진 은총에 대하여 감사하고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에도 불평해서는 안됩니다. 오직 인내로써 그것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은총을 잃지 않도록 항상 신중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적은가!
 
 1 그리스도와 천국을 사랑하는 자는 많으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고자 하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그리스도의 위로를 받고자 하는 이는 많으나 시련을 겪고자 하는 이는 매우 적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만찬을 나누고자 하는 이는 많으나 같이 금식하고자 하는 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분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를 바라지만, 그분과 함께 고통을 짊어지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떡을 나누실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랐으나 고난의 잔을 마실 때에는 같이 마시는 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기적을 행하실 때 많은 사람들이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았으나 그가 십자가를 지는 치욕을 당하셨을 때 그 십자가를 바라보는 자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에만 그리스도를 사랑합니다.
 
 그들은 그리스도로부터 위안을 받을 동안에는 그를 찬양하나 그리스도로부터 잠시라도 위로받지 못하면 불평하거나 낙담에 빠집니다.
 
 2 그러나 자신의 특별한 만족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지극히 만족한 상태에서 뿐만 아니라 슬픔과 고난 중에서도 그에게 감사의 찬양을 드립니다.
 
 비록 그분이 기꺼이 그들에게 위로를 내려주시지 않더라도, 그들은 언제나 그분을 찬양하며 항상 감사드리고자 합니다.
 
 3 자기 자신의 이해를 추구하는 이기심이 없이 그리스도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그 사랑의 힘은 얼마나 뜨거운 것입니까!
 
 언제나 위로만을 구하려고 하는 자는 돈에 팔려 고용되어 있는 사람들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그런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그리스도보다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자들이 아니겠습니까?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으며 기꺼이 하나님을 섬기고자 하는 사람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4 이 현세에 대한 애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영적인 사람을 찾아보기란 매우 힘듭니다.
 
 참으로 마음이 가난하고 모든 피조물에 대한 애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이러한 사람이 지닌 가치는 실로 이 세상을 모두 소유한 자보다도 더 귀한 것입니다.
 
 설사 어떤 사람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모조리 내어준다 할지라도 그것은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이 진실로 회개한다 할지라도 그 또한 대단한 것이 못되며, 세상의 지식을 다 얻는다 해도 그는 여전히 무지한 자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덕을 갖추고 뜨거운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는 여전히 부족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의 영혼에 가장 필요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을 부정하며, 자기 자신으로부터 온전히 벗어나서, 자기애의 여지를 조금도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더불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했을 때 결코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것입니다.
 
 5 존경받을 만한 일을 했다고 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지 마십시오. 진리 그 자체이신 그리스도께서,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의 하여야 할 일을 다 한 것 뿐이라 할지니라"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이 자신을 쓸모 없는 종에 불과하다고 여기십시오.
 
 그러면 마음이 가난해지고 헐벗게 되어 예언자와 더불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외롭고 가련합니다."
 
 진실로 자기 자신과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는 사람보다 더 부유하거나 힘이 있거나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거룩한 십자가의 길에 대하여
 
 1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르라"는 말씀을 그대로 실행하기란 참으로 어렵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주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가라.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를 위해 예비된 영원한 불 속에 들어가라"는 최후의 말씀은 더욱 더 가혹하고 무서운 말씀입니다.
 
 지금 십자가의 말씀을 기꺼이 듣고 따르고자 하는 사람은 영원한 저주의 말씀에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께서 심판하러 오실 때에는 십자가의 표적이 하늘에 드러날 것입니다.
 
 그때에 평생토록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와 일치된 삶을 살아온 모든 종들은 당당하게 그리스도께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2 그런데 왜 당신은 자신을 천국으로 이끄는 십자가를 지는 것을 두려워하십니까?
 
 십자가에 구원이 있고, 십자가에 생명이 있으며, 십자가에 우리의 적과 대항하는 보호가 있고, 십자가에 천국의 기쁨이 있고, 십자가에 마음의 힘이 있고, 십자가에 영혼의 기쁨이 있으며, 십자가에 지고의 덕이 있고, 십자가에 완전한 신성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혼의 구원과 영원한 생명의 소망이 오직 십자가에만 존재합니다.
 
 이제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르십시오. 그리하면 영생을 얻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일찍이 십자가를 지시고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는데 이는 우리로 하여금 십자가를 지고 그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기를 소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신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다면 또한 그리스도와 함께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의 고통에 동참한다면 당신은 그리스도의 영광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3 모든 것이 십자가 안에 있고, 모든 일이 십자가에서 죽는 것에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원한 생명과 진정한 내적 평화에 이르는 길은 오직 거룩한 십자가를 지는 것과 날마다 금욕하는 데에 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보시고, 당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해 보십시오. 그러나 당신은 거룩한 십자가의 길보다 더 높고, 더 안전한 길을 찾지 못할 것입니다.
 
 당신의 뜻과 판단대로 모든 일들을 처리해 보십시오. 당신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다소 참고 견디어야 할 고통스러운 일이 항상 있음을 알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십자가도 발견할 것입니다.
 
 당신이 육체에서 고통을 느끼건, 정신에서 고통을 느끼건 간에 당신은 영혼의 시련을 겪을 것입니다.
 
 4 이따금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기도 할 것이고 이웃에 의해 곤란을 겪기도 할 것입니다. 때로는 자기 자신으로 인해 괴로움을 느끼기도 할 것입니다.
 
 또한 어떠한 도움이나 위로를 받고서도 평안함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을 만족시켜 드리는 한 당신은 그것을 참고 견뎌내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당신이 위로를 받지 않고서도 시련을 잘 참아내는 법과 당신 자신을 완전히 하나님께 맡기고 순종하는 법을 깨닫게 하시려 함이요, 시련을 통해 더 겸손해지는 법을 가르쳐 주시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당한 고난을 체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겪으신 십자가의 수난을 깊이 절감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고 어느 곳에서나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이 어디로 달려가든지 십자가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이는 당신이 어디로 가든지 당신 자신을 데리고 감으로써 언제나 자기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나 아래서나, 안에서나 밖에서나, 어느 길을 가더라도 당신은 모든 곳에서 십자가를 발견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당신이 내적인 평화를 지니고 영원한 면류관을 향유하고 싶다면 어느 곳에서나 굳은 인내심을 지녀야만 합니다.
 
 5 만일 당신이 기쁜 마음으로 십자가를 진다면, 이제 그 십자가가 당신을 지고 당신이 소망하는 곳으로, 즉 비록 이 땅 위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지만, 고통이 끝나는 그곳으로 인도해 줄 것입니다.
 
 만일 당신이 마지못해 십자가를 지게 된다면, 당신 스스로 새로운 짐을 만들어 내는 셈이 되고, 당신이 짐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그것을 마땅히 감당해야만 하게 됩니다.
 
 만일 당신이 십자가를 던져버린다면, 틀림없이 또 다른 십자가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더 무거운 십자가일 것입니다.
 
 6 당신은 지금까지 어떠한 인간도 피할 수 없었던 것을 피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까? 이 세상에 살았던 성인들 중 십자가의 고난을 겪지 않은 자가 누구였나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살아계신 동안 한시도 수난을 고통을 겪지 않은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리스도가 먼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당신은 거룩한 십자가의 길을 저버리고 다른 길을 찾으려 합니까?
 
 7 그리스도의 전 생애는 십자가와 순교의 삶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오직 자신의 안락과 쾌락만을 생각하십니까?
 
 당신이 고난보다 안락을 선택한다면 큰 실수를 범하는 것입니다. 실로 인간의 전 생애는 고난으로 가득 차 있으며 어느 곳에나 십자가의 흔적이 있습니다.
 
 사람의 영적인 진보가 깊어지면 질수록 그만큼 더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게 됩니다. 이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정도에 따라 고통과 핍박이 수반되기 때문입니다.
 
 8 그러나 이런 사람은 여러 모양의 고통 가운데서도 자신의 십자가의 무게 만큼이나 값진 위로를 향유하게 됩니다.
 
 그가 즐거운 마음으로 십자가를 지는 동안 모든 고난의 짐은 하나님의 위로를 받게 된다는 확신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육체가 고통을 받으면 받을수록 그의 영혼은 내적인 은총에 의해 더욱 더 큰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는 때때로 시련과 역경을 소망함으로써 위로를 받게 되는데 이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일치된 삶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결코 슬픔과 시련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는 참아야 할 고통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인간의 연약한 육체로 그렇게 많은 일을 행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힘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은총입니다. 인간의 육체로는 감다하기 어려운 일도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담대하게 대하며 사랑할 수 있습니다.
 
 9 사람은 본래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를 사랑하는 것과, 육신의 욕정을 억제하여 다스리는 것. 명예를 버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모욕을 참아내는 것을 싫어합니다. 또 자신을 멸시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경멸받는 것과, 모든 역경과 위험을 견뎌내는 것, 이 세상에서의 부귀영화를 마다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이 자신을 면밀히 살펴본다면, 이러한 종류의 일 중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주님을 의지한다면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주시는 불굴의 정신을 힘입어 이 세상과 육신의 정욕을 이길 수 있게 됩니다.
 
 만일 당신이 믿음으로 무장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증표로 삼는다면 당신을 유혹하는 사단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10 그러므로 당신은 주님의 선하고 믿음직스런 종으로서 사랑 때문에 당신을 위해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담대하게 지십시오.
 
 이 비참한 세상에서 겪게 될 많은 역경과 문제들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자신을 단련시키십시오. 당신이 이 세상에 있는 한 이러한 어려움들을 모면할 수는 없습니다.
 
 고난과 슬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란 없습니다. 다만 인내해야만 합니다.
 
 만일 당신이 그리스도의 친구가 되기를 소망하며 그리스도와 더불어 교제하기를 원한다면 주님의 잔을 고스란히 마시십시오. 위로의 문제는 하나님께 맡기고 그분의 기쁘신 뜻에 따라 위로를 내리게 하십시오.
 
 지금 자신이 시련을 겪고 있을지라도 그것을 최고의 위안이라고 생각하십시오. 현재의 고통은 장차 오게 될 영광과 비교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11 당신이 이 같은 상태에 이르면 고난을 달게 느끼고, 그리스도를 위해 그것을 기꺼이 받아드릴 것입니다.
 
 그때에 당신은 이 세상에서 천국을 보는 셈이 되므로 그 고난을 기뻐할 것입니다.
 
 고통을 겪는 일이 괴롭다고 해서 그것을 회피해 버린다면 항상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며 무엇을 하든지 그것이 끊임없이 당신을 괴롭힐 것입니다.
 
 12 만일 당신이 불가피한 일들, 즉 고통이나 죽음에 대해 연연해 하지 않는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평화를 찾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사도 바울과 함께 셋째 하늘에 올라간다 하더라도 고난으로부터 안전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해를 얼마나 받아야 할 지를 내가 그에게 보이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영원히 섬기려고 한다면 주어진 고통을 잘 견뎌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13 아! 당신이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해 어떠한 고통이라도 감당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참으로 아름다운 영광이 당신에게 임할 것이고, 하나님의 성도들에게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이웃에게도 커다란 교훈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는 모든 사람들이 인내하기를 권고하지만 기꺼이 고난을 겪고자 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일을 위해 고통과 슬픔을 당하고 있는데 당신이 그리스도를 위하여 조금 고난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14 당신은 날마다 죽어가는 생활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사람이 자신에 대해 죽으면 죽을수록 그만큼 더 하나님 안에서 살게 됩니다.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받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하늘나라의 일들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을 겪는 일보다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당신에게 유익한 일은 없습니다.
 
 만약 당신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위로를 받기보다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도록 하십시오. 이렇게 함으로써 더욱 그리스도를 닮아가고 모든 성자들을 본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가치와 영적인 성숙은 즐거움이나 위로에 있지 않고 커다란 고난과 시련을 잘 견뎌내는 데 있습니다.
 
 15 만약 인간에게 고통보다 더 유익한 것이 있었다면 그리스도께서 틀림없이 그의 말씀이나 본보기로서 그것을 보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제자들과 그를 따르기를 소망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십자가를 질 것을 권고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그는 먼저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이제 그의 말씀이나 그의 행적을 돌이켜 보았을 때 우리는 다음의 말씀을 권고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

제3장

성도가 얻는 위로와 희망에 대하여

신실한 영혼에게 이르시는 그리스도의 말씀
 
 1 "내가 하나님 여호와의 하실 말씀을 들으리라."
 
 그리스도께서 하시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의 말씀에서 위로를 얻는 영혼은 복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이 세상의 속삭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귀는 복이 있습니다.
 
 밖에서 들려오는 세상의 소리를 외면하고, 우리 안의 영혼에 들려오는 진리의 속삭임을 듣는 귀는 참으로 복이 있습니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세상 일을 피하고 내적인 일만을 향하는 눈은 복이 있습니다.
 
 내적인 일에 침잠에서 부단한 노력으로 하늘의 비밀을 깨우치려고 힘쓰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즐거이 시간을 바치고 이 세상의 장애물들을 떨쳐버리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2 아! 나의 영혼이여, 이러한 일들을 명심하고 주 너의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하여 네 정욕의 문을 닫을지어다.
 
 당신을 사랑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너의 구원이며, 너의 화평이며, 또한 너의 생명이다. 나를 가까이 하라. 그리하면 평화를 얻으리라"
 
 덧없고 일시적인 것들을 모두 물리치고 오직 영원한 것만을 구하십시오.
 
 세상에 속해 있는 모든 일시적인 것들이 유혹하는 덫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만일 당신이 창조주에게서 버림받는다면 세상의 피조물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이 모든 것들을 영원히 끊고 창조주가 기뻐하시는 일에 충성을 다하도록 힘쓰십시오. 그리하면 당신은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내면적인 참다운 진리에 대하여
 
 1 주여, 말씀하옵소서, 당신의 종이 듣겠나이다.
 
 나는 주의 종이오니 깨닫게 하사 주의 증거를 알게 하소서.
 
 내 마음이 주의 말씀에 이끌리게 하옵시고, 당신의 말씀이 이슬처럼 내리게 하소서.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나이다. "당신이 말씀하소서 우리가 들으리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지 말게 하소서. 우리가 죽을까 하나이다".
 
 그러나 주님, 나는 그렇게 간구치 아니하고 선지자 사무엘처럼 겸손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간구하오니, "주여, 말씀하소서. 종이 듣겠나이다"
 
 모세가 나에게 말하지 않게 하옵시고, 다른 어떤 선지자도 그렇게 말게 하시며, 오, 주여! 모든 선지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으시고 그들을 일깨워 주시는 당신이 친히 말씀하옵소서. 당신만이 그들 없이도 흠없이 저를 인도할 수 있으며 그를 또한 당신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
 
 2 그들은 실로 말씀을 가르치나 성령을 주지는 못하오며, 그들은 그럴듯하게 말을 하나 당신께서 잠잠히 계시면 듣는 이들의 마음을 부추길 수 없나이다.
 
 그들은 글로써 가르치나 당신께서는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어 이해하게 하시고, 그들은 진리를 밝히나 당신께서는 그 모든 진리의 의미를 깨닫게 하시나이다.
 
 그들은 당신의 계명을 일깨워 주지만, 당신께서는 그것들을 행하도록 인도하시며, 그들은 길을 가리켜 주지만 당신께서는 그 길을 디딜 힘을 주시나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외적인 일들이지만 당신께서는 마음을 깨우치시고 밝히시나이다.
 
 그들은 땅 속에 묻은 씨앗에 물을 주나, 당신께서는 열매를 맺게 하옵시며, 그들은 복음을 전파하나, 당신께서는 듣는 이가 이해할 수 있게 하시나이다.
 
 3 그러하오니 모세로 하여금 내게 말하게 마옵시고, 영원한 진리이신 오, 주 나의 하나님, 당신께서 친히 말씀하여 주옵소서. 내가 외적으로만 훈계를 받고 내적으로 감화되지 않는다면, 나는 죽을 수 밖에 없고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할 것이옵니다.
 
 당신의 말씀을 듣고도 행하지 않고, 그 말씀을 알고도 사랑하지 않으며, 그것을 믿지만 지키지 않으면 저주를 받을 수밖에 없나이다.
 
 그러하오니, 주여, 당신의 종이 듣사오니 말씀하소서. 당신께는 영생의 말씀이 있나이다.
 
 불완전한 내 영혼에 위로의 말씀을 내리시어 삶을 변화시켜 주시고 당신께 찬양과 영광과 영원한 존귀를 돌리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말씀을 겸손히 경청함
 
  <그리스도> 제자들아, 내 말을 잘 들으라. 내 말은 아름답고 세상의 그 어떠한 철학자나 현인들의 지식보다 뛰어날 말이니라.
 
 "내 말은 영이요 또 생명이라." 그러므로 사람의 지혜로는 측량할 수 없느니라.
 
 내 말은 헛된 만족을 구하는 데 쓰일 수 없고 다만 침묵 속에서 들을 수 있으며 지극한 겸손과 애정을 지녀야 받을 수 있느니라.
 
 <제자> 오, 주님! 당신의 가르침을 받으며 당신의 율법을 가르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이런 사람에게는 환난의 날에서 벗어나게 하여 안식을 주시므로 세상에 버려진 자가 되지 않기 때문이옵니다.
 
  <그리스도> 나는 처음부터 선지자들을 가르쳤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쉬지 않느니라.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도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보다 세상의 이야기를 더 즐겨 듣고자하고, 하나님의 선한 뜻을 따르기보다 육체의 욕망을 더 따르고자 하느니라.
 
 세상의 일시적이고 보잘 것 없는 것에 열중하여 주 여호와께서 주신 지극히 높고 영원한 약속을 듣지 않고 있도다.
 
 이 세상과 그 통치자를 섬기는 것처럼 모든 일에서 열심히 나를 섬기고 순종하는 자가 과연 누구인가?
 
 "오, 시돈이여 부끄러워하라"고 바다가 말한다. 만약 그 이유를 듣고자 하면 귀기울일지어다.
 
 많은 사람들이 적은 보수를 얻기 위해 먼 길을 떠나면서도 영생을 위해서는 한 발자국도 옮기려 하지 않느니라.
 
 그들은 보잘 것 없는 보상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때때로 한 푼의 돈 때문에 부끄럽게 다투기도 하고, 헛된 일과 사소한 약속을 위하여 밤낮으로 고생하고 있느니라.
 
 그러나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고! 변함없는 선과 헤아릴 수 없는 큰상을 위하여, 그리고 최고의 명예와 끝없는 영광을 위하여 저들은 최소한의 수고조차 꺼리고 있는도다.
 
 그러므로 게으르고 불평 많은 종들이여! 너희가 영원한 삶의 길보다 멸망의 길에 온통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고 부끄러워할지어다.
 
 세상 사람들은 진리를 경시하고 헛된 일에서 더 큰 즐거움을 얻고자 하느니라.
 
 때때로 그들은 희망을 잃고 좌절하는 경우가 있지만, 나는 내가 한 약속은 결코 어기지 않으며, 나를 믿었던 자들을 헛되이 되돌려 보내지도 않느니라.
 
 나는 약속한 바를 반드시 지키느니라. 그러므로 너희 중에 누구라도 끝까지 내 사랑을 충심으로 믿기만 한다면 나는 내가 한 말을 실행에 옮기리라.
 
 나는 모든 선한 사람에게 보상을 주며, 나에게 헌신하는 자들을 반드시 변호하느니라.
 
 내 말을 너의 마음 속에 새기고 부지런히 묵상하도록 하라. 이는 너희가 시험을 받을 때에 반드시 필요할 것임이니라.
 
 읽는 중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다시오는 날에 온전히 알게 될 것이라.
 
 내가 선택한 자들을 찾는 두 가지 길이 있으니, 곧 시험과 위로이니라.
 
 그리고 나는 매일 두 가지 교훈으로 그들을 가르치나니, 하나는 그들의 죄악을 꾸짖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의 덕을 권고하는 것이니라. 나의 말을 들었으나 그것을 경멸하는 자는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하시는 분이 그에게 오리라.
 
 경건의 은혜를 간구하는 기도.
 
 오,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시여! 당신은 나에게 유일하신 분이고 모든 선 그 자체이시옵니다. 당신께 감히 말씀 올리는 나는 누구이옵니까? 나는 보잘 것 없는 비천한 당신의 종이오며, 가련한 인간에 불과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천하고 하찮은 존재이옵니다.
 
 그렇지만 오, 나의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사 보살펴 주소서. 나는 아무 것도 아니며, 가진 것도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자이옵니다.
 
 당신만이 선하시고, 의로우시며, 거룩하시나이다. 당신은 모든 일을 하실 수 있고, 모든 것을 이루실 수 있으며, 모든 것을 채워 주시되, 오로지 죄인만을 홀로 내버려 두시나이다.
 
 그러므로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셔서 당신의 은총으로 내 마음을 채우소서. 당신이 하는 일은 결코 쓸모 없거나 헛된 것이 없나이다.
 
  만일 당신이 자비와 은총으로 나를 강하게 하지 않으신다면, 어찌 이 비참한 삶을 참고 견딜 수 있겠나이까?
 
 당신의 얼굴을 내게서 돌리지 마소서. 언제나 나와 함께 하시어, 내 영혼이 메마른 땅과 같이 되지 않도록 당신의 자비를 거두지 마옵소서.
 
 오 주여, 당신의 뜻대로 행하게 하옵소서. 당신 앞에서 가치 있고 겸손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이는 당신이 내 지혜가 되시고, 나의 근원이 되시며, 이 세상이 만들어지기 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나를 이미 아셨기 때문이옵니다.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에 대하여
 
 <제자> 오, 하늘에 계신 나의 주 하나님이여, 당신께서 이 하찮은 피조물을 가엾게 여겨 주시니 진심으로 당신을 찬양하나이다.
 
 오, 자비와 온갖 위로를 베푸시는 주 하나님이시여, 위로 받을만한 가치도 없는 나를 당신의 위로로써 새롭게 변화시켜 주심에 감사드리옵니다.
 
 찬송과 영광이 항상 당신과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를 위로해 주시는 성령님께 영원토록 함께하기를 바라나이다.
 
 오, 주 하나님, 내 영혼을 거룩하게 사랑해 주시는 분이시여, 당신이 마음에 임하실 때, 나는 참 기쁨을 얻나이다.
 
 당신은 나의 영광이요, 내 마음의 기쁨이시며, 희망이시고, 환난중에 은신처가 되시나이다.
 
  그러나 아직 나의 사랑이 미약하고 덕이 부족하오니, 당신께서 내게 힘과 위로를 내리소서. 나를 자주 찾아 주시고 당신의 거룩한 훈계로써 일깨워 주옵소서.
 
 그릇된 정욕으로부터 자유케 하시고, 무절제한 감정을 잘 절제하게 하옵소서. 내면적으로 완전히 깨끗해질 수 있다면, 나는 사랑으로 충만하여 고통을 겪는 데 용감하며, 꾸준히 인내해 갈 수 있겠나이다.
 
  사랑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며, 고결하고 완전한 선이옵니다. 사랑에 의해서 어두운 것이 밝게 되고, 거친 것이 평탄해지나이다.
 
 사랑은 고난의 십자가를 아주 가볍게 만들며, 고난의 쓴잔을 달게하고 그리스도의 고귀하신 사랑은 인간으로 하여금 위대한 일을 행하게 하고, 항상 보다 완전한 것을 소망하도록 인도하여 주나이다.
 
 사랑은 높은 곳에 있고자 하며, 낮고 천한 것에 의해 뒤로 물러 서려하지 않나이다.
 
 사랑은 자유롭기를 소망하며, 이 세상의 온갖 욕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기를 바라나이다. 사랑은 인간의 욕정을 다스리어 세상의 덧없는 영화로 인해 마음의 혼란을 가져다주거나 환난으로 인해 굴복하지 않도록 도와주나이다.
 
 하늘과 땅에서 사랑보다 더 달콤하거나, 더 용감하거나, 더 고귀하거나, 더 이해력 있거나, 더 즐겁거나, 더 완전하거나, 더 좋은 것은 없사오니 이는 사랑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이므로 모든 피조물을 초월해서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안식을 얻기 때문이니이다.
 
  사랑을 가진 사람은 늘 기쁨에 충만해 있으며, 그는 자유롭기 때문에 결코 어느 것에도 구속받지 않나이다.
 
 또한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다 주고도 모든 것을 가지고 있나니, 이는 자신으로부터 선한 모든 것이 흘러서 나아가며 모든 것들 중에서 가장 높은 것에서 안식을 얻고 있기 때문이니이다.
 
 그는 재물에 가치를 두지 않으며 모든 재물들보다 자기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나이다.
 
 사랑은 이루 헤아릴 수 없으며 모든 한계를 초월하며, 부담스럽지 않으며, 괴로움과 수고를 생각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힘 이상의 것을 시도하며, 불가능에 대해 불평하지 않나니 사랑은 모든 것이 스스로 합리적이며, 모든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옵니다.
 
 사랑은 가진 사람은 사랑이 없는 이가 주저하며 할 수 없는 일까지도 거뜬히 해내며 그 일을 완수하나이다.
 
  사랑은 항상 살피며, 쉬지도 졸지도 아니하나이다.
 
 사랑은 지치더라도 피곤해하지 않으며, 제약을 가하더라도 얽매이지 않으며, 놀라운 일을 볼지라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살아있는 불꽃과 타는 횃불처럼 위로 치솟아 오르며, 안전하게 모든 것을 통과하나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라도 사랑을 하고 있다면 이러한 소리의 외침이 무엇인지 알 것이니, 이는 하나님의 귀에 울리는 큰 외침이요, 열렬한 영혼의 간구로써, "나의 하나님, 나의 사랑이시여, 당신은 모두 나의 것이오, 나의 모든 것은 다 당신 것이옵니다."라고 부르짖는 소리이나이다.
 
  내 사랑을 넓히시어 마음 속으로부터 사랑하는 것과, 당신의 사랑안에 녹아서 거기에서 헤엄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달콤한 것인가를 맛보도록 하소서.
 
 사랑에 사로잡혀 지극한 열정과 찬미를 통해 자신을 초월하게 하옵소서.
 
 사랑의 노래를 부르게 하시고, 사랑하는 분이시여, 당신을 따라 높은 곳으로 가게 하소서. 내 영혼이 당신을 찬양하는 데 쓰이도록 하시고 사랑을 통해 기븜을 얻도록 하소서.
 
 내 자신보다 당신을 더 사랑하게 하시고 당신을 위해서만 내 자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진실로 당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당신으로부터 비롯된 사랑의 계명을 따라 사랑하게 하옵소서.
 
  사랑은 생동적이며, 거짓이 없고, 따뜻하며, 즐겁고, 온유하나이다. 또한 강하고 참을성이 있으며, 신중하고, 오래 참으며 당당하고, 결코 자신의 유익을 구하려 하지 않나이다.
 
 사람이 다만 자신의 유익만을 구하고자 할 때 그는 곧 사랑을 잃게 되리이다.
 
 사랑은 신중하며, 겸손하고, 정직하며, 연약함이나 경박함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헛된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나이다. 사랑은 과장되지 않으며, 순결하며, 지속적으로, 온화하며, 모든 감각을 항상 조심스럽게 살피나이다.
 
 사랑은 윗사람에게 복종하고, 순종하며, 그 자체로는 비천하고, 비굴한 것 같지만 하나님께 대해서는 경건하고, 감사드리며, 하나님께서 즐거움을 주시지 않을 때에도 항상 그분께 믿음과 희망을 두나니 슬픔을 겪지 않고서는 아무도 사랑 안에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니이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불리 울 수 없나니, 사랑을 지닌 사람은 그가 사랑하는 분을 위하여 고되고 싫은 일이라 할지라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어떠한 역경에서도 그분에게서 등을 돌리지 말아야 함이니이다.

그리스도에 대한 참 사랑의 증거
 
 <그리스도> 제자들아, 너희는 아직 용기있고 지혜롭게 사랑을 베푸는 자가 아니로다.
 
 <제자> 오! 주여, 어찌하여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그리스도> 너희가 지극히 작은 고난에도 하던 일을 뒤로한 채 위로만을 간구하기 때문이니라.
 
 내가 사랑하는 자는 어떠한 시련에도 굴하지 아니하며 사단의 간교한 설득에도 쉽게 넘어가지 아니하나니. 나는 그가 영화를 누릴 때 기뻐하는 것과 같이, 역경에 처해있을 때도 기뻐하기를 원하노라.
 
 지혜롭게 사랑을 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을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보다는 귀하게 여기지 아니하느니라.
 
 사랑을 하는 사람은 선물의 가치보다 선한 뜻을 더 귀하게  여기며, 이 세상의 모든 선물보다 자기를 사랑해 주시는 분을 더 귀하게 여기느니라.
 
 고결한 마음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은 물질에 의지하지 않고 내 안에서 안식을 취하고자 하느니라.
 
 만약 너희가 가끔씩이라도 자기 이상으로 나와 내 형제들을 생각한다면 모든 것을 잃지 않으리라.
 
 너희가 때때로 느끼는 선하고 행복한 감정은 내가 베푼 은혜의 결과이며, 너희가 소유하게 될 본향인 하늘나라를 미리 맛보는 것이니라. 그러나 그 감정은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리는 것이니 여기에 너무 의지하지는 말라.
 
 네 마음속에 일어나는 사악한 생각들과 맞서 싸우기를 힘쓰고 사단의 제의를 단호히 거절하라. 이는 네가 덕을 지니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되므로 큰 보상을 받게 되리라.
 
  어떠한 이유에서 마음이 혼란해진다 해도, 절대로 기이한 환상으로 네 자신이 괴로움을 당하지 않도록 하라. 용기를 가지고 네 목표와 굳은 의지를 고수하며 하나님께 나아가라.
 
 때때로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곧 그것이 헛된 것임을 깨닫게 되면 그것은 망상이라고 할 수 없느니라.
 
 이는 너희가 고의로 그런 상태에 빠졌다기보다 뜻하지 않게 겪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너희가 그러한 것을 거부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한다면 그 일은 손해가 아니라 오히려 보상을 받을 일이니라.
 
  옛 원수들은 너희가 선을 행하고자 할 때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이를 방해하고자 애쓰느니라. 그들은 너희가 하나님의 성도를 존경하고, 내가 겪은 고난을 경건하게 기리는 일과, 죄를 돌아보는 유익한 반성과, 네 마음을 지키는 일, 그리고 덕을 쌓아가려고 하는 굳은 목표를 지닌 모든 종교적인 훈련에서 너희를 떠나게 하려고 노력하느니라.
 
 그들은 사악한 생각들을 네 마음 속에 불어넣어 지루함과 두려움으로 인해 기도 생활과 거룩한 말씀을 묵상하지 못하도록 만드느니라.
 
 또한 그들은 너희의 겸손한 회개를 싫어하며, 어떻게 해서라도 너희가 거룩한 성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유인하느니라.
 
 이렇게 사단들은 속임수의 덫을 파놓기를 좋아하니 그것을 믿지도 말고, 관심을 두지도 말라.
 
 원수들이 네게 사악하고 부정한 생각을 제안할 때 단호히 책망하며 이렇게 말하라. "사단아, 나에게서 물러가라 부끄러워할 줄 알아라, 너 비참하고 가련한 자여! 이러한 것들을 내 귀에 속삭이게 하니 너는 가장 더러운 자로다."
 
 "내게서 멀리 떠나거라. 너 사악한 사기꾼아! 네가 내게서 차지할 자리는 없도다. 예수께서 강한 전사로서 나와 함께 계실 것이니 너는 곧 굴복하게 되리라." "나는 네게 마음을 주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고 어떤 고난이라도 감수하겠다."
 
 "입을 다물고 잠자코 있거라. 네가 아무리 나를 유혹한다 할지라도, 더 이상 네 말을 듣지 않노라. 주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군대가 나를 대적하여 진을 칠지라도 내 마음은 두려워하지 아니하니라. 주님께서 나를 도우시고 구원해 주시느니라."
 
  용감한 군사처럼 싸우라. 때때로 연약함으로 인해 넘어진다 할지라도 내가 주는 풍요로운 은혜를 믿고서 한층 더 강한 힘으로 다시 일어나라. 그리고 헛된 만족과 자만에 빠지지 않도록 깊은 주의를 기울이라.
 
 헛된 만족과 자만은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잘못을 저지르게 하며, 때로는 돌이키기 힘든 우둔함에 빠뜨리는도다.
 
 우매하게 자신만을 믿어 파멸한 교만한 자들을 거울삼아 너희의 마음 속에 항상 겸손한 마음을 지니도록 하라.

겸손함으로 은총을 드러내지 않음에 대하여
 
  <그리스도> 믿음으로 말미암아 얻게 된 은총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너희에게 더 도움이 되고 더 안전하도다. 그 은총을 너무 자랑스러워하지 말고, 너무 많이 말하지 말지어다. 또한 그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오히려 너희 자신을 더욱 겸손히 하는데 힘쓰고 부족한 너희에게 이 은총이 임함에 그것을 주신 이에게 경외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것이 값없이 주어진 것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너희에게 임한 은총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라. 그것은 언제 다른 것으로 변해버릴지 모름이니라.
 
 너희가 은총을 누릴 때, 그러한 은총이 없이 지낸다면 얼마나 비참하고 가난하게 될지를 생각하라.
 
 너희가 위안의 은총을 맛볼 때, 너희의 영적 생활의 향상이 단지 이 은총에만 있다고 생각지 말라. 겸손과 자기 부정과 인내에서 영적인 발전이 있으며, 또한 기도생활을 게을리하지 아니하며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충실할 때 영적인 삶을 누리게 되리로다.
 
 너희의 힘과 지혜가 미치는 한 최선을 다하여 영적 생활의 발전을 이루도록 힘쓰라. 결코 냉담한 마음을 갖거나 근심에 빠져 나태해지지 말아야 할지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쉽게 참지 못하며 나태해지느니라.
 
 그러나 사람의 일이 항상 자기의 힘 안에 있는 것은 아니니, 하나님께서 주시고 싶을 때, 얼마나 많이 누구에게 주실지는 하나님께 달려 있음이라.
 
 자기 자신이 헌신적인 생활을 함으로 은총을 입고 있다고 생각하고 무분별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자라. 그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려 하였고, 이성의 판단을 따르기보다 마음의 욕망을 따르려 했기 때문이니라.
 
 그들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일보다 그들의 생각에 더 즐거운 일을 하므로 받은 은총을 쉽게 잃어버리느니라.
 
 하늘에 이미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지었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들도 무능하고 사악한 추방자가 되었도다. 이들은 마침내 겸손하고 가난해져서 그들 자신들의 날개로 날지 못하고 나의 깃털 아래서 의지하는 법을 배우게 되리라.
 
 하나님의 길에 처음이고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현명한 사람들의 충고를 받지 않는다면 쉽게 속임을 당하고 상한 심령을 갖게 될 것이라.
 
  만일 그들이 더 경험 있는 사람들의 충고보다 그들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고 여전히 그들 자신의 어리석은 생각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종말은 위험할 것이 분명하도다.
 
 스스로 현명하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겸손히 따르지 못할 때가 참 많으니라.
 
 헛된 자기 만족으로 가득찬 온갖 지식의 보물을 갖는 것보다 적지만 겸손하며 선한 생각을 갖는 것이 더 나으니라.
 
 너희를 교만하게 하는 것을 많이 갖는 것보다 갖고 있지 않는 것이 더 좋으니라.
 
 이전의 영적인 빈곤함을 잊어버리고 현재의 영적 기쁨에 흠뻑 빠진 나머지 이미 받은 은총을 잃을까 하는 불안에 사로잡혀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잃어가는 사람은 참으로 현명하지 못한 사람이니라.
 
 곤경이나 슬픔에 깊이 빠져 절망하고, 하나님인 나를 확신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 또한 매우 현명하지 못한 사람이니라.
 
  평화시에 안일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전쟁시에 낙담하게 되고 두려운 마음으로 가득차게 되리로다.
 
 만일 너희의 마음이 언제나 겸손하고 온화하며, 너희의 영혼을 완전히 다스릴 수 있다면 세상의 죄악과 위험이 너희를 해치 못하리라.
 
 영혼의 강건함이 충만할 때 영혼의 강건함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여라.
 
 만일 영혼의 강건한 빛이 사라진다 해도 그것은 내가 너희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내가 잠시동안 가져가는 것이니 염려하지 말라.
 
  이러한 시련은, 모든 일이 너희 뜻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보다 더 유익하니라.
 
 인간의 가치는 여러 가지 환상이나, 위한, 성경의 지식이나, 남보다 더 높은 지위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니라.
 
 진실로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순결하고 진정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고, 자기 자신을 보잘것없은 존재로 간구하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받기보다 낮은 자리에 처하기를 즐겨하는 데 인간의 가치가 있느니라.

우리의 자만함에 대하여
 
  <제자> 진실로 나는 먼지나 티끌같은 존재이나 감히 주님께 아뢰옵나이다. 만일 내가 나 자신을 다른 어떤 것보다 높이고자 하면 당신이 나를 힐책하사 내 죄를 깨닫게 하여 주시므로 그러한 어리석은 행동을 범할 수 없나이다.
 
 반면 내 자신을 낮추어, 나를 무가치한 존재로 여기고, 자만심을 억눌러 먼지와 같은 존재로 생각하면 당신의 은총은 나에게 기쁨으로, 당신의 빛은 환희로 다가오며 아무리 작은 자만심이라도 하찮음이라는 계곡으로 휩쓸려 영원히 멸망할 것입니다.
 
 오, 주여! 당신은 당신 자신을 나에게 보이셨고, 내가 누구인지를, 내가 무엇을 했는지를, 어디서 왔는지를 보여 주셨나이다. 참으로 나는 아무 가치도 없는 존재로서 이것을 깨닫지 못했나이다.
 
 나 혼자는 아무 가치도 없으며, 그저 나약한 존재일 뿐이옵니다. 그러나 당신이 한 순간만이라도 내게 눈길을 주신다면 나는 힘을 얻어 새로운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되나이다.
 
 참으로 당신은 내가 낙담하여 있을 때 항상 나를 이끌어 주시고 은혜안에 거하게 하시나이다.
 
 당신의 사랑이 이 모든 것을 이루셨으며, 나를 자유로이 인도하사 온갖 곤경과 위험에서 보호해 주시며, 수많은 악에서 건져 주시나이다.
 
 진실로, 나 자신만을 사랑하면 내 참모습을 잃어버리게 되나 오직 당신만을 찾으며 당신만을 순수히 사랑할 때 내 자신과 당신을 다시 발견하게 되옵니다. 또한 그 사랑으로 보잘것없는 존재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나이다.
 
 아, 하나님, 당신은 이 하찮은 나를 모든 것보다 더 사랑하시며 내가 바라거나 구하는 것 이상으로 응답해 주시나이다.
 
  나의 하나님, 축복받으소서, 나는 하나님의 은혜에 미치지 못하는 존재이오나 당신의 거룩한 은혜와 무한한 선은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도, 당신에게 등을 돌린 사람에게도 항상 동일하나이다.
 
 우리가 늘 당신께로 향하도록 감사와 겸손함과 경건함을 허락하옵소서. 당신은 우리의 구원이시며, 용기이시며 힘이시나이다.

우리의 절대적 목적을 하나님께로
 
 <그리스도> 제자들아, 너희가 진실로 축복받기를 원한다면 너희의 궁극적인 목적을 나에게 두라.
 
 나를 향한 너희의 믿음이 세상의 이기심과 피조물에 쏟았던 너희 마음을 순결케 하리라.
 
 그러나 여전히 모든 일에서 자신의 유익만을 구하려 한다면 너희는 곧 절망으로 낙담에게 되리로다.
 
 그러므로 모든 만물을 베푼 나에게 너희의 모든 일을 돌리기를 권하노라.
 
 모든 것이 지극히 높은 서, 곧 나에게서 흘러나온 것임을 기억하느냐? 그러므로 만물의 원래 모습인 나에게 모든 것을 돌려야 하느니라.
 
 생명의 샘인 나에게서, 작은 자나 큰 자나, 가난한 자나 부유한 자나 모두 생명수를 마시리니, 기쁜 마음으로 아낌없이 나를 섬기는 자는 은혜 위에 은혜를 더 얻으리라.
 
 그러나 나 이외의 것에서 영광을 찾고 사사로운 선행으로 기쁨을 얻으려는 자는 진실한 즐거움에 이르지 못할 것이며, 그의 마음이 궁핍해지고 온갖 고통과 고난을 당할 것이로다.
 
 그러므로 너희는 어떠한 선도 너와 다른 사람에게 돌리지 말찌어다. 모든 것을 하나님에게 돌리라. 하나님 없이 인간은 아무 존재도 아님을 기억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주었으니 너희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나에게 돌리기를 원하노라.
 
 이것이 진리이며, 이 진리는 헛된 영광을 능히 이기느니라.
 
 너희 마음을 천국의 은총과 진실한 사랑으로 채운다면 너희 안에 잇는 시기심이나 편협한 마음, 이기적인 사랑이 사라지게 되리로다.
 
 하나님의 사랑은 모든 것 위에 뛰어나므로 우리 영혼의 힘을 더 강하게 하느니라.
 
 너희가 참으로 현명한 자라면 내 안에서만 즐거워할 것이며, 나에게만 희망을 둘 것이라.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이 선하시며 모든 것에 우선하여 찬양받으시고 축복받으실 분이시니라.

하나님을 섬기는 기쁨에 대하여
 
 <제자> 오 주님, 잠잠히 있기 보다는 다시 당신께 말씀드리고자 하나이다. 나의 주님, 나는 하나님을 향해, 높은 곳에 계신 나의 왕께 말하나이다. 당신이 당신을 경외하는 자들을 위하여 주시는 복은 어찌이리 크시옵니까?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무엇이오며, 자신의 온 마음을 바쳐 당신을 섬기는 사람에게 또한 당신은 무엇이시오니까?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허락하신 당신을 명상하는 감미로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나이다.
 
 당신은 나에게 당신의 자애로움을 맛보게 하셨사오며 내가 존재하지 않았을 때, 나를 만드셨고, 당신에게서 등을 돌려 방황하고 지쳐있을 때 나를 찾아오시어 다시 당신을 섬기게 해주셨으며, 당신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주셨나이다.
 
 오! 멈추지 않는 사랑의 셈이시여, 당신께 무엇을 말할 수 있겠나이까?
 
  내가 쇠약해져 몹시 괴로울 때에도 나를 기억해 주셨던 당신을 어찌 잊을 수 있사오리이까?
 
 당신은 기대 이상으로 당신의 종에게 자비를 베푸셨으며, 과분한 호의와 인자를 베풀어 주셨나이다.
 
 이 은총을 무엇으로 보답하리이까? 모든 것을 버리고, 세상을 포기하는 종교적 은둔의 삶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옵니다.
 
 모든 피조물이 마땅히 섬겨야 할 당신을 내가 섬겨야 함은 마땅한 일이 아닌지요!
 
 당신을 섬기기에 부족한 존재인데도 오히려 보잘것없는 나에게 당신을 섬기게 해주시고, 당신이 사랑하시는 무리들과 함께 당신의 종으로 삼아 주셨으니 진실로 감사하나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은 당신의 것이며, 이로 말미암아 당신을 섬기나이다.
 
 하오나 당신은, 내가 당신을 섬기는 것보다 더 나를 섬기시나이다.
 
 보소서, 당신이 우리를 위해 창조하신 하늘과 땅이 날마다 우리 곁에서 당신의 섭리대로 운행하고 있나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작은 일에 불과하오니, 당신은 인간을 섬기도록 천사들을 보내셨음이니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더 놀랍고 커다란 일은 당신 스스로 인간을 섬기신 것과 보잘것없는 인간에게 당신 자신을 희생시키겠노라고 약속하신 것이옵니다.
 
 오, 주님, 당신께서 주신 이 이루 다할 수 없는 은혜에 내가 무엇으로 보답할 수 있겠나이까? 내 일생 동안 한결같이 당신을 섬길 수 있기를 원하나이다.
 
 아니면 적어도 단 하루만이라도 당신이 기뻐하시는 섬김을 드리고자 하나이다.
 
 진실로 당신은 섬김을 받을 만한 자요, 영광을 받을 만한 자요, 영원한 찬미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옵니다.
 
 진실로 당신은 나의 주님이시며, 나는 온 힘을 다해 당신을 섬겨야 할 가련한 종이옵니다. 그러므로 내가 당신을 영원토록 찬미하기를 갈망하나이다.
 
 오 주님, 이것이 종의 간절한 소망이오니, 이에 부족한 것이 있다면 당신이 무엇이든지 채워 주옵소서.
 
 당신을 섬기며, 당신을 위하여 세속에 속한 모든 것을 경멸하는 것은 지극히 큰 영광이오니, 당신을 섬기는 데 기꺼이 자신을 바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은총이 주어지기 때문이니이다.
 
 당신의 사랑을 위하여 세속의 쾌락을 과감히 폭한 사람들은 성령의 감미로운 위안을 얻게 되리이다.
 
 당신의 이름을 위해 좁은 길로 들어서, 세상으로부터 비롯되는 온갖 근심을 떨쳐버린 사람들은 참된 마음의 자유를 얻으리이다.
 
 오,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 얼마나 감미롭고 즐거운 일인지요! 하나님을 진심으로 섬기는 사람은 진정으로 자유로워지고 거룩해지나이다.
 
 오, 종교적으로 예속받는 생활은 참으로 성스럽나니, 이로 인해 인간은 천사와 같이 거룩하게 되고,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며, 사단에게는 참혹함을 주고, 모든 충실한 성도들로부터 칭찬받을 만한 사람이 됨이니이다.
 
 오, 영원히 하나님을 섬기기를 소망하는 일은 참으로 기쁜 일이오니, 그 안에서 우리는 가장 큰 선으로 보상받으며, 영원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음이옵니다.


 마음의 갈망과 욕구를 절제함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너희가 아직 모르는 것이 많으니 더욱 힘써 배워야 하리라.
 
 <제자> 오 주님, 그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소서.
 
 <그리스도> 너희의 바라는 바가 온전히 나의 기쁨에 일치되도록 하여야 하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나의 뜻을 성실히 따르는 자가 되거라.
 
 여러 가지 갈망과 욕구에 강하게 사로잡힐 때가 많으리니 이런 입장에 놓였을 때 너희는 그것이 나의 영광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너희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마땅하니라.
 
 나로 인하여 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너희에게 만족을 줄 것이나, 너희안에 어떤 자기 추구가 잠재한다면, 그것은 너희를 방해하고 너희를 짓누르게 될 것이니 주의하여라.
 
 그러므로 내게 간구함 없이 얻은 기쁨이나 최상의 것들이 처음에는 너희를 즐거움으로 이끌지라도 결국은 후회와 아픔으로 변할 것이니 눈앞에 보이는 욕망들에 현혹되지 말지어다. 처음에 선하게 보인다고 하여 무조건 추구해서는 안될 것이며 또한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이라 하여 쉽게 외면해서도 안되느니라.
 
 심지어 너희의 선한 욕망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에서조차도 이따금 자제할 줄 알아야 하나니, 선한 뜻을 품었다고는 하나 너희가 지나치게 그것에 연연하다 보면 마음이 산란해져 안정을 갖지 못하게 되고, 너희의 자제력 결여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서 좋지 못한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음이니라. 또 다른 사람들의 반대와 저항에 부딪쳐 갑자기 당황하고 낙심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니라.
 
 때로는 너희 마음에 일어나는 온갖 욕망을 온전히 억제할 줄도 알아야 하느니라. 육체적 본능에 절대 이끌리지 말며 육체적 감각에 만족을 주는 욕망 따위를 과감성 있게 물리쳐라. 그리고 고통을 감수하면서라도 너희 마음의 정욕이 성령에 예속될 수 있도록 전심전력을 기울여야 하느니라.
 
 만사에 육체의 정욕을 자제할 마음의 준비를 철저히 갖추고 사소한 일에도 만족할 줄 알고 평범한 일에도 기뻐할 줄 알며, 육체의 소욕을 채우지 못했더라도 불평하지 않을 때까지 육체의 정욕을 채찍질하여 경계해야 하고, 잘 지배하여야 할지니라.

인내의 성장과 현세의 욕망을 극복함에 대하여
 
 <제자> 오 주님, 나의 하나님! 우리에게 인내를 허락하소서. 이 세상사로 인해 수많은 고난과 유혹에 휩싸이고 있나이다.
 
 우리 자신의 평화를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운다 할지라도, 우리의 삶은 환난과 고뇌가 없을 수 없나이다.
 
 <그리스도> 그 말이 옳도다. 나의 뜻은 여기에 있나니, 너희가 조그마한 유혹이나 역경도 없이 얻어지는 평화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고뇌와 여러 가지 곤경을 겪고 난 후에야 얻어지는 참된 평화를 누리는 것이니라.
 
 만약 너희가 자신 앞에 놓인 조그마한 고통조차 견뎌낼 수 없다면, 어떻게 장차 있을 심판의 불앞에 서겠느냐?
 
 너희에게 닥친 두 가지 고통 가운데 그중 적은 것을 선택함이 마땅하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너희는 장차 있을 영원한 형벌에 부지런히 대비하여라. 하나님을 위해서 인내를 가지고 현재의 모든 역경을 견뎌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니라.
 
 이 세상 사람들이 아무런 고통도 없이 세상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느냐? 최고의 쾌락을 즐기는 자들에게조차 물어 보아라. 그들 자신도 고통이 많다고 할 것이니라.
 
 그러나 너희는, 그들이 온갖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뜻대로 하고 있으므로 자신들의 고통을 크게 중시하지 않는다고 말하겠느냐?
 
 설령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갖게 된다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리라 생각하느냐?
 
 보라, 이 세상의 부유한 자들은 연기처럼 사라질 것이니, 지난날 그들이 누린 기쁨의 기억 또한 모조리 사라질 것이니라.
 
 참으로, 그들은 살아 있을 때조차도, 비통함과 삶의 피로와 불안없이는 기쁨을 얻지 못하였느니라.
 
 왜냐하면 자신들의 기쁨이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그것에서 바로 슬픔이라는 벌을 받기 때문이니라.
 
 그들은 육신의 쾌락을 무절재하게 추구하고 따랐기 때문에 자신들이 찾은 기쁨을 누리면서도 마음 한 구석으로는 부끄러움과 슬픔을 갖게 되었으니 이는 당연한 일이니라.
 
 오, 이 세상에서 얻어지는 쾌락은 얼마나 순간적이며, 허황된 것이며, 무절제하며 추악한 것이냐!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에 맹목적으로 도취되어 세상의 쾌락이 얼마나 가치없는 것인지 깨닫지 못하는도다. 그들은 말못하는 짐승처럼, 이 타락한 삶의 보잘것없는 기쁨을 즐기기 위해, 영혼의 파멸을 초래하는 자들이로다.
 
 그러므로 제자들아, 너의 욕망을 좇지 말고, 너의 욕구를 자제하여라.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저가 네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리로다.
 
 너희가 진정한 기쁨을 갈망하고 나의 풍성한 위안을 원한다면, 보잘것없는 세속적인 위안을 뿌리치고 저급한 기쁨에 미련을 두지 말라. 그리해야 너희에게 은총이 주어질 것이며, 풍성한 위안이 함께 할것이니라.
 
 피조물로부터 오는 위안에 연연해 하지 않을수록, 그만큼 더 감미롭고 큰 위안을 내 안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러한 위안을 얻기까지 타고난 습성으로 인해 고통과 끊임없는 갈등을 겪을 것이나 좋은 습관을 들이고자 꾸준히 노력하면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느니라.
 
 육신의 쾌락을 당장 물리치기는 힘들겠지만, 너희가 혼신의 힘을 다하면 그것을 억누를 수 있으리라.
 
 옛 뱀이 너희를 부추기고 고통을 주겠지만, 기도의 힘은 사단의 유혹을 물리칠 것이며, 영혼에 유익한 수고가 너희를 대항하여 오는 세력을 멈추게 할 것이니라.

그리스도를 본받아 복종함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나에게 복종하기를 원하노라. 나의 뜻에 복종하지 않음은 곧 나의 은총을 저버리는 것이니라. 홀로 개인적인 특권만을 추구하는 자는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갖는 것을 잃어버리느니라.
 
 웃사람에게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복종하지 않는 것은, 아직까지 육체의 혈기에 이끌리어 그에게 반항하며 세상을 살아간다는 증거니라.
 
 그러므로 육신의 정욕을 잘 다스리고자 한다면, 웃사람에게 온전히 순종하는 법을 배우라.
 
 이는 자기 자신을 완전히 극복하지 않고서는 세상의 유혹으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없음이니라.
 
 겸손히 복종하지 않는 것 보다 너의 영혼에 더 나쁜 적은 없도다.
 
 네가 육신의 혈기에 이기기를 갈망한다면, 너 자신을 속속들이 내어 버려라.
 
 너희는 아직 자신만을 지나치게 소중히 여기므로, 다른 사람들의 뜻에 전적으로 따르기를 마다하는도다.
 
 무에서 모든 만물을 창조해낸 전지 전능하고 지존한 나 자신도 너희를 섬기는데, 먼지와 같이 아무것도 아닌 너희가 하나님을 위해 인간에게 복종하는 것이 무슨 큰 일이겠느냐?
 
 내가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겸손하며 가장 비천한 자로 살았듯이, 너희도 너희의 자만심을 버리고 나의 겸손을 본받으라.
 
 참으로 복종할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여라. 진흙같은 이들이여, 자신을 진심으로 낮추어, 모든 사람의 발 아래에 무릎꿇을 줄 아는 자가 되어라.
 
 너희 자신의 욕망을 버리고, 모든 사람에게 복종하여라.
 
 너희 자신을 엄격히 다스려 어떠한 자만심도 머물게 하지 마라. 길거리의 수렁을 밟는 것같이 모든 사람들이 너희를 밟도록 하여라.
 
 헛된 자들이여, 너희가 무엇을 불평하느냐?
 
 사악한 영혼들이여, 늘 하나님을 상심케 하고, 지옥의 형벌을 받을 만한 죄를 범하고 있으면서 너희를 책망하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답변을 할 수 있겠느냐?
 
 하지만 나는 너희의 영혼을 참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기에 너희를 어여삐 여기노라. 그러므로 너희는 나의 사랑을 알기에 힘쓰고 항상 나의 은혜에 감사해야 하느니라.
 
 진정한 복종과 겸손으로, 자기에게 부과되는 어떤 굴욕도 끈기있게 참아내는 영혼이야말로 진실로 귀하도다.

헤아릴 수 없는 하나님의 심판을 생각함
 
 오 주님, 당신의 심판이 천둥처럼 임하리니, 나는 뼛속까지 두려움에 떨고 있으며, 내 영혼이 극심한 무서움에 사로잡혀 있나이다.
 
 나는 놀라 선 채 "하늘에 있는 거룩한 자들 중에도 하나님께 신뢰받을 만한 자 없느니라"라는 말씀을 생각해 보나이다.
 
 당신은 천사에게서도 악함을 발견하시고, 그들에게조차 인정을 베푸시지 않으셨사오니 하물며 나 같은 존재는 장차 어떻게 되오리까?
 
 당신 앞에서는 별들도 떨어졌는데, 먼지에 불과한 내가 어떤 일을 감히 하오리까?
 
 훌륭한 업적으로 높여졌던 사람들이 가장 낮고 비천한 상태에 빠지고, 천사들의 빵을 먹었던 사람들이 돼지의 쥐엄열매를 입에 물고 있는 것을 보았나이다.
 
 그러므로 오 주님, 만약 당신이 자비의 손을 거두신다면, 우리에게 신성함이란 없나이다.
 
 당신이 인도하심을 멈추시면, 세상의 어떤 지혜도 도움이 되지 않나이다.
 
 당신이 지켜 주시지 않으면, 어떤 용기도 도움이 되지 않나이다.
 
 당신이 보호해 주시지 않으면 어떤 자비도 안전하지 못하나이다.
 
 당신의 신성한 보호가 임하지 않으면, 우리 자신의 어떤 보호로도 방어할 수 없나이다.
 
 당신이 우리를 버리시면, 우리는 파멸하여 쓰러질 것이고, 당신이 우리를 찾아 주시면 우리는 되살아날 것이옵니다.
 
 진정으로 우리는 변하기 쉬운 존재이나 당신에 의해 우리는 더욱 굳게 설 수 있나이다. 우리의 냉담한 마음은 오직 당신에 의해서만 뜨겁게 불타오르나이다.
 
 당신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비천하고 하찮은 존재인지요! 내게 어떠한 선함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지극히 보잘것없는 것에 불과하옵니다.
 
 오 주님, 진실로 겸손한 마음으로 당신의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심판에 복종하고자 하오며 또한 내 자신의 무가치하고 보잘것없음을 고백하나이다.
 
 오 측량할 수 없고 건널 수 없는 바다가 되시는 분이시여! 당신 안에서 나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자일 뿐이옵니다.
 
 내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사오리이까? 내 안에 있는 덕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이까?
 
 모든 헛된 영광은 당신의 심판 속으로 빨려 들어가나이다.
 
 당신 앞에서 우리의 육체가 무엇이니이까?
 
 인간이 어찌 그를 만든 창조주에게 우쭐댈 수 있사오리이까?
 
 하나님께 예속된 자가 어찌 그 자신만을 높이려 하겠나이까?
 
 참진리이신 하나님께서 인간을 만드셨으니 이 세상의 어떠한 것에 의해서도 인간은 높아질 수 없나이다. 하나님께 모든 희망을 확고히 두고 있는 사람은 그를 칭찬하는 어떠한 말에도 마음의 동요를 느끼지 않으리이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 사람들조차 보잘것없는 존재이니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과 더불어 사라질 것이나 주님의 진리는 영원토록 변함이 없으리이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삶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모든 일에서 다음과 같이 기도하라.

 "주님, 당신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이것을 하게 하소서."
 
 "주님, 이것이 당신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면, 당신의 이름으로 행해지게 하소서."
 
 "주님, 당신이 보시기에 이것이 마땅하고 나에게 선하다고 생각하신다면 나에게 주시어 당신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게 하소서."
 
 "하지만 그것이 내게 해로운 것이고 내 영혼의 강건함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아신다면, 그러한 소원은 나에게서 빼앗아 가소서."
 
 인간에게 옳고 선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모든 소원이 다 성령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은 아니니라.
 
 너희에게 있는 여러 가지 소원들이 성령의 이끌림에 의한 것인지, 혹은 너희 자신의 마음에 의해 그렇게 움직였는지 판단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니라.
 
 처음에는 성령에 의해 이끌렸다고 생각하나 나중에 가서 그렇지 않았음을 아는 사람들이 허다하니라.
 
 그러므로 너희가 무엇을 소망하든지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과 겸손함으로 바라며 구하라. 모든 일을 너희 자신의 뜻대로 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 완전히 맡기며 다음과 같이 구하라.
 
 "오 주님,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당신은 알고 계시니,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당신이 주고자 하시는 것을, 당신이 주고자 하시는 만큼, 그리고 당신이 주고자 하실 때, 주시옵소서."
 
 "당신이 선하다고 생각하시는 대로, 당신의 뜻에 가장 잘 부합되도록, 그리고 당신의 영예를 위하는 대로 나를 다루어 주옵소서."
 
 "당신의 뜻과 계획에 따라 모든 일에서 나를 사용하소서."
 
 "나는 당신 손 안에 있나이다. 진실로 당신의 종으로서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나이다. 나는 자신을 위해 살기보다는 당신과 함께 지내기를 갈망하나이다. 내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그 일을 하기를 소망하나이다."
 
 <제자> 오, 자비로우신 예수님, 내게 당신의 은총을 베푸시어, 그 은총을 누리게 하옵시고 그 은총을 항상 기억하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어떠한 일을 하든지 당신에게 기쁨을 주고 합당한 것만을 갈망하고 바라게 하옵소서.
 
 당신의 뜻이 내 뜻이 되게 하시고, 나의 뜻을 주장하지 않으며 언제나 당신의 뜻을 따르게 하시어 영원히 당신의 뜻과 일치하도록 하소서.
 
 마음에 염원한 바가 당신의 뜻과 일치되게 하시고, 당신의 뜻 외에는 어떤 것도 내 마음대로 생각하지 말게 하옵소서.
 
 세상에 속한 모든 것에 무관심하게 하시고, 당신을 위해서는 어떠한 멸시도 감수하게 하옵소서. 이 세상의 명예보다는 당신의 뜻을 좇게 하소서.
 
 내가 바라는 모든 것 중에서 무엇보다도, 당신 안에서 안식을 찾게 하옵시고, 당신 안에서 마음의 평온을 간직하게 하옵소서.
 
 당신만이 우리 마음의 진정한 평화요, 당신만이 우리 마음의 유일한 휴식처가 되시나이다. 당신을 벗어나면 모든 것이 괴롭고 불안하나이다. 그러므로 저는 유일하시고 영원불멸한 선이신 당신의 평화 안에서만 머물기 원하오며 참 안식을 구하나이다. 아멘.

하나님 안에 있는 진정한 위안에 대하여
 
 <제자> 내가 위안을 위하여 갈망하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나는 그것을 이 땅 위에서가 아니라 장차 임할 하나님 나라에서 찾기를 원하나이다.
 
 이 세상의 위안이 당장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할지라도 그것들은 영원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므로 나의 영혼이여, 이 세상에서는 충분한 위안을 받을 수 없고 완전한 만족함을 누릴 수도 없음을, 오직 가난한 자의 위안자가 되시고 겸손한 자의 보호자가 되시는 하나님 안에서만 위안을 얻을 수 있음을 기억하라.
 
 오 나의 영혼이여, 잠시 기다릴지어다. 그리고 하나님의 약속을 소망할지어다. 그리하면 천상의 온갖 즐거움을 풍부하게 누릴 수 있게 되리라.
 
 만약 현세의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천상의 것과 영원한 것을 잃게 되리라.
 
 현세에 속한 것을 필요에 따라 쓰되 늘 영원한 것을 사모하도록 하라.
 
 그대는 어떤 세속적인 행복에 결코 만족할 수 없으리라. 왜냐하면 그대는 그것들을 즐기도록 창조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비록 모든 좋은 것을 소유한다해도, 그것 때문에 행복하거나 은총을 받을 수 없사오니, 오직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 안에만 완전한 행복과 축복이 있음이니이다. 이러한 행복과 축복은 세상을 사랑하는 어리석은 자들이 보고 감탄해마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착하고 신실한 종들이 기대하고 그 마음이 영적이고 순수하며, 늘 하늘에 속한 거룩한 것을 즐겨 생각하고 이따금 하늘 나라의 기쁨을 맛본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러한 종류의 행복과 축복이옵니다.
 
 세상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온갖 위안은 헛되고 순간적인 것에 불과 하나 참진리가 되시는 하나님에게서 받는 영적인 위안은 은혜로우며 진실된 것이옵니다.
 
 경건한 사람은 위안자이신 예수님과 함께 하며 그분에게 이렇게 말하리이다.
 
 "오, 주 예수님! 언제나 어느 곳에서나 나와 함께 하옵소서."
 
 "인간이 주는 위로 없이도 기쁘게 살 수 있는 것, 이것이 나의 위안이 되게 해주옵소서."
 
 "당신의 위안이 떠나갔을 때에는, 당신의 뜻과 내게 임한 시험이 가장 큰 위안이 되게 해주소서. 당신은 언제나 성내지 아니하시며 영원히 꾸짖지 않으시기 때문이옵니다.".

모든 염려를 하나님께 맡겨라
 
 <그리스도> 제자들아, 너희는 내가 인도하는 대로 그대로 따르라. 나는 너희에게 선이 되는 것을 잘 알고 있느니라.
 
 너희는 인간으로서 생각하고, 인간적인 감정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도다.
 
 <제자> 오 주님, 당신 말씀이 사실이옵니다. 내가 내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염려보다, 나를 위한 당신의 염려가 더 크나이다.
 
 당신에게 마음의 모든 근심과 염려를 맡기지 않는 사람은 늘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금치 못하나이다.
 
 오 주님, 나의 뜻이 당신을 향해 올바르고 확고하게 해주시고, 당신을 기쁘게 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게 하소서.
 
 당신이 나를 통해 하시는 일은 무엇이든지 선한 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니이다.
 
  내가 어둠 속에 있는 것이 당신의 뜻이라면 그로 인해 당신께 찬양을 드려야 하고 밝은 빛 속에 있는 것이 당신의 뜻이라면 이 또한 당신께 찬양을 드려야 마땅하나이다. 또한 나를 위로해 주시더라도 당신께 찬양을 드려야 하고 고통 속에 던져 두시더라도 나는 역시 당신께 동일한 찬양을 드려야 하나이다.
 
 <그리스도> 제자들아, 너희가 나와 함께 동행하기를 갈망한다면, 그와 같은 생각을 늘 간직하고 있어야 하느니라. 너희가 기쁨 만큼이나 고통도 달게 감수하기를 원하노라.
 
 또한 너희가 누리는 풍요로움이나 부유 만큼이나 빈곤함이나 궁핍함도 마다하지 않기를 원하노라.
 
 <제자> 오 주님, 당신을 위해서라면 당신이 내리시는 어떤 고통이든지 기꺼이 받아들이겠나이다.
 
 당신이 주신 일이라면 그 일이 나에게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감미로운 것이든 쓰디 쓴 것이든, 기쁨이든 슬픔이든, 어떤 것이라도 겸손히 받아들이고 감사하겠나이다.
 
 다만 모든 죄악으로부터 나를 지켜 주옵소서. 죽음도, 지옥도 두려워하지 아니하겠나이다.
 
 당신이 나를 영원히 버리지 않으시고, 생명의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리지 않으시면, 어떤 고난이 닥치더라도 나는 그로 인해 해를 입지 아니하리이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이 세상의 고난을 이김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나는 너희를 구원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와 너희가 당할 모든 고난을 대신 짊어졌느니라. 이는 나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너희를 사랑하는 자비심에서 나온 것이니, 그러므로 너희는 스스로 인내를 배우고, 일시적 고난에 대해 불평할 것이 아니라 참도록 노력하여라.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 십자가에 달려 죽을 때까지, 온갖 슬픔과 고통을 다 참고 견디었노라.
 
 늘 궁핍한 생활을 하였으며, 나를 향한 불평의 소리는 끊이지 아니하였도다. 그러나 나는 온화한 마음으로 온갖 불명예와 비방을 묵묵히 견뎌내었노라. 나의 은혜에 대한 보답은 배반으로 돌아왔으며, 나의 기적은 모독으로, 하늘의 진리는 비난의 대상이 되었도다.
 
 <제자> 오 주님, 당신은 이 땅위에서 사시는 동안 하나님 아버지의 명을 완수하면서, 온갖 역경을 참고 견디셨나이다. 그러므로 비참한 죄인인 내가 당신의 뜻에 따라 모든 괴로움을 견뎌 내며, 내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이 타락한 세상에서의 삶의 짐을 감당하는 것은 마땅하나이다.
 
 비록 이 현세의 삶이 무거운 짐과 같다 할지라도 이제 이 삶은 당신의 은총을 힘입어 보다 유익하게 되었으며, 당신이 행하신 길과 성자들의 발자취는 연약한 자들에게 더욱 확신을 주고 모든 고통을 감내할 수 있도록 하셨나이다.
 
 또한 지금은 천국의 문이 닫혀 있었던 옛 율법시대보다 훨씬 풍성한 위로가 임하고 있나이다. 천국에 이르는 길은 그곳을 찾는 자가 매우 적었던 그 때에 더욱 불명확하게 보였나이다.
 
 더욱이 그 때에 구원되었어야 할 의로운 사람들도, 당신의 수난과 당신의 거룩한 죽음의 속죄가 있기 전까지는 앞서 천상 왕국으로 들어갈 수 없었나이다.
 
 당신께서 나오 모든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에게 영원한 천국에 이르는 선하고 올바른 길을 보여 주셨사오매, 진실로 당신께 큰 감사를 드리나이다.
 
 당신의 생명은 우리의 길이기에 우리는 거룩한 인내로써 우리의 왕이신 당신에게 나아가나이다.
 
 당신이 우리보다 앞서서 참진리가 되는 당신의 길을 가르쳐 주시지 않았다면, 누가 우리를 따라오도록 이끌어 주었겠나이까!
 
 만약 당신의 존귀함 모범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고 체념하겠나이까!
 
 오, 주님! 당신이 행하신 기적과 당신의 교훈에 대해 그렇게 많이 들었지만,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냉담하옵니다. 그러하오니 우리가 당신을 따를 빛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겠나이까!

마음의 평안을 가져오는 네 가지 사항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이제 내가 너희에게 평화의 길과 참자유의 길을 가르쳐 주겠노라.
 
 <제자> 오, 주님 진실로 그것을 간구하오며, 절실히 알기를 원하나이다.
 
 <그리스도> 너희 자신의 뜻보다 다른 사람의 뜻을 행하도록 노력하라.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갖기를 바라지 말라.
 
 항상 가장 낮은 자리에 처하기를 힘쓰며 어느 누구보다도 더 겸손한 자가 되도록 노력하라.
 
 늘 하나님의 뜻이 너희 안에서 완전히 이루어지기를 소망하고 이를 위해 기도하라.
 
 이 말씀을 따르는 사람만이 참평안과 안식을 얻을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하라.
 
 <제자> 오, 주님! 당신께서 말씀하신 이 몇 마디 안에 완전함에 이르는 길이 있음을 내가 믿나이다.
 
 참으로 이 말씀 속에는 깊은 의미와 풍성한 은혜가 깃들여 있사오니, 이 말씀만 충실히 지킨다면 그 어떠한 고통도 우리 안에서 일어나지 않으리이다.
 
 불안과 깊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마다 주님의 교훈으로부터 멀리 떠나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나이다.
 
 하오나 당신께서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지고 계시오니, 내 영혼을 완전케 하여 주시옵소서. 나에게 당신의 큰 은혜를 베푸사 당신의 말씀을 행하게 하시고 영혼의 구원에 이를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악한 생각을 물리치는 기도
 
 오, 나의 주 나의 하나님! 나를 버리지 마옵소서. 우리를 가엾이 여기사 도와주소서. 수많은 번뇌와 끊임없는 공포에 사로잡혀 괴로움을 겪고 있나이다.
 
 어찌하면 이러한 번뇌와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겠나이까? 어찌하면 그것들을 이길 수 있사오리이까?
 
 "내가 네 앞에 가면 험한 곳을 평탄케 하고, 감옥의 문을 열어 줄 것이며, 숨은 보물을 네게 보여 주리라"라고 당신께서 말씀하셨나이다.
 
 오, 주님! 당신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당신의 빛으로 모든 사악한 생각들을 깨끗이 씻기어 주옵소서.
 
 어떤 환난 중에서도 주님을 의지하고, 주님을 사모하며, 주님께 돌아감이 나의 희망이요 유일한 위로이오니, 언제까지든지 인내로써 주님의 위로를 기다리게 하여 주옵소서.
마음의 일깨움을 위한 기도
 
 오, 은혜로우신 주님! 당신의 찬란한 빛을 내 마음에 비추사 마음속의 온갖 어둠을 몰아내 주시옵소서.
 
 종잡을 수 없는 생각들을 당신께서 다스려 주시고 나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온갖 유혹을 낱낱이 물리쳐 주소서.
 
 나를 위해 강하게 대적하사, 사나운 짐승처럼 괴롭히는 모든 육체적 욕망을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당신의 권능으로 온갖 유혹과 타락한 욕망을 물리치사 내게 참 평화를 주시고 주님을 찬양하는 노래가 거룩한 성전, 곧 깨끗한 양심 속에 가득히 넘쳐나게 하소서.
 
 바람과 폭풍에서 명하사 자만심의 바람을 그치게 하여 주옵시고, 바다에게 명하사 탐욕의 바다를 잠잠케 하시옵소서. 또한 북풍처럼 사나운 유혹도 물리쳐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이 마음 속에 커다란 평화와 안식이 깃들게 하소서.
 
 주님의 빛과 진리를 보내 주시어 온 세상을 밝게 비추어 주소서. 주님의 빛으로 내 심령을 밝히사 공허와 절망의 세상에서 건져 주소서.
 
 하늘 저 높은 곳에서 당신의 은혜를 쏟아 주시어 내 마음을 히늘의 달콤한 이슬로 축여 주소서. 메마른 땅같은 마음에 단비를 내리사 경건의 시냇물이 흐르게 하시고 선하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하소서.
 
 죄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마음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사 하늘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가득차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늘의 영원한 기쁨을 맛보게 하여 이 세상이 주는 즐거움을 생각하는 것조차 씁쓸히 느끼게 하여 주소서.
 
 온갖 죄악의 끈에서 풀어 주시고, 이 세상의 일시적인 위로에 연연해하지 않게 하소서. 이는 이 세상의 어떤 피조물이나 쾌락도 우리가 진실로 소망하는 참된 위로와 안식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니이다.
 
 결코 끊을 수 없는 사랑의 줄로써 당신과 나를 묶어 주소서. 오직 당신만이 당신을 사모하는 자에게 참된 만족을 주실 수 있으며 당신 없이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헛되고 무가치함을 아나이다.

쓸데없는 호기심을 버림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쓸데없는 호기심과 불필요한 걱정으로 자기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
 
 그러한 것들이 너희에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 다만 너희는 나를 따르라.
 
 어떤 사람이 이렇게 행동하든 저렇게 행동하든, 혹은 이렇게 말하든 저렇게 말하든 너희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
 
 너희는 다른 사람을 위하여 대답하려 하기 보다는 너희 스스로를 잘 살펴야 하느니라. 그러함에도 너희들은 왜 너희와 무관한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려 하느냐?
 
 보라. 나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다 헤아리고 있으며, 이 세상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을 다 보고 있느니라. 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도하는지 모두 다 아는 자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것을 내게 맡기고 너희 마음에 평안을 갖도록 하라. 남의 일에 간섭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로 인하여 갖가지 괴로움을 당하게 되리라.
 
 사람들이 행하고 말하는 모든 것을 내가 다 알고 있나니 나를 속일 순 없느니라.
 
  세상적인 명성에 집착하지 말며 많은 사람들과의 친밀한 교제나 사람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 등에 지나치게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하느니라.
 
 이 모든 것들은 너희 마음에 혼란을 일으키어 끊임없는 불안을 만들기 때문이니라.
 
 만일 너희가 진심으로 내가 임하기를 간구하고 마음의 문을 열어나를 맞이하곤 한다면 나는 친히 너희에게 다가갈 것이고, 나의 크고 놀라운 비밀을 보여 주겠노라.
 
 그러므로 모든 일에 있어 겸손한 마음으로 행하고, 항상 근신하며 기도를 게을리하지 말지어다.
겸손한 기도로써 얻어지는 마음의 참자유에 대하여
 
  <제자> 오, 주님! 완전함을 바라는 사람은 언제나 하늘에 속한 것에만 주의를 기울이기에 많은 환난 가운데서도 근심 없이 지낼 수 있나이다. 이는 결코 그 마음에 걱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유하는 마음의 은혜를 받았기에 이 세상에 속한 일들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니이다.
 
 은혜로우신 하나님, 당신께 간구하오니 이 세상에서 비롯되는 근심 걱정에서 나를 보호하사 그러한 감정에 얽매이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육체의 정욕에서 보호하사 쾌락의 함정에 빠지지 말게하여 주시옵소서. 내 영혼의 평안에 해가 되는 모든 것에서 지켜 주시어 마음의 고통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하여 주옵소서.
 
 허영에 가득 찬 사람들이 집착하며 추구하는 것에 얽매이기를 원치아니하나이다. 다만 인간에게 죄의 삯으로 주어져 영혼을 짓누르고 성령의 참된 자유를 방해하는 모든 비참한 상태에서 풀려 나기만을 원하나이다.
 
 오, 지극히 뛰어나시며 인자하신 나의 하나님이시여, 종으로 하여금 이 세상의 안락에 집착하기 보다는 그러한 것에 염증을 느끼게 하옵소서. 세속의 즐거움에 도취되어 하늘 나라의 영원한 것을 사모치 못할까 두렵사오니 현세의 부귀와 영화에 마음을 쏠리게 하는 온갖 사악한 생각에서 벗어나게 하옵소서.
 
 오 나의 하나님, 혈육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게 하여 주시고 현세의 헛된 영광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여 주옵소서. 또한 사단과 그 교활한 간계로 쓰러지지 않도록 하여 주소서.
 
 이 모든 것에 대항할 수 있는 강건함과 인내심과 변함없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현세의 온갖 위로보다 더 풍성한 성령의 아름다운 은총을 베풀어 주시고, 육체에 속한 쾌락 대신에 오직 당신의 이름만을 사랑하게 하여 주옵소서.
 
 오, 주님! 우리는 먹고 마시고 입는 것과 육체에 필요한 모든 것에 얽매여 영혼의 자유를 얻지 못하나이다.
 
 하오니 우리가 이 모든 것들을 적당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그것들에 대한 지나친 욕망으로 쓸데없는 고민에 빠지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자연의 존속을 위해 이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 합당치 아니하오나 성경의 율법은 그것에 대하여 지나친 탐욕에 빠지는 것을 금하고 있사오니 이는 육체와 탐욕이 항상 성령에 거스르기 떄문이니이다. 그러므로 내가 당신께 간구하오니 당신의 손으로 나를 이끄시고 가르치사 그런 것들에 지나침이 없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고귀한 선행을 가로막는 이기심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너희가 모든 것을 얻고자 한다면 모든 것을 주어야 하며 어떤 것도 자신의 것으로 돌려서는 안되느니라.
 
 자기에 대한 지나친 사랑은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자신에게 해롭다는 것을 깨달으라.
 
 너희가 어떤 것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애착과 사랑만큼이나 그것이 너희의 마음을 사로잡아 참된 진리를 구하는 데 방해가 되리라.
 
 만약 너희의 사랑이 순결하고 신실하며 잘 절제된 것이라면 너희는 물질의 속박에서 자유롭게 되리로다.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쓸데없이 탐하지 말라. 또한 너희를 방해하거나 영적 자유를 빼앗아 가는 것들에 마음을 허락하지 말라.
 
 너희는 왜 전적으로 나를 신뢰하지 못하느냐? 너희 안에 있는 기쁨이나 소망을 왜 나에게 두지 못하느냐?
 
 어찌하여 너희는 헛되고 무익한 슬픔에 빠져 자신을 지치게 하느냐? 어찌하여 불필요한 근심으로 너희 자신을 피곤케 하느냐?
 
 나의 선한 뜻을 믿고 그대로 순종한다면 결코 후회함이 없으리로다.
 
 만일 너희가 자신의 이익과 쾌락을 추구하는 것에 온 마음을 쏟는다면 결코 참된 평안을 얻지 못할 것이며 근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이는 어떤 경우에도 부족함이 있기 마련이고 어느 곳에나 너희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니라.
 
 사람의 행복은 물질적인 것을 소유하거나 그것을 증식시키는 데 있지 아니하며, 오히려 그러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에 대한 욕심에서 벗어날 때 참 행복을 얻게 되느니라.
 
 또한 행복이란 수입의 많고 적음이나 부유함에 있는 것도 아니며 명예나 헛된 찬사에 있는 것도 아니니, 이러한 것들은 이 세상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깨달으라.
 
 나를 향한 영혼의 갈망이 없다면 너희는 어느 곳에 있든지 마음의 안식을 갖지 못할 것이며, 세상적인 만족만을 추구한다면 참된 평안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리라. 너희 마음이 참된 기초 위에 서 있지 아니하면, 즉 내 안에서 굳건히 서 있지 아니하다면 너희 자신의 진보를 기대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니라. 
 
 이는 너희를 개선하여 선을 이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다 할지라도 너희는 이 기회를 잡으려 하지 않고 어디론가 도망갈 구실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니라.
정결한 마음과 하늘의 지혜를 구하는 기도
 
오, 나의 하나님이시여! 성령의 은혜로 내게 힘을 주시옵소서.
 
 내 영혼을 주님의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여 주옵시고 내 마음에서 쓸데없는 근심과 괴로움을 제하여 주옵소서. 그것이 귀한 것이든 하찮은 것이든 세상의 잡다한 욕망에 이끌려 당신을 떠나는 일이 없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한 것에서 얻는 기쁨은 덧없는 것에 불과하며, 자신조차 그것들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해 아래 그 무엇도 영원한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헛되고 마음에 괴로움만 줄 뿐이옵니다. 오, 이러한 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현명한 사람이겠나이까!
 
 오, 주님! 하늘의 지혜를 허락하시어 세상의 어떠한 일보다도 당신을 구하고 찾은 일에만 온 힘을 기울이게 하소서. 오직 당신의 뜻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일에만 전심전력하게 하시고 모든 만물이 당신의 지혜와 명령대로 준행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내게 아첨하는 자를 잘 분별하여 피할 수 있게 하옵시고 나를 반박하는 자에게는 인내로써 대하게 하여 주옵소서.
 
 참지혜는 어떠한 중상에도 없어지지 아니하며, 아첨에도 귀를 기울이지 아니하나니, 이러한 지혜를 갖출 때 당신을 향한 길로 안전하게 갈 수 있겠나이다.

중상하는 말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사람들이 너희를 중상하고 헐뜯는다고해도 크게 개의치 말라.
 
 너희는 자신에게 가장 엄격한 판단자가 되어야 하며, 스스로 그 누구보다 연약한 인간이라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만일 너희가 영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스쳐 지나가는 말에 큰 관심을 두지 않으리라.
 
 지혜롭고 신중한 사람은 때가 악할 때에 침묵을 지키며, 내적으로 나에게 의지하여 사람들의 판단에 동요되거나 괴로워하지 않느니라.
 
 너희의 평안이 다른 사람들의 말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지 말지어다. 그들이 좋게 말하든 나쁘게 말하든 너는 단지 너 자신일 뿐이요, 다른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참된 평화와 영광이 어디에 있는 것이냐? 그러한 것들은 모두 너희의 하나님인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더냐?
 
 그러므로 애써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일이나 혹은 불쾌하게 만드는 일에 지나친 관심을 갖지 아니하는 자만이 참된 평화를 누릴 수 있느니라.
 
 너희의 마음이 늘 불안하고 혼란을 겪는 것은 무절제한 애착과 쓸데없는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명심하여라.

환난이 임할 때 어떻게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제자> 오, 주 하나님이시여! 당신의 이름은 영원토록 찬양받기에 합당하나이다. 내게 오는 온갖 시험과 환난이 오직 당신의 섭리안에서 이루어짐을 알고 있나이다.
 
 하오나 내 힘과 능력으로는 그것들을 피할 수 없사오니, 주여 나를 도와주소서. 내가 어떠한 환난을 겪든지 간에 그로 인해 좌절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육으로 더욱 강건해지기를 당신께 간구하나이다.
 
 주님, 당신의 종이 현재의 고난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온갖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나이다.
 
 그러하오니 사랑하는 나의 주님이시여, 내가 당신께 무슨 말씀을 드릴 수 있사오리까? 다만 이 고난에서 구하여 주소서.
 
 이 시간까지 오게 된 것도 내가 지극히 비참한 지경에 처해 있을 때 당신께서 나를 구하심으로 당신을 찬양하도록 하기 위함인 줄 믿사옵니다.
 
 그러하오니 나의 주여, 당신의 기쁜 뜻에 따라 나를 구하소서. 나는 참으로 보잘것없고 가련한 사람이오니 당신 없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어디로 갈 수 있겠나이까?
 
 오, 주님! 고난에 빠진 순간에도 인내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나를 도와주소서. 당신과 함께라면 아무리 심한 고통을 받을지라도 결코 두렵지 않겠나이다.
 
 이제 이러한 고난 가운데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이까! 주여, 오직 당신의 뜻을 이루소서. 나는 고난을 받아 마땅한 자이기에 이 고난을 참고 견뎌내겠나이다. 이 고난의 폭풍이 지나고 평온이 임할 때까지 인내로써 이겨낼 수 있도록 하옵소서.
 
 그러나 자비로운 주님이시여! 당신의 전능하신 손길은 내게서 이 시험을 거두고 이 환난의 폭풍우를 가라앉힐 수 있나이다. 당신께서 지금까지 그러하셨던 것처럼 말이옵니다.
 
 아무리 크고 어려운 고난이 내게 닥쳐온다 할지라도 가장 높으신 당신의 오른손으로 이것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믿사오니 이 영혼을 긍휼히 여기사 보살펴 주옵소서.

하나님의 도움을 청함과 은총의 회복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나는 환난날에 힘을 주는 너의 주이니라.
 
 고난과 어려움이 닥쳐올 때 나에게 오라.
 
 하늘의 위로를 받는 데에 가장 큰 장애물은 너희가 기도를 게을리 하는 것이니라.
 
 이는 너희가 온 마음을 다해 열심히 나에게 간구하기 전에 세상이 주는 위로에 눈을 돌리고 현세의 것에서 힘을 얻고자 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너희가 참된 구원은 오직 내 안에 있음을 깨달을 때까지는 그 무엇도 너희에게 도움이 되지 아니하며, 나를 떠나서는 힘있는 도움도, 유익한 충고도, 영원한 구원도 없음을 깨달아야 하느니라.
 
 그러나 이제 환난을 겪은 후에 나의 은총으로 영혼이 소생을 얻어 다시 힘을 얻으리니 나는 항상 너희 가까이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여 완전하게 할 뿐 아니라 모든 것을 풍부하게 회복시키는 자이기 때문이니라.
 
내게 어려운 일이 있다고 여기느냐? 내가 약속만 하고 행하지 않는 자라고 생각하느냐?
 
 너희의 믿음은 어디 있느냐? 고난이 닥쳐왔을 때 굳건히 서서 완강히 대항하라. 용기를 가지고 인내로써 참고 견디어라. 때가 되면 하늘의 위로가 너희에게 임할 것이니라.
 
 기다리라. 나를 기다리라. 그리하면 내가 친히 너희에게 가서 너희를 치유해 주리라.
 
 유혹은 단지 너희를 시험하는 것이니 지나친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느니라.
 
 너희가 미래의 일을 염려하면 할수록 오히려 슬픔만 가중되지 아니하냐? 한날의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
 
 미래의 일에 대해 염려하거나 불안을 느끼는 것은 실로 헛되고 무익한 일이로다.
 
 그러나 쓸데없는 생각에 미혹되기 쉬우며, 사단의 유혹에 쉽사리 넘어가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니라.
 
 너희를 유혹하는 사단의 최대 관심은 진리냐 거짓이냐 하는 따위의 문제가 아니라 너희를 철저하게 쓰러뜨리려는 데 있느니라. 현재에 대한 애착이냐 미래에 대한 불안이냐에 대한 관심보다는 다만 너희를 속이고 유혹하는 일에 분주할 뿐이라.
 
 그러나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다만 나를 믿고 모든 믿음을 나의 자비에 두도록 하라.
 
 너희가 나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할 때, 나는 너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음을 기억하고 안심하라.
 
 너희가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때에, 너희가 힘써 수고한 것에 대한 보상이 가장 크게 베풀어질 때가 가까이 왔음을 기억하라.
 
 너희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잃는 것은 아니니라.
 
 그러므로 너희는 단지 현재의 느낌에 따라 판단하여 슬퍼하지 말며 마치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린 것처럼 포기하지 말라.
 
내가 잠시동안 너희에게 시련을 주거나 너희가 소망하는 위로를 거둔다 할지라도 너희에게서 내가 완전히 떠나버렸다고 생각지 말라. 바로 이러한 것들이 하늘 나라로 들어가기 위한 길이니라.
 
 그리고 너희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지는 것보다 역경에 대항하여 싸우는 것이 너희를 위해서나 내 모든 종들을 위해서 보다 좋은 길이 되는 것임을 명심하라.
 
 나는 너희의 은밀한 생각까지 낱낱이 알고 있느니라. 그러므로 너희가 현재의 행복에 취하여 자만하거나 헛된 만족과 우월감에 빠지지 아니하도록 때때로 너희에게 영적 빈곤과 곤란을 겪게 하나니 이는 너희의 구원을 위해 필요한 것이니라.
 
 나는 이미 준 것을 거두어 들일 수도 있으며 다시 회복시켜 줄 수도 있는 자이니라.
 
 내가 너희에게 베푼 은혜는 모두 나의 것이므로 내가 그것을 거둔다 할지라도 너희 것을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닐지니, 이는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은 모두 내가 주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내가 너희에게 시련이나 고통의 십자가를 준다 할지라도 슬퍼하거나 절망하지 말라. 나는 너희가 원할 때 언제나 위로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너희가 진 고통의 짐을 기쁨으로 변화시킬 수 있느니라.
 
 나는 항상 의로우니 내가 너희를 어떻게 대할지라도 항상 나를 찬양하도록 하라.
 
 만일 너희가 지혜롭게 나의 말을 기억하며 세상을 살아간다면 너희에게 닥치는 역경에 그렇게 낙담하여 슬퍼하지 아니하리로다. 오히려 기뻐하며 내게 감사를 드릴 것이니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를 슬픔과 고통의 시련에 빠뜨려 위로를 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이 모든 것을 너희의 특별한 기쁨으로 여기도록 하라. "내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 또한 너희를 사랑하노라" 이 말은 내가 사랑하는 것처럼 제자들에게 주었던 말이니, 내가 제자들을 세상에 보낸 것은 세속적인 기쁨을 주기 위함이 아니요 심한 고통과 시련을 겪게 하기 위함이었으며, 영예를 차지하기 위함이 아니요 오히려 멸시를 받게 하려 함이었으며, 나태와 게으름을 위함이 아니요 부지런히 일하게 하려 함이었으며, 편하게 쉬도록 하려 함이 아니라 인내로 결실을 맺게 하려 함이었느니라. 제자들아 바로 이 말을 잘 기억하여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에게 임하는 축복에 대하여
 
 <제자> "나의 하나님, 나의 전부가 되시는 이여"내가 당신 외에 무엇을 더 바라며 무슨 행복을 더 소망하겠나이까?
 
 오, 이는 참으로 감미롭고 은혜로운 말이옵니다. 이 세상과 세상에 속한 것들을 사랑하지 않고 오직 당신만을 사랑하는 자들에게 그러하오니 그들이 누리는 즐거움에 그 어느 것에 비할 수 있으리이까!
 
 "나의 하나님, 나의 전부가 되시는 이여!"이 말의 참뜻을 깨닫고 사모하는 자에게는 이 말을 음미하고 묵상하는 것은 큰 기쁨이 되나이다.  
 
 이는 당신이 임하실 때에는 모든 것이 즐거우나, 당신이 떠나시면 모든 일을 함에 있어 괴롭고 슬프기 때문이옵니다.
 
 당신은 마음의 평안과 참 평화와 큰 기쁨을 주시나이다.
 
 당신은 우리로 하여금 모든 것에서 즐거움을 얻게 하시며 모든 것에서 당신을 찬양케 하시나이다. 당신 없이는 어떠한 기쁨도 오래 지속되지 않나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참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당신의 은총이 필요하오며 당신의 지혜가 우리와 함께 해야 하겠나이다.
 
 당신의 기쁨을 아는 사람에게 당신이 어찌 기쁨을 주지 않겠나이까? 당신의 기쁨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주시는 기쁨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이까?
 
 세상의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육체의 쾌락을 즐기는 사람들은 당신의 지혜에 결코 이르지 못하리니 이들은 헛된 것으로만 가득차 있고, 멸망만을 초래하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나 세상 일을 경시하고 육신의 정욕을 잘 절제하여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들이오니, 그들은 헛된 진리에서 벗어나 참진리에 이르며 육신의 정욕에서 벗어나 영혼의 안식을 추구하기 때문이옵니다.
 
 이러한 자들이 당신을 기쁘게 하나이다. 그들은 이 세상의 어떤 피조물에서 얻은 기쁨이라도 그를 통해 창조주이신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나이다.
 
 창조주로부터 얻는 기쁨과 이 세상의 피조물로부터 얻는 기쁨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차이가 있으며, 영원한 것과 일시적인 것, 지음을 받은 빛과 지음을 받지 않은 빛 또한 그 차이를 감히 논할 수 없나이다.
 
 오, 영원한 빛이 되시는 주님이시여, 세상의 빛들을 초월하시는 영원의 빛이시여! 하늘로부터 당신의 밝은 빛을 비추사 내 마음 가장 깊은 곳까지 그윽하게 하소서. 그 놀라운 빛의 힘으로 영혼을 깨끗케 하시고 기쁘게 하시고, 빛나게 하시고 생기를 주시어 승리의 기쁨으로 충만하여 당신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오, 주님! 이 모든 축복을 받게 되고 소망이 이루어지는 날, 당신께서는 나의 모든 것을 채워 주실 것이며 나에게 있어 당신만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귀중한 존재가 되리이다.
 
 이러한 일이 내게 임하지 않는 한 나는 완전한 기쁨을 얻지 못 하리이다.
 
 오, 슬프도다! 아직도 내 안에 있는 옛 사람을 완전히 죽이지 못함으로 여전히 새 사람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있음이여!
 
 내 안 있는 성령에 대항하는 더러운 탐욕으로 인하여 내 영혼이 하나님의 평안을 느끼지 못하고 있도다.
 
 그러하오니 바다의 흉륭함을 다스리시며 성난 파도를 평정케 하시는 주님이시여 내게 오셔서 나를 도와주소서!
 
 전쟁을 즐기는 백성들을 흩으시고 당신의 힘으로 그들을 무너뜨리소서.
 
 간구하옵나니 당신의 권능을 행하시고 오른 손을 들어 당신의 영광을 보여 주시옵소서. 오, 주님 나의 하나님이시여! 나에게는 주님 외에는 아무런 희망도, 피난처도 없나이다.

마음의 자유를 위하여 자신을 완전히 부인함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너희 자신을 부인하여라. 그리하면 나를 찾으리라.

 어떤 것도 너희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선택하거나 소유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는 항상 마음의 자유를 누리게 되리로다.
 
 너희가 완전히 자신을 부인하는 그 순간 더 풍성한 은총을 받을 것이니라.
 
 <제자> 주여, 얼마나 자주 나를 부인하며, 또 어떤 경우에 그리하오리까?
 
 <그리스도> 늘, 매 순간마다 그리하여라. 그리고 큰 일에서 뿐만 아니라 아주 작은 일에서도 그렇게 해야 하느니라. 어떤 것도 예외가 될 수 없나니 나는 너희가 자신을 완전히 버리기를 원하노라.
 
 너희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너희 뜻대로 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나의 종이 될 수 있으며, 어찌 나를 너희의 주라 부르겠느냐?
 
 너희가 속히 자기 자신을 부인하면 할수록 많은 축복이 있으리로다. 그리고 너희가 이를 진실된 마음으로 완전하게 하면 할수록 내가 더 기뻐할 것이요, 너희에게 더 많은 것으로 채워 줄 것이라.
 
 어떤 이들은 하나님께 자신을 바침에 있어 몇 가지 예외를 두곤하나니, 이들은 하나님을 완전히 믿지 않기에 스스로 돌아볼 궁리를 하는 자들이니라.
 
 또 처음에는 자신을 완전히 바쳤다가도 유혹에 휩쓸려 다시 냉담한 마음으로 돌이키는 자들도 있나니 이들은 결국 덕행의 길에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리로다.
 
 이러한 자들이 자기 자신을 완전히 부인하고 날마다 나에게 헌신하지 않는다면, 순결한 마음의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할 것이요 나의 달콤한 사랑도 맛보지 못하리니, 이렇게 하지 않고는 나와 진정으로 연합될 수 없기 때문이니라.
 
 내가 너희에게 늘 말해왔던 것을 다시 되풀이 하노니, 너희를 부인하고 자신을 바쳐라. 그리하면 너희 안에 큰 평화가 넘치리라.
 
 아무 것도 주저하지 말고 너희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바쳐라. 어떤 것도 구하려 하거나 되돌려 받으려 하지 말라. 굳은 신뢰를 가지고 순결하게 내 안에서 거하라. 그때 너희는 나를 소유하게 될 것이요, 마음에 자유를 얻을 것이며, 흑암이 너희를 덮지 못하리라.
 
 너희는 이를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기도하며 간구하라.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이기심을 떨쳐버리면 충실하게 나를 따를 수 있을 것이요, 자신을 내어 버리면 내 안에서 영원히 거하리로다.
 
 그리하면 헛된 환상들이나 너희를 혼란케 하는 악이나 쓸데없는 근심들이 모두 사라져버릴 것이요, 괜한 두려움도 떠나갈 것이며 무절제한 애착도 사라지리라.

지나치게 근심하지 않음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항상 너희 모든 일을 나에게 맡기라. 마땅한 때를 따라 내가 해결해 주리로다.
 
 나의 도움이 있기까지 기다리라. 그리하면 너희는 마음의 간구한바를 응답받으리라.
 
 <제자> 오, 주님! 기꺼이 모든 것을 당신께 맡기나이다. 내가 아무리 근심을 하고 고민을 해보아도 이는 아무 소용도 없음이니다.
 
 이제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것이며 아무런 망설임 없이 주님의 기쁘신 뜻에 내 자신을 맡기고자 하나이다.
 
 <그리스도> 제자들아, 흔히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열심히 분투하다가도, 그것을 얻고 나면 또 다른 것을 찾아 헤매나니 이는 사람의 애착심이 한 가지 대상에 오래도록 지속되지 못하고 자꾸만 변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사랑이 가장 작은 일에서조차 자신을 버릴 수 있다면 이는 상당히 유익한 일이니라.
 
 사람의 진정한 영적 진보는 자기 자신을 부인하는 데 있느니라. 자기를 부인하는 사람은 완전한 자유를 만끽할 것이며 또한 마음의 평안을 얻을 것이로다.
 
 그러나 언제나 선한 사람들을 대적하는 옛 원수는 한시도 쉬지 않고 방심하는 자들을 유혹하여 속임수의 함정에 빠뜨리려고 밤낮으로 기다리고 있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라.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세상의 온갖 명예에 미련을 두지 않음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다른 사람들이 존귀를 받고 영화를 누릴 때, 너희는 사람들의 멸시를 받고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하여도 결코 근심하지 말라.
 
 너희의 마음을 하늘에 두어 나를 바라라. 그리하면 사람들의 멸시에 슬퍼하지 않을 것이니라.
 
 <제자> 주여, 우리는 무분별하여 쉽사리 허영에 현혹되곤 하나이다.
 
 내 자신을 주의깊게 돌이켜 볼 때 이러한 일은 세상 사람들이나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바로 내 마음이 아직 견고치 못한 데서 오는 것이므로 당신께 감히 불평드릴 수가 없나이다.
 
 내 자신이 당신의 뜻과 어긋나는 큰 죄를 많이 지었으므로 모든 피조물들이 나를 대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옵니다.
 
 그러므로 나는 수치와 멸시를 받아 마땅하고 당신은 찬양과 존귀와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시나이다.
 
 내가 모든 피조물들에게서 멸시와 버림을 받기를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평가받기를 꺼리지 아니할 진정한 각오를 한다면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얻을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리고 영적으로 깨우침을 받아 당신과 완전히 연합될 수 있을 것이니이다.

세상의 헛된 지식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사람들이 교묘하게 꾸며대는 말이나 그럴듯한 말에 절대 동요되지 말라. "하나님이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
 
 나의 이 말을 명심하라. 이 말씀은 너희 마음을 뜨겁게 하여 깨우침을 줄 것이며 회개하는 마음을 불러 일으킬 것이고 많은 위로를 줄 것임이라.
 
 남들에게 더 유식하고 현명하게 보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읽지 말라.
 
 끊임없이 너희의 죄를 회개하라. 이것이 세상의 여러 지식을 많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유익하니라.
 
 너희가 많은 것을 읽어 알게 되었을 때라도 그것의 변함없는 근원이요, 본원이 되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되느니라.
 
 나는 지식으로 사람을 교훈하는 자이며 나의 자녀들에게 사람이 가르치는 것보다 더 분명하게 이해를 시키는 자이니라.
 
 그러므로 내가 가르치는 자는 곧 지혜로운 자가 되며 영혼의 유익을 얻으리로다.
 
 인간의 일에 대해서는 호기심을 가지고 많은 질문을 하면서 나를 섬기는 일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자들에게 불행이 닥치리라.
 
 선생들 중의 선생이며 천사들의 주인 내가 다시 올 때에 모든 사람들이 무엇을 배웠는가를 들으리로다. 즉 모든 사람들의 양심을 판단할 때가 언젠가 오리라.
 
 그리고 나는 등불을 들고 예루살렘을 두루 찾아 어두움에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고 자기 자신의 지식을 주장하며 다투는 사람들을 잠잠하게 하리라.
 
 나는 너희가 세상의 지식으로는 수 십 년이 걸려도 깨우치기 힘든 영원한 진리를 마음이 겸손한 자에게 즉시 가르쳐 줄 수 있는 자로라.
 
 내가 가르칠 때에는 소란한 말소리도 없으며, 의견이 엇갈림이나 명예에 대한 욕심도, 격렬한 논쟁도 없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가르침은 지상의 것들을 멸시하고, 현재의 것들을 거부하여 영원한 것들을 추구하며, 명예를 떨쳐버리고 모욕을 참고 견디라는 것이니라. 또한 모든 소망을 나에게 두고 나 이외에는 아무 것도 바라지 말며, 무엇보다도 나를 뜨겁게 사랑하라고 가르치노라.
 
 일찍이 어떤 사람은 나를 신실히 사랑하여 하늘에 속한 참 진리를 배우고 나를 위해 거룩한 말씀을 전파했었느니라.
 
 그는 그럴듯한 말로 둘러대는 세상의 것들을 배우기보다는 그것들을 버림으로써 더 유익을 얻었느니라.
 
 나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인 것들을 말해주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것들을 말해주며 또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적과 기사로써 나타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영적인 빛을 통하여 나의 계시를 나타내느니라.
 
 성경의 말씀은 참으로 한 진리이나 모든 사람을 똑같이 가르치지는 아니하노니, 나는 영혼의 진리를 가르치는 교사이며, 마음을 살피는 자이며, 생각을 분별하고 선한 행동을 권하는 자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판단하는 대로 각기 가르쳐 주는 자이기 때문이니라.

영원한 날과 현세의 고통에 대하여
 
 <제자> 오, 하늘에 있는 거룩한 성이여! 밤이 어둡게 하지 못하고 지고의 진리만이 영원히 빛을 비추는 찬란한 날이여! 언제나 기쁨과 평화만이 가득할 뿐 결코 고통이 없는 날이여!
 
 오, 그날이 오면 이 세상의 모든 헛된 일들이 끝나리로다!
 
 성도들에게는 이 날이 영원히 밝게 빛날 것이나, 이 땅위에서 나그네로 방황하는 자들에게 그것은 멀리서 보일 뿐이며, 거울로 보는 것같이 희미할 것이옵니다.
 
 하늘 나라의 시민들은 그날이 얼마나 기쁜 날인지를 아나, 쫓겨난 이브의 자손들은 이 세상의 고통과 괴로움에 애통해 하나이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날들은 짧고 악으로 차 있으며, 슬픔과 고통으로 가득 차 있나이다.
 
 세상에서 사람들은 수많은 죄로 더럽혀져 있으며 온갖 정욕의 올가미에 걸려 있으며, 극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으며, 끊임없이 생겨나는 걱정으로 탄식하고 있으며, 지나친 호기심으로 마음을 괴롭히고 있으며, 허영심에 잔뜩 빠져 있으며, 수많은 과실을 범하고 있으며, 고된 일에 지쳐 쓰러져 있으며, 끈질긴 유혹에 시달리고 있으며, 쾌락에 빠져 있으며, 궁핍으로 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나이다.
 
 오, 언제 이러한 현세의 고통이 끝나겠나이까? 언제 죄의 곤고한 속박에서 구원을 받을 수 있겠나이까? 주님, 언제 주님만을 생각할 수 있게 되겠나이까? 언제 당신 안에서 완전한 기쁨을 누릴 수 있겠나이까?
 
 언제 내가 어떠한 장애나 심신의 고통도 없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겠나이까?
 
 언제 내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평안을 얻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겠나이까?
 
 오, 자비로운 주님! 언제 내가 일어나 당신을 바라볼 수 있겠나이까? 언제 주님 나라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겠나이까? 언제 당신이 나의 전부가 되어주시겠나이까?
 
 오, 언제라야 당신이 아득한 옛날부터 사랑해오신 사람들을 위하여 예비해 놓으신 당신의 나라에서 당신과 더불어 살 수 있겠나이까?
 
 나는 원수의 땅으로 추방되어 불쌍하게 버려진 자이며, 이 세상은 날마다 전쟁과 재난이 그치지 않고 있나이다.
 
 오, 주님! 내가 쫓겨난 것을 위로해 주시고, 내 슬픔을 달래 주시옵소서. 나는 오로지 주님만을 간절히 갈망하나이다.
 
 이는 이 세상이 주는 위로가 결국은 마음의 짐이 되기 때문이니이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주님과 함께 하기를 갈구하오나, 이를 하지 못하고 있나이다.
 
 하늘을 속한 것들을 구하고자 소망하므로 모든 것을 완전히 포기하려고 하오나, 현세의 덧없는 것들과 극복되지 못한 욕망들에 짓눌러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나이다.
 
 마음으로는 세상사를 초월하고 싶으나, 육신의 정욕에 이끌려 세상사에 얽매여 있나이다. 이렇게 영혼은 보다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려하나 육신은 하찮은 것에 사로잡혀 있어 자신과 대적하여 싸우고 괴로워하고 있사오니 나는 무척 불행한 자이니이다.
 
 오, 나의 고통은 얼마나 큰 지요? 기도드릴 때 하늘에 속한 것들을 묵상하려고 하나, 이내 현세에 대한 잡다한 생각들이 떠오르니오, 나의 하나님! 내게 임재하셔서 속히 나를 주옵소서.
 
 번개를 번득이사 대적을 흩으시며 주의 살을 발하사 저희를 파하소서. 또한 원수의 무모한 온갖 계획을 깨뜨려 주옵소서.
 
 내가 당신만을 생각하게 하옵시고 세상에 속한 일들은 전부 잊게하여 주소서. 그리고 모든 사악한 생각들을 혐오하며, 신속히 떨쳐버릴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오, 영원한 진리이신 분이시여! 어떤 헛된 것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하늘에 계신 자비로운 분이시여! 내게 오시어 온갖 추악한 것들을 물리쳐 주옵소서.
 
 부디 나의 연약함에 불쌍히 여기사, 내가 기도드릴 때마다 당신 곁에 거하도록 자비와 온유를 베푸소서.
 
 진실로 고백하오니 내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가 많나이다.
 
 내 육신이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곳에 내가 있지 않고, 내 생각이 머무는 곳에 내가 잇음을 수없이 깨닫나이다.
 
 내 생각이 미치는 곳에 내가 있고 내가 애정을 기울이는 곳에 대개 생각이 있나이다.
 
 그리하여 세상적인 즐거움과 기쁨을 좇는 생각이 너무나 빈번히 떠오르곤 하나이다.
 
 이런 까닭에 진리 자체이신 당신께서는 "네 보물이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나이다.
 
 만일 내가 하늘 나라를 사랑한다면, 하늘에 속한 것들을 즐겨 묵상할 것이오나 이 세상을 사랑한다면, 세상의 행복에 기뻐하고 불행에 고통스러워 할 것이옵니다.
 
 만일 내가 육신을 사랑한다면, 육신의 쾌락만을 생각할 것이오나 성령을 사랑한다면, 영적인 것들을 생각하며 기뻐할 것이옵니다.
 
 이는 내가 어떠한 것을 사랑하면 그에 대하여 즐겨 말하려 하고 들으려 하고 또한 그에 관해 항상 마음이 쏠리기 때문이옵니다.
 
 오, 주님! 모든 피조물로부터 기꺼이 벗어나 자신의 본성을 잘 다스리며 뜨거운 마음을 품고 육체의 정욕을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은 축복받은 자이니이다. 그러한 사람은 평온한 양심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순결한 기도를 당신께 드릴 수 있나이다. 또한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우리를 구속하는 것들을 완전히 물리침으로써 천사들의 합창을 들으며 하늘 나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옵니다.

영생에 대한 소망과 신실한 하나님의 약속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너희가 하늘로부터 베풀어질 영원한 축복에 대한 소망이 무엇인지 깨닫고 너희 육신의 한계에서 벗어나 나의 영광에 대해 묵상하려 한다면, 마음을 활짝 열고 이 거룩한 영감을 힘써 받아들이도록 하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깊은 감사를 드리도록 하라. 그분은 너희에게 선의를 베푸시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너희를 찾으시고, 너희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심으로 너희가 육신의 욕망에 이끌리어 세상적인 것에 빠지지 않도록 지탱시켜 주시느니라.
 
 너희가 이러한 은혜를 누리는 것은 너희의 생각이나 노력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께서 은총과 거룩한 애정을 내려 주신 덕분이니라. 그러므로 너희는 덕을 쌓기에 더욱 힘쓰고, 더욱 겸손해야 하며, 미래에 임할 고난에 미리 준비해야 하며, 모든 사랑을 기울여 나에게 의지하여 열렬히 나를 섬기도록 해야 하느니라.
 
 제자들아, 대개 불이 타오른다 해도 연기가 나지 않으면 불길이 솟구치지 아니하느니라.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들의 소망은 하늘에 속한 것들을 향하여 불붙기는 하나, 세상에 대한 애착과 유혹을 완전히 떨치지 못함으로 그 불길이 솟구치지 아니하느니라.
 
 그러므로 사람들이 하나님께 간청을 드릴 때 그것이 순전히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한 것이 아닐 때가 많도다.
 
 너희가 진지하고 열렬한 척 하면서 소망하는 것들도 대개가 그러하니, 이같이 너희 자신의 특별한 관심과 이익이 가미된 소망은 순수하고 완전한 소망일 수 없느니라.
 
 너희에게 기쁨이 되고 유리한 것을 구할 것이 아니라, 나의 뜻에 합당하고 나의 영광을 높일 만한 것을 구하라. 너희가 올바른 판단을 한다면 너희 자신의 욕망이나 원하는 것을 따르기 보다는 내가 정하는 대로 따라야 할 것이니라.
 
 나는 너희가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으며, 너희가 세상의 고통에 자주 탄식하는 소리를 들었노라.
 
 지금 너희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갖는 영광과 자유를 누리기를 갈망하며, 영생과 충만한 즐거움으로 가득한 하늘 나라에서 영원한 기쁨을 누리고자 하나 아직 때가 이르지 아니하였도다. 지금은 전쟁의 때요, 수고의 때이며 시험의 때이니라.
 
 너희는 지고의 선으로 충만하기를 소망하나, 아직은 그것을 얻을 수 없느니라.
 
 내가 바로 선이니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까지 나를 기다리라.
 
 너희는 아직도 이 세상에서 시험을 겪어야 하며, 더 많은 연단을 받아야 하느니라.
 
 때때로 위로를 받기도 하겠으나, 충분히 받지는 못하리로다.
 
 그러므로 너희 본성에 맞지 않는 일을 행할 때에도 인내를 가지고 강하고 담대히 행하여라.
 
 이제 너희는 새 사람을 입고, 다른 사람으로 변해야 하느니라.
 
 너희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기도 하고 원하는 일이지만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느니라.
 
 다른 사람이 뜻하는 일은 수월히 이루어지나 너희가 원하는 일은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을 것이로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은 받아들여지나, 너희가 하는 말은 무시당할 수도 있으리로다. 다른 사람은 구하면 받을 것이나, 너희는 구해도 얻지 못할 수 있을 것이니라.
 
 남들은 사람들로부터 훌륭하다는 칭찬을 받으나, 너희는 어떤 칭찬도 듣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며, 남들은 이 일 저 일을 부탁받으나, 너희는 쓸모 없는 사람으로 여겨질 때도 있을 것이로다.
 
 이러한 일들로 너희가 괴로움을 느낄 것이나, 아무 말 없이 참고 견딘다면 훌륭한 일이니라.
 
 주의 충실한 종은 이와 같은, 혹은 이와 비슷한 여러 가지 경우를 당하여 얼마나 자기를 부인하고 극복할 수 있는가를 종종 시험받게 되느니라.
 
 너희가 너희의 뜻에 반대되는 것들을 보고 견딜 때, 특히 너희에게 불편을 주거나 손해가 되는 것을 요구받았을 때 너희 자신을 극복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니라.
 
 그리고 높은 권위 아래에서 감히 이에 대항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부 이야기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는 경우를 당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자들아, 이러한 수고의 열매가 반드시 있을 것이요, 종말이 임박했으니 크고 값진 보상을 받게 되리라는 것을 생각하라. 그리하면 너희는 이러한 일을 견디면서 불평하지 않을 것이요, 오히려 인내하는 데에서 커다란 위로를 찾게 되리로다.
 
 비록 작은 뜻이라 할지라도 너희의 뜻을 서슴치 않고 버린다면, 하늘 나라에서는 항상 너희의 뜻을 성취하게 되리라.
 
 실로 하늘 나라에서 너희가 원하는 것을 모두 찾게 될 것이며, 모든 선을 가지게 될 것이요, 잃어버릴 것을 염려하지 않으리라.
 
 그곳에서는 너희의 뜻이 항상 나와 하나가 될 것이며, 세속적인 것이나 사사로운 것을 부러워하지 아니하리라.
 
 그곳에서는 아무도 너희에게 대항하지 않을 것이며, 아무도 너희에 대해 불평하지 않으리라. 또한 너희를 방해하거나 가로막는 것도 없을 것이라. 오로지 너희가 원하는 것들만이 있을 것이며, 너희의 마음이 새로워질 것이며 기쁨으로 충만하리라.
 
 그곳에서 나는, 지금 너희가 당하는 모욕대신에 영광을 줄 것이며, 희락의 기름으로 그 슬픔을 대신하며 찬송의 옷으로 그 근심을 대신하고, 낮고 비천한 자리 대신에 당당한 왕좌를 영원히 주리로다.
 
 그곳에서 너희는 순종의 열매를 맺게 될 것이고, 회개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며, 겸손한 복종에 대하여 영광스러운 면류관을 쓰게 되리라.
 
 그러므로 지금은 너희 자신을 겸손히 낮추고, 누가 말하거나 명령하든지 관심을 두지 말라.
 
 너희보다 윗사람이나 아랫사람, 또는 너희와 동등한 사람이 너희에게 무엇을 요구하거나 원하는 것을 넌지시 말한다 해도, 오로지 너희는 그것을 모두 선의로 받아들이고 이를 이루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니라.
 
 어떤 사람은 이것을 구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저것을 구하며, 이 사람은 이런 일을 기뻐하고 저 사람은 저런 일을 기뻐하나니, 그들이 더할 나위 없는 칭찬을 받을지라도 이에 신경 쓰지 말라. 단지 너희는 이런 일 또는 저런 일을 기뻐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나의 영광과 선한 기쁨을 위하는 일에서만 기쁨을 구하라.
 
 너희는 이것을 행하고자 소망해야 하며, 살든지 죽든지 너희 안에서 하나님이 존귀함을 받으시도록 해야 하느니라.

하나님의 은혜는 세속적인 것을 구하는 자에게는 오지 않는다
 
<그리스도> 제자들아, 나의 은혜는 귀한 것이니 외적인 세상의 것들이나 세속의 위로와 혼동치 말아라.

 너희가 은혜 가운데 있으려면 이것을 방해되는 세상의 것들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하느니라
 
 너희 자신만의 은밀한 곳을 찾아 혼자 있기를 즐기며, 다른 사람과의 불필요한 대화를 원하기 보다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면서, 너희의 양심을 깨끗하게 하도록 하여라.
 
 너희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하찮은 것으로 여겨야 하며, 외적인 것들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도록 하라.
 
 너희가 헛된 것들에서 기쁨을 얻으며 그와 동시에 나를 섬길 수는 없느니라.
 
 너희는 친지와 친구들을 멀리하고, 세상의 일시적인 위로에 집착하지 말아라.
 
 그리하여 축복받은 사도 베드로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세상에서 자신을 나그네나 행인같이 여겨야 한다"고 말했느니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애정과 집착을 가지지 않는 자야 말로, 삶이 다했을 때 확신에 찬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나약한 자는 세속의 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며, 육욕에 빠진 인간은 영적인 인간만이 누리는 자유를 느끼지 못하느니라.
 
 진실로 너희가 영적인 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은 물론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도 단념해야 하며,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더욱 경계해야 하느니라.
 
 만일 너희가 완전히 자기 자신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면, 이 모든 것의 속박으로부터 쉽게 벗어나게 되리로다.
 
 가장 완벽한 승리는 자신에 대한 승리이니라.
 
 왜냐하면 세속에 집착하는 마음을 이성으로써 다스리고 이성에 의해 나를 섬기는 사람은 실로 자기 자신의 정복자이며, 이 세상의 주인이기 때문이니라.
 
 만일 너희가 나의 나라에 이르기를 원한다면, 용감하게 나서서, 도끼로 뿌리까지 찍어라. 그리하여 너희 안에 숨어 있는 온갖 무절제한 성향과 사적이고 세상적인 욕심을 근절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라.
 
 무절제한 애착에서 모든 죄가 비롯되나니, 이는 철저히 극복되어야 할 것들이니라. 일단 악을 정복하게 되면, 곧이어 커다란 평화와 고요가 뒤따르니라.
 
 자기 자신을 완전히 다스리고 극복하는 자는 흔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대개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얽매여서 영혼의 높임을 받지 못하느니라.
 
 그러나 나와 함께 자유로이 거닐기를 소망하는 자는 세상의 타락한 것을 피해야 하며 무절제한 애정을 조절해야 하느니라. 결코 어떤 피조물에게도 특별한 애착을 갖지 말아야 하리로다.

인간의 본성과 하나님의 은총을 비교함
 
 <그리스도> 제자들아, 인간의 본성과 하나님의 은총이 어떻게 다른지 그 움직임을 세세히 주시하라. 이 둘은 매우 미묘하고 대조적인 방식으로 움직이나, 영적으로나 내적으로 깨달음을 얻은 자가 아니면 이를 분별할 수 없음이니라.
 
 사람은 누구나 진정 선한 것을 소망하며, 말과 행동에 있어서 선을 표방하느니라. 그리하여 선이라는 가식 아래 많은 자들이 속아 넘어 가는도다.
 
 인간의 본성은 간교하므로 많은 이들을 유혹하고, 얽어 매고, 속이며 그 자체를 목적과 목푤 삼느니라.
 
 그러나 은총은 단순함 속에 거하느니라. 은총은 악한 것이라면 모조리 거부하며 결코 사람을 현혹시키지 아니하고 전적으로 궁극적 목적이 되시는 하나님을 위하여 모든 일을 행하느니라.
 
 본성은 쉽사리 억제되지 않으며, 멸시받으려 하지 않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으므로, 끊임없는 저항을 한 후에야 정복되느니라.
 
 그러나 은총은 금욕을 좇아 감각적 쾌락에 저항하고, 제 스스로 복종하기를 좋아하며 스스로의 자유를 추구하지 아니하느니라. 은총은 규율의 지배를 받으려고 하며, 어떤 것도 다스리려 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의 섭리 안에 거하며, 하나님을 위해 기꺼이 모든 인간에게 자신을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느니라.
 
 본성은 자기 자신의 유익만을 구하고, 다른 사람에게서 어떤 유익을 얻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나, 은총은 자신에게 무엇이 유익이 되고 편리한가를 고려하지 않고, 무엇이 많은 사람들의 선을 위하는 일인지를 먼저 생각하느니라.
 
 본성은 영광과 존귀를 받는 일을 중요시하지만 은총은 모든 영광과 찬미를 하나님의 것으로 돌리고자 하느니라.
 
 본성은 수치와 멸시를 두려워하나, 은총은 비난을 받아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쁘게 참고 견디느니라.
 
 본성은 안일함과 육신의 편안함을 좋아하나, 은총은 게으르지 아니하며 즐거이 일하기를 힘쓰니라.
 
 본성은 진기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가지려고 애쓰며, 보잘것없고 초라한 것들을 싫어하나, 은총은 소박하고 비천한 것에도 기뻐하고, 괴로운 것을 마다하지 않으며, 낡고 누추한 것을 꺼리지 아니하느니라.
 
 본성은 일시적인 것들을 높이 평가하며, 현세에서 얻어지는 영화로움을 사랑하고, 손실에 슬퍼하며, 작은 모욕에 화부터 내느니라.
 
 그러나 은총은 일시적인 것들에 집착하지 않고, 영원한 것들을 바라보며, 손실로 인해 괴로워하거나 험담하는 말에도 불쾌해 하지 아니하나니,  이는 은총의 그의 보화와 환희를 결코 멸망하지 않는 영원한 하늘에 두고 있기 때문이니라.
 
 본성은 무엇이나 탐내며, 주기보다는 받기를 좋아하고, 개인적인 소용을 위하여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느니라.
 
 그러나 은총은 친절하고 관대하며, 개인적인 이익을 멀리하고, 작은 일에 만족하며,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복되다고 여기느니라.
 
 본성은 인간을 피조물에 유혹케 하여 자신의 육신과 허영을 좇아 여기저기 방황하게 하느니라.
 
 이와 반대로 은총은 하나님을 보게 하고 아름다운 덕을 행하게 하며, 피조물을 등한시하고 유혹의 소식을 피하며, 육욕을 극복하고, 그릇된 길에 빠지지 아니하며, 자기 자신을 여러 사람 앞에 내세우기를 꺼려 하느니라.
 
 본성은 외적인 위로 속에서 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기를 원하나, 은총은 오로지 하나님 안에서만 위로를 구하고 모든 가시적인 것들을 초월하여 지고한 선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느니라.
 
 본성은 모든 일을 자신의 유익과 이익에 따라 행하므로 아무런 이득이 없는 일은 행하려 하지 않느니라. 본성은 자신이 베푼 친절에 대해 더 좋은 것으로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바라거나 보답받고자 하여, 적어도 칭찬이나 호감이 돌아오기를 바라느니라. 또한 사람들이 자신이 행한 일을 존중해 주기를 갈망하느니라.
 
 반면에 은총은 일시적인 것들을 구하지 아니하고, 하나님 이외의 어떤 보답도 원하지 않으며, 영원한 것을 얻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 외에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청하지 아니하느니라.
 
 본성은 친구와 친척이 많은 것을 기뻐하고, 높은 신분과 귀한 태생을 자랑하며, 권력 있는 자들에게 미소짓고, 부유한 자들에게 아첨하고, 그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칭찬하느니라.
 
 그러나 은총은 심지어 그의 원수까지 사랑하며, 친구가 많다고 해서 결코 자만하지 아니하며, 덕을 높이는 일이 아니라면 높은 태생을 중요시하지 아니하느니라.
 
 부유한 자보다 가난한 자에게 더 호의를 보이며 권력 있는 자보다 순결한 자에게 동정을 표하며 진실한 사람을 좋아하며 거짓된 사람을 싫어하느니라.
 
 또한 선한 사람들에게 더 풍성한 축복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하고 더 많은 덕을 쌓음으로 그리스도와 같은 자가 되기를 권하느니라.
 
 본성은 궁핍과 환난을 쉽게 불평하나, 은총은 흔들림 없이 빈곤함을 잘 참고 견디느니라.
 
 본성은 모든 것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기 위해 애쓰고 분투하느니라.
 
 그러나 은총은 모든 것을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돌리고, 어떠한 선도 자신에게 돌리지 않으며, 교만하게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지도 아니하니느라. 또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거나 남보다 앞세우지도 아니하며 다만 영원한 지혜자이시며 거룩한 판단을 내리시는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지각과 이해를 맡기고자 하느니라.
 
 본성은 은밀한 일을 캐내고 싶어하고, 새로운 소식에 흥미를 느끼며,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판단으로 모든 일의 증거를 삼기 좋아하며, 세상에서 유명해지기를 갈망하고, 칭찬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안달하느니라.
 
 그러나 은총은 흥미로운 일에 관심을 갖지 아니하며, 호기심을 끄는 일에 휘말려 들기를 꺼려하나니, 이들은 인간의 타락으로부터 생겨난 것이며, 이 세상에는 새로운 것도 없고 변화하지 않는 것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은총은 우리 안에 있는 감각을 다스리며, 헛된 자기 만족과 과시욕을 피할 것과 존경과 칭찬을 받을 만한 일들도 겸손하게 감출 것을 가르치고, 모든 일과 모든 지식에서 유익한 열매를 찾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도록 하느니라.
 
 그리고 은총은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행위를 내세워 사람들 앞에서 칭찬받으려 하지 아니하며, 오직 순전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께서 찬양받으시기를 소망하느니라.
 
 은총은 본성을 초월한 빛으로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특별한 선물이니라. 이는 선택받은 자가 지니는 표시이며 영원한 구원의 서약이로다. 이 은총은 인간을 이 땅의 것에서 벗어나게 하여 하늘의 것들을 사모하게 하며, 육욕에 얽매인 인간을 영적인 사람으로 변화시키느니라.
 
 그러므로 인간의 본성을 억제하고 이길수록 하나님의 은총은 더욱 더 풍성히 주어질 것이며, 날마다 새로운 은총에 힘입어 영적인 인간은 하나님의 모습대로 더 새롭게 변화되느니라.

자기를 부인하고 그리스도를 본받음에 대하여
 
 <그리스도> 제자들아, 너희가 너희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더욱 내 안으로 들어올 수 있으리로다.
 
 외적인 것들에 대한 온갖 욕망을 없애야만 내적인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며, 자신을 완전히 버려야만 하나님과 연합될 수 있음이니라.
 
 나는 너희가 어떤 불평이나 반대도 하지 않고 내 뜻에 완전히 순종하기를 원하노라.
 
 너희는 나를 따르라.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 길이 없으면 갈 수 없고, 진리가 없으면 알 수 없으며, 생명이 없으면 살 수 없나니, 나는 너희가 따라야 할 길이고, 너희가 믿어야 할 진리이며, 너희가 소망해야 할 생명이니라.
 
 나는 결코 멸하지 않을 길이요, 절대적으로 확실한 진리요, 영원한 생명이니라.
 
 나는 가장 곧은 길이요, 가장 높은 진리요, 가장 참되고 축복받은 자존하는 생명이니라.
 
 그러므로 너희가 나의 길을 따른다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며, 너희는 영생을 얻으리라.
 
 너희가 생명에 들어가려면 나의 계명들을 지켜라.
 
 너희가 진리를 알기를 원한다면, 나를 믿으라.
 
 너희가 온전하고자 한다면,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너희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신을 부인하라.
 
 너희가 축복받은 삶을 누리고자 한다면, 너희가 딛고 있는 이 세상의 삶에 연연해하지 말아라.
 
 너희가 하늘에서 높임을 받고자 한다면, 이 세상에서 자신을 낮추어야 하리라.
 
 너희가 나와 함께 다스리고자 한다면, 나와 함께 고난의 십자가를 지도록 하라.
 
 이는 십자가를 진 나의 종들만이 축복과 진리의 빛에 이르는 길을 발견할 수 있음이니라.
 
 <제자> 오 주 예수님, 당신의 삶은 참으로 순전하고 세상의 멸시에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사오니 나에게도 은총을 내리시어 세상의 멸시를 이겨내고 당신을 본받을 수 있도록 하소서.
 
 이는 종이 그 상전보다, 제자가 그 선생보다 높지 못하기 때문이옵니다.
 
 당신의 종으로 하여금 당신의 행적을 본받게 하소서. 당신 안에 나의 구원과 진정한 거룩함이 있사오니, 당신 외에 읽고 듣는 모든 것이 충만한 기쁨이나 즐거움을 주지 못하게 하소서.
 
 <그리스도> 제자들아, 이제 너희가 이 모든 것을 읽어 알고 있나니, 너희가 그것들을 행한다면 축복받으리로다.
 
 나의 계명을 가지고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 그리고 그에게는 아버지의 나라에서 내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겠노라.
 
 <제자> 오 주 예수님, 당신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고 약속하시었으니, 이것을 이루어 주시며, 내가 이 은혜를 받기에 합당한 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이제 당신의 손에서 십자가를 받았사오니, 그것을 지고 죽음으로 까지 가게 하옵소서.
 
 진실로 선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십자가의 길이오니, 그 십자가가 우리를 천국으로 인도하리이다.
 
 이제 이 삶을 시작했으니, 다시 되돌아가거나 중도에서 포기하는 것은 합당치 아니하나이다.
 
 그러므로 형제들이여, 용기를 가지고 다 함께 주를 맞이할지니 그가 우리와 함께 하심이라.
 
 주를 위해 우리가 이 십자가를 졌으니, 십자가를 참고 견디는 것이 마땅하리로다.
 
 주는 우리를 도우시며 우리의 인도자이시며 우리보다 앞서 간 분이시라.
 
 우리의 왕이 우리보다 앞서 들어가셨으며, 그가 우리를 위하여 싸워 주시리니, 용감하게 그분을 따릅시다. 그 어떠한 것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십자가를 회피함으로써 우리의 영광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하며, 우리는 전쟁터의 용감한 전사가 되어야 하리이다.

영생을 위하여 모든 괴로움을 견디라
 
 <그리스도> 제자들아, 너희가 나를 위하여 행하는 일이 고되다 하여도 실망하지 말며, 또한 너희에게 시련이 닥친다 하여도 절대 낙담하지 말라.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건 나의 약속에서 힘과 위로를 얻으라.
 
 나는 세상이 생각하는 척도와 정도를 초월하여 너희에게 풍성하게 보답하는 자이니라.
 
 너희는 이 세상에서 오랫동안 고생하지 않을 것이며, 언제까지나 고통으로 괴로워하지도 않으리라.
 
 잠시만 기다리라. 그리하면 너희는 너희의 고통이 곧 끝나는 것을 보게 되리라.
 
 모든 고역과 괴로움이 끝나는 시간이 오리라.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모든 것들은 보잘것없고 순간적인 것들이 되리라.
 
 너희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라. 나의 포도원에서 성실히 일하라. 내가 너희에게 그에 마땅한 보답을 주리라.
 
 성경과 경건한 글들을 읽고, 묵상하라. 찬송을 부르며 회개하라. 침묵을 지켜라. 기도하며, 용감하게 십자가를 짊어지라.  너희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마땅히 이 모든 것을 해야 하느니라. 실로 그것은 힘든 싸움을 해서라도 얻을 가치가 있느니라.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는 어느 날엔가 참평화가 임하리라. 그 날은 낮도 아니요, 밤도 아니리라. 그 날에는 영원한 영광과 무궁한 광명과 영속하는 평화와 확실한 안식이 있으리로다.
 
 그날이 오면 너희는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고 말하거나 "메섹에 유하는 것이 내게 화로다!"라고 외치지도 않으리로다. 그때가 되면 너희는 사망에서 벗어나 확실한 구원을 얻을 것이며, 더 이상 근심도 없으리라. 오직 축복받은 기쁨만이 있을 것이며, 성인들과의 즐겁고 아름다운 교제로 흡족해 하리라.
 
 성인들은 이 세상에서 살 때 사람들로부터 수많은 멸시를 받았으며 그들의 삶 자체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느니라. 그러나 너희가 하늘 나라의 영원한 면류관을 쓴 성인들이 지금 얼마나 큰 영광을 누리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면 너희는 사람을 다스리려 하기보다는 지극한 겸손을 갖추고 자신을 낮추며, 그들 모두를 섬기려 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너희는 성인들은 본받아, 이 세상에서 즐겁게 살기를 소망하지 말고 하나님을 위하여 고통을 감내하며,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보잘것없는 자로 평가받는 것을 가장 큰 축복으로 생각하라.
 
 오, 만일 너희가 이 모든 것들을 감내하고 마음 속 깊이 명심한다면, 어찌 감히 한 번이라도 불평을 할 수 있겠느냐?
 
 모든  힘든 일들은 영생을 얻기 위하여 견디어야 하는 것이 아니더냐?
 
 하나님의 나라를 얻거나 잃은 문제는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니라.
 
 그러니 너희는 얼굴을 들어 나와 내 곁에 있는 거룩한 성인들을 보라. 그들은 이 세상에서는 많은 고통을 겪었으나 이제는 기뻐하고 위로받으며 평화와 안식을 누리고 있나니,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영원히 나와 함께 살리로다.


 하나님만을 소망하고 의지함
 
 <제자> 주님,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신념이 무엇이옵니까? 하늘 아래 삼라만상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안은 무엇이나이까?
 
 오 구주 나의 하나님, 그것은 바로 끝없는 자비를 베푸시는 당신이 아니겠나이까?
 
 당신이 함께 하시지 않은 그 어느 곳에서 내가 편안할 수 있사오리이까? 당신이 함께 할 때 내게 어떤 어려움이 있겠나이까?
 
 당신 없이 부유하기보다는 차라리 당신을 위해 궁핍함을 택하겠나이다.
 
 당신 없이 천국을 소유하기보다는 차라리 당신과 함께 이 땅위에서 순례자가 되겠나이다. 당신이 계신 곳은 어느 곳이나 천국이며 당신이 계시지 아니하면 그곳은 죽음이고 지옥이니이다.
 
 당신은 모든 소망이 되시므로 당신을 사모하며 당신의 이름을 불러 보며, 당신께 간절히 기도하나이다.
 
 나의 하나님, 오직 당신 외에는 내가 전적으로 의지할 대상도, 또 내게 철따라 필요한 것을 적절히 주시는 분도 없나이다.
 
 당신은 나의 의지이시며 믿음이시며 위로자이시며 모든 면에서 내게 가장 신실하신 분이시나이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을 구하나 오직 당신만은 나의 구원과 이익을 앞세우시고, 모든 것을 내게 유익이 되도록 하시나이다.
 
 비록 당신은 여러 가지 유혹과 고난에 나를 드러내 놓으시지만, 사랑하는 자들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시험하시는 당신은 이 모든 것을 나의 이익을 위해서 명하시는 것이나이다.
 
 당신이 천상의 위안으로 채워 주시기에 나는 시험에 처할 때마다 당신을 더욱 의지하고 찬미하나이다.
 
 오, 구주 나의 하나님, 당신만이 나의 완전한 희망이시오, 안전한 피난처이시기에 모든 고난과 고민을 당신께 맡기고자 하나이다. 나는 참으로 연약하고 변하기 쉬운 존재임을 아나이다.
 
 당신이 우리를 도와주시고, 힘있게 해 주시고, 위안해 주시고, 인도해 주시고, 지켜 주시지 않는다면, 많은 친구가 있어도 유익하지 않으며, 힘이 센 원조자도 도움을 줄 수 없으며, 신중한 상담자도 훌륭한 답을 제공할 수 없으며, 학자들의 책도 위안을 줄 수 없으며, 어떤 값비싼 것도 나를 구원할 수 없으며, 아무리 한적하고 사랑스러운 곳이라도 피난처가 될 수 없나이다.
 
 당신이 함께 하지 아니하면 평화롭게 보이고 지상의 천국처럼 느껴지는 모든 것들이, 다 무가치하게되나니 그것은 진실로 기쁨도 가져다 주지 못하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선한 모든 것의 궁극적 목적이 되시고, 우리 삶의 절정이 되시며,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존재이시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 안에서 희망을 갖는 것은 당신을 따르는 자들에게 최대의 위안이나이다.
 
 나의 하나님 자비의 아버지여, 이제 당신만을 바라보고 당신 안에 나의 믿음을 두나이다.
 
 당신이 주시는 하늘의 축복으로 내 영혼에 은총을 내리시고 신성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내 영혼이 당신의 신성한 거처가 되고, 당신의 영원한 영광의 터가 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당신의 위엄이 드러나는 성전에 당신의 거룩함을 거스르는 것은 아무 것도 찾아볼 수 없게 하옵소서.
 
 당신이 지니신 선의 위대함과 자비의 충만함을 따라서, 나를 살피시고, 당신에게서 멀리 쫓겨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이 땅에 있는 당신의 가련한 종의 기도를 들어 주시옵소서.
 
 가장 가련한 이 종의 영혼을 타락한 삶의 위험 속에서 지켜 주시옵소서. 그리고 당신의 은총으로 나를 이끄사 내 영혼이 평화의 길을 따라 영원한 광명이 있는 안식처에 이르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아멘.